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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ug 21. 2019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한동안 브랜딩에 대해 터부시 한 내가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이전까지는 공급이 수요보다 넘치니 브랜딩을 하는 것이라고 매우 좁은 시각으로 바라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브랜딩에 대해 알아가고 브랜드와 고객 간의 관계를 알아가게 되면서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결정적인 것은 개인 브랜딩과 접목되었을 때다. 연예인, 유튜브 스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소위 말하는 이름값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리고 이직할 때 특별한 자기 어필로 더 좋은 곳에 이직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있는 게 무엇일까 라고 고민한 끝에 도달한 것이 브랜딩이 이었다. 누군가 본다면 인간을 상품화한 것의 비극이라 표현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린 자본주의에 살고 있고, 나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가 그렇게 하찮게 취급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나 생각이 들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브랜딩을 하는 게 좋은 건 알겠는데, 그럼 브랜딩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 브랜딩의 시작은 일상에서부터


브랜딩을 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다. SNS나 온라인 활동을 통해 나를 꾸준히 노출시키는 것 또한 브랜딩의 일환이다. 그런데 이런 꾸준함을 가지려면 한 가지 염두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타인과 구분되는 차별점을 갖는 것이다.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의 저자는 브랜드의 시작을 일상에서의 관찰로부터 온다고 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우연, 낯선 경험들을 가치 있는 것으로 탈바꿈으로써 의미와 차이를 두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왜 일상일까? 그것은 내가 살면서 겪는 모든 행동과 선택들이 브랜딩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크게 보면 대부분 비슷하게 살아간다. 대다수의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고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하고 저녁에는 여가시간을 보내는데 할애한다. 이렇게만 보면 인간의 삶이 참 단순하게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르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누군가는 아침 6시에 일어나는 반면 7시에 일어나는 사람도 있고, 출퇴근에 영화를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책이나 인터넷 강의를 보는 사람도 있다. 모두가 똑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니 미묘하게 다르게 움직인다. 이 작은 것들이 모여 삶에 방향을 갸늠하게 되고 태도를 투영하게 된다. 


삶의 태도는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든다. 조금씩 다르게 행동하는 것, 그리고 그 변화가 의미 있는 것으로 탈바꿈되면 비로소 브랜딩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타고난 브랜드 메이커다. 내가 살고 경험한 것은 타인이 온전히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타인과 같은 길을 가려고 노력한다. 튀는 게 싫어설지, 아니면 낯선 게 싫어설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타인과 똑같은 방향으로 가려하면 할수록 개인이 가진 색채를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낯선 곳에 자신을 던짐으로써 나를 새롭게 발견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상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여행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여행이 제공하는 낯선 풍경의 체험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다양한 감정들과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에서 발견하게 되는 낯선 마주침은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확장시켜주는 지혜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약 여행이 낯선 풍경을 체험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 우리는 그것을 여행이 아닌 관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여행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

-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여행도 일상처럼 다녀올 수 있다. 가서 아무것도 느끼고 경험하지 못하면 여행 역시 지루해 보이는 일상과 다를 게 없다. 반대로 일상을 다채롭게 꾸며야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일상은 여행 못지않게 새로운 것들로 가득하게 된다. 가령 매일 지나는 길가의 화분에 핀 꽃을 보고 어떤 추억이나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 철학과 질문의 가치


잘 나가는 기업들을 보면 저마다 철학이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기업이 말한 철학에 반해 유입되기도 한다.


로스팅한 지 2주 이내의 원두를 한 번에 적은 양으로 나눠 볶아,
소비자에게 항상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대접한다


최근 한국에 매장을 오픈한 블루보틀의 철학이다. 언뜻 보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몇몇 소비자는 이런 반응에 환호한다. 그들이 단순히 '항상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대접한다'라는 철학을 가졌다면 고객들에게 지금과 같은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건 당연한 거 아냐?'라는 생각으로 외면당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좋은 제품을 제공한다는 목적에 행동(로스팅한 지 2주 이내의 원두를 한 번에 적은 양으로 나눠 볶은)을 더하여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한다.


브랜드 철학이라고 하면 굉장히 거창해 보입니다.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표현하면 '생각'입니다. 하지만 모든 생각을 철학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철학은 아무나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철학적인 생각을 아무나 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호기심의 영역에 있기 때문입니다. -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블루보틀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였고 거기에 부응하는 철학으로 무장했다. 그렇다면, 개개인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진 인물은 그가 가진 고유한 철학이 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겠지만 적어도 그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만족시킬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철학을 어떻게 드러내게 된 걸까?


질문이 질문으로 그치면 그야말로 공상이나 망상에 그치게 됩니다. 질문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끌어내고, 그 대답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쳐서 결국 그 영향이 가치를 창출해낼 때 쓸모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 자체는 공상일 수 있지만, 질문으로부터 시작되는 가치는 현실을 바꾸기도 합니다. 쓸모없는 질문에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가치가 탄생하는 것이죠. -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질문을 하고 가치를 끌어내는 것. 질문을 질문으로서만 그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 나는 어떤 질문들을 하고, 어떤 가치들을 끌어내고 있을까?




개인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나를 매력적인 사람으로 드러내기 위한 행위다. 매력을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것으로 단순화할게 아닌 내면, 행동, 습관, 태도 등 보이지 않는 것을 모두 아우른다. 때문에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의 가치를 올리는 것뿐 아니라 나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라 말할 수 있겠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오늘은 금요일입니까? 아니면 일요일입니까? 월, 화, 수, 목을 금요일로 살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참고: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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