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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Oct 10. 2020

처음엔 거미줄 집이 1개였다

동네가 좀 오래되다 보니 각종 벌레가 돌아다니는데 어느 날부터 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지냈는데 지금은 거미가 어느 한 구역을 가득 차지해 왕국을 이뤄냈다. 그런 거미를 보며 깨닫는다. 뭐든 성장 가능성이 있고, 하나씩 차곡차곡 쌓는 거란 걸.


처음엔 거미줄이 1개였다. 그리 크지도 않았고 이런 생태계(?)에 거미 하나쯤이야 별일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거미는 포기를 모르는 듯 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집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가족이 생기고 더 많은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기저기 주렁주렁 매달려 수많은 먹잇감을 거미줄로 돌돌 말아놨다. 웬만한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는다. 유독 태풍이 많던 올해도 잘 버티던 그들이었다.


몇 년 전 하루에 2시간씩 걸어 다닌 적이 있다. 당시 회사가 역으로 4 정거장 정도 되는 곳에 있었는데 그 거리를 매일 걸었다. 약 1년 가까이를 걸었으니 꽤 오랜 시간 한 샘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한 달이 지나고 3개월, 6개월이 지나니 점점 의욕이 생겼다. 날씨와 관계없이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비 오고 눈 오는 날에도 걸었다. 영하 -15도에도 걸었다. 그때 체력이 꽤 붙었다.


우리의 성장도 이와 같다. 처음에는 5분으로 시작한 걷기 운동이 어느덧 10분, 30분, 1시간으로 늘어난다. 늘어난 시간만큼 몸은 조금씩 건강해지고 건강해진 만큼 더 높은 것을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여기서 더 도전할 것인지 말 것인진 본인 선택이지만, 이전에는 그런 선택지마저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그러니 작은 거 하나라도 착실히 해나가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 지금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 활동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한 구역을 차지할 만큼 거대한 집이 생기게 된다. 그게 언젠간 인생을 송두리 바꿀만한 기회로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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