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유행하듯 번진 창의적 인재에 대한 이야기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인공지능이라든가 로봇, 자율주행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게 되는 게 개발되면서 이제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요즘은 1인 미디어도 성행하고 있는 탓에 창의성은 더욱 부각되는 듯 보인다. 이쯤 되면 나도 창의적인 사람일까 궁금할 때가 있다. 나는 창의적인 사람일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지난 과거를 보면 그런 거 같지만은 않은 듯하다. 그럼 이 사실을 수긍하고 받아들여 살아가야 하는 걸까?
# 천재와 평범한 사람 간에 창의성 차이가 얼마나 있을까
뛰어난 천재들이 있다. 세기의 천재도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TV나 인터넷 방송을 켜면 보인다. 그들은 정말 '타고난' 천재일까? 아니면 노력형일까? 또한 종종 들려오는 '노력도 타고나는 것이다'라는 말은 사실인 걸까? 이 모든 것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잠재된 창의성을 측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지도 측정 기준이 되었다. 학자들은 IQ와 아이디어의 양 사이에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관계는 평균 IQ 100에 못 미치는, IQ 86 이하에서만 성립했다. 참가자의 IQ가 86을 넘어가면 이러한 관계가 통하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평균 이하이긴 하지만 IQ 90인 사람도 천재라 할 수 있는 IQ 150인 사람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창의적인 것은 의외로 타고난 두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IQ를 검사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리 나오기도 하기에 어쩌면 타고난 천재라는 건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슈가 되는 타고나는 노력은 어떤 유전적 발견 같은 건 아직 찾아내지 못한 듯하다.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것을 탓으로 '나는 창의성이 없다'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그러기엔 인생이 너무 팍팍하진 않을까.
아이디어의 양만으로 창의성을 측정할 수 없다면 '질' 부분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흥미롭게도 질적인 면과 IQ와의 상호관계를 찾아냈을 때 이번엔 104에서 상호관계가 멈췄다. 즉 104만 넘으면 누구나 천재의 IQ영역에 속한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떠올릴 잠재력을 가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당신도 나도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 창의력은 정말 돈이 될까?
사업을 하는데 아이디어는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할까? 주변에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 몇 있는데, 저마다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이 조금씩 달랐다.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본이나 사람을 중요하게 하는 사람도 있고, 상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안정궤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이나 혹은 여러 차례 망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아이디어가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들은 왜 아이디어에 낮은 순위를 준 걸까?
사람은 새로운 것, 참신한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여행을 꼽을 수 있다. 낯선 곳에서 느낄 수 있는 풍경, 사람들과의 대화, 들리는 소리 등은 이전에 없던 경험을 갖게 해 많은 이들이 좋아한다. 그런데 만약 여행지에서 돈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을 때도 여행이 즐거울 수 있을까? 오히려 낯선 곳에서 공포심이 나를 엄습해오지는 않을까. 즉 여행이 우리에게 즐거운 이유는 따뜻한 침대와 쉴 수 있는 숙박이 있다는 점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지불할 돈이 있을 때 가능하다. 즉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었을 때 새롭고 참신한 것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사업은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의 물건을 판매함으로써, 소비자가 그것을 구매하고 소비함으로써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 때문에 소비자에게 낯선 것을 내밀어 써보라고 말하는 것보다 비슷하지만 색다른 무언가를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초보자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주로 참신한 것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패하는 것이다.
인간은 색다른 것에 자극을 받으면서 또한 낯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관심과 걱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중
# 익숙하고 편안한 것에 색다름을 찾다
지금은 너무 거대해진 기업인 페이스북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비슷한 기능의 앱이 있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살아남았고, 또 다른 앱은 사라졌다. 그 이후에도 페이스북과 같은 앱은 꾸준히 나왔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무엇이 다른 걸까?
페이스북은 유저들에게 온라인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를 편안하게 느끼도록 해주면서 한두 가지 기능들을 조금씩 추가해갔다. 첨단기술 저널리스트이자 <페이스북 이펙트>의 저자인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초기의 페이스북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프로필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는 공간 말고는 사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팅은 언젠가 BBC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페이스북이 놀라울 정도로 스마트했던 점은 친구 맺기와 찜하기로 사람들을 낚은 다음, 유저들의 심리를 파악해가면서 천천히 기능을 추가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이 이를 점점 더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페이스북은 새로운 기술을 대거 푸는 대신 하나씩 추가했다. 그래서 유저들이 충분히 기능에 익숙해질 때쯤 새로운 기술을 하나씩 내놓은 샘이다. 페이스북은 친숙함과 색다름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색달라 사람들이 거부감을 일으키거나 너무 친숙해 아무런 흥미를 자아내지 못하는 방식을 피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갔다.
# 크리에이티브 커브, 당신의 아이디어는 어디에 있나요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원하면서 색다른 것을 찾는다. 이런 모순되는 충동에서 생기는 긴장이 선호도와 친숙성의 관계에서 종형 곡선을 만들어낸다. 어떤 상품을 좋아하게 될 때 대상에 점점 호기심을 가다가 어느 곡선을 넘으면 점점 시들해지는 것처럼 크리에이티브 커브는 그것을 나타내는 종형 곡선이다.
저자는 진부점에 이르기 전 스위트 스폿을 오랫동안 지속하라고 말한다. 즉 친숙성과 유사성 사이의 최적의 긴장점을 유지하는, 너무 과도하게 밀어붙이거나 너무 오래 끌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스위트 스폿 기간을 오랫동안 가지라는 것이다. 이전에 소개한 페이스북은 기능을 천천히 늘림으로써 스위트 스폿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을 열어보면 눈길이 가는 이미지가 너무 많다. TV를 켜면 흥미로운 소재의 드라마나 예능이 여러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고 흥미를 유발한다. 여행이 설레는 이유는 경험해보지 못한 설렘과 두근거림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여행을 다니는 사람에게 여행이 늘 좋은 것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 말한 것처럼 취미가 일이 되면 재미가 없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 참신한 것이 익숙한 것으로 바뀌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창의적인 것이 반드시 돈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창의성이 필요하다면 학습하면 된다. 노력 역시 타고난 것이라 치부하기에는 밝혀진 것도 없고, 그리고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드라마나 TV, 즐거운 것을 하기 위해 밤을 새웠던 경험이 그것이다. 때문에 창의적이란 말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다. 필요하면 얻어내면 되기 때문이다. 나도 당신도 할 수 있다.
참고: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