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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Sep 23. 2019

리테일과 기술

리테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딱 짚을 순 없겠지만 아마 소비와 경제 관련 책을 보면서 그랬던 거 같다. 그래서 다양한 장소도 가보고 핫플레이스를 방문하곤 했다. 대부분 예쁘게 꾸며진 것, 콘셉트, 손님을 대하는 태도 등 다양한 면이 있었지만 그래서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없었던 듯하다. 그나마 코엑스몰에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이 오프라인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고, 연관성에 대한 분석도 해보았지만 뭔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 아쉬운 점을 <리테일의 미래>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앞으로의 미래는 상당 부분 기술에 의해 크게 바뀔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리테일의 선두주자인 미국과 중국이 첨단기술로 중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 GO를 시작으로 무인화가 점점 확장되어가고 있고, 중국은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신유통'이란 개념으로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쇼핑에 큰 획을 긋고 있다. 이는 더 이상 공상과학의 모습이 아닌 다가오는 미래, 반드시 오는 미래가 되어가고 있다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이동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이후로 온라인 시장, 그중 모바일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올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총 9조 5000억 원으로써 이중에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6조 1817억 원이다. 전년 동월(2018년 2월) 대비 26% 상승하였고 이 추세는 날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음식서비스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2018.02 대비) 2930억 원 증가, 2019년 2월 기준 6179억 원(모바일 5,711억 원)이 거래되고 있다.


매년 결제금액은 늘어나는데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임대를 붙은 곳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강남 한 복판에 한 달 넘게 임대가 걸린 경우도 보인다. 이전에는 대기업이 강남에 쇼케이스를 열어 적자가 나더라도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자 운영했던 것이 이제는 하나둘 철수하고 있다.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 빈터가 되어버린 상가도 많이 보인다. 오프라인이 강세를 보일 때에는 목이 좋은 곳에 가게만 세워도 그럭저럭 되던 것들이 더 이상 예전만 하지 못하다. 동네상권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겠지만, 오프라인에서 사고파는 것이 줄어든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기에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반면에 배달의 민족의 경우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뚜렷한 온도차가 현재 리테일 시장에 벌어지고 있는 것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모바일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주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것이 오프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만 된다면 사람들은 구태여 귀찮음을 무릅쓰고 소비하러 가지 않는다. 설령 소비하러 간다 하더라도 보다 편리한 것, 보다 가치 있는 것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현재 오프라인 시장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 듯 보인다. 완전한 초저가로 승부하거나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화로 가거나. 스타벅스의 경우를 살펴보면 최근 생기는 매장의 대부분 리저브(고급화) 매장이다. 그들이 이전과 같은 매장을 고집하지 않는 이유가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 소비주체의 변화


이전에는 소비주체를 40-50대로 주로 삼았다. 가장 돈을 많이 벌 연령대 기도 하고 또는 젊을 때 열심히 일한 세대가 은퇴를 앞두면서 보다 좋은 것을 소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80세, 90세, 100세 시대를 논하게 되었다. 젊을 때 모은 돈을 40-50대에 낭비하기에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게 되었다. 거기다 고용 불안정까지 오면서 소비는 더욱 위축되게 되었다. 


반면 새로운 경제소비 주체자로 20-30대가 손꼽히고 있다. 20대에는 취업을 못하는 이들이 많아 30-40대가 주 소비층을 이루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20대를 놓지 못하는 것이 실정이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미리 살펴보고 주문하는데 익숙한 세대들이다. 그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로움보다 인터넷을 열어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둘러보는 것이 더 친숙하다. 불편함을 왜 감수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더 편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대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집단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 역시 나이가 들어가면서 강력한 경제 주체자들이 된다. 결국 이들의 소비패턴은 앞으로 올 미래의 소비패턴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즉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소비를 하고, 어떤 소비를 선호하는지 연구하는 기업이 앞으로 살아남거나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왜 이제야 무인화, 챗봇이 뜨고 있을까?


로봇의 등장은 최근 일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 문제로 인해 진즉에 로봇산업이 발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대에 로봇이 부각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소비자의 감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전 소비주체인 40-50대는 식당에 가면 사람이 다가와 주문을 받는 게 익숙한 세대였다. 로봇이 오거나 태블릿으로 무인 주문을 하게 하면 '이 가게는 서비스가 별로구먼'하며 거부감을 나타낸다. 때문에 당시 소비의 주체인 40-50대의 감성에 맞추기 위해, 그리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게 낫다는 명목 하여 사람을 홀에 세웠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20-30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사람을 대면하는 게 불편한 세대이다. 은행이 줄어들고 챗봇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이유도 이러한 시대 감성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전화를 하는 것보다 채팅을 하는 게 편한 시대가 지금, 그리고 앞으로 경제주체가 될 젊은이들의 감성이다. 게다가 인건비도 올라가고 있다. 무인화로 변해가는 사회를 어색하긴 해도 납득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샘이다.



- 앞으로의 리테일은 자아실현, 창조, 사랑 등 인간의 최상위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다.


리테일은 소비자가 구매 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는 사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그리 중요한 사항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싸고 튼튼하고 오래가는 제품이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 부분을 자각하고 일찍 브랜딩에 힘쓰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애플이 그렇다. 아이폰은 하드웨어 스펙은 삼성의 갤럭시보다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선택한다. 애플은 광고할 때 제품 품질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리테일은 더 똑똑해져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소비자는 어설픈 제품에 소비를 하는 멍청이가 아니다. 그들은 SNS나 상품 리뷰를 통해 제품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소비한다. 이런 소비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더욱 똑똑한 전략을 들고 와야 한다. 지금 유행처럼 번지는 빅데이터, 머신러닝은 이런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하고자 하는 강력할 도구로 역할시키기 위해 발전되고 있다. 즉 기술은 의사 결정하기에 더 좋은 정보들을 제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고, 이것이 활용 여부에 따라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다.




현재 리테일의 변화는 필연적을 기술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현상을 '시장은 더 이상 발전이 아닌 혁신을 원한다'라고 보고 있다. 기존에 유행하던 서비스는 서서히 사라질 것이고, 새로운 방식들이 사람들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간혹 복고풍, 불편한 옛 시절의 서비스로 돌아가 흥행몰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오래가지 못하고 사라졌다. 결국 옛 감성만으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술이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전달한다. 스마트폰이 있던 시대와 없던 시대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는 것과 같다. 리테일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오히려 기술을 더욱 적극 활용하여 더 나은 의사 판단을 하게끔 돕게 만드는 것이 결국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

책 - <리테일의 미래>

보도자료(통계청) - 2019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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