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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ug 20. 2019

'호텔 델루나'를 보고. 그리고 단상

언제나 그렇듯 사람잡아먹을 듯한 더위가 올해는 조금 덜한거 같다. 가만히 있으면 허벅지에 땀이 송글송글 맺기도 하지만 선풍기하나에 맘껏 시원해지는 여름밤을 보내고 있다. 딱히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계절에따라 감정이 변하는 내 모습에 놀라고 어색하다. 그리고 벌써 가을이 다가오려 하는지 조금씩 더 서늘해 지는거 같다. 조금씩 더 늦게 해가 뜨고 빨리 해가 진다.


본래 드라마를 잘 보지 않지만 가끔 한번씩 꽂혀서 몰아보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는 '호텔 델루나'라는 아직 한참 방영중인 드라마를 보았다. 총 16부작에서 지난 일요일에 12화가 끝났으니 이제 얼마 남지 않은듯 하다. 드라마를 보지 않는 것은 'TV보는 시간조차 아깝다' 라는 그런 건설적인 이야기보단 그냥 흔한 어른의 핑계처럼 시간이 없어서 못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끝이 있다는 사실이 아쉬워서 보지 않기도 한다. 뭐가 우선일까 생각하다가도 무슨의미가 있으랴 휘이 젓는다.


'호텔 델루나'는 인간이 죽고 저승으로 가기 전 혼들이 묶는 호텔이다. 정말 그런곳이 있는진 알 수 있을리 없지만 혹시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슬픈엔딩으로 끝날 것 같은 내용이 있다. 이전에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가 그랬고, '호텔 델루나'가 그럴거 같다.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남녀주인공이 슬픈것도 있지만, 그중 남겨진 사람에 대한 감정에 괜히, 크게 이입된다. 떠날 걸 알면서 보는 기분은 솔직히 말해 별로다. 그래도 보게된다.



서로의 헤어짐을 직감하고 있는 두사람. 

나누는 대화. 

흐르는 노래. 

모든것이 애틋했다. 

마치 그자리에 머문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며 있는 동안 엄마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아, 이거구나. 내가 불편했던 이유가.


엄마의 얼굴을 엄마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훔치듯, 몇번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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