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입원도 하고 수술도 합니다.

부모님도 없고 남편, 자식도 없는 1인가구의 입원, 수술 Vlog

by Lena Cho

오늘 입원을 위해 아침 8:30분에 코로나

PCR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와야지만

입원이 가능하다고 했고 결과는 1시쯤 나오면

1~4시 사이에 입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출근할 때만큼 일찍 일어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입원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흉부 엑스레이를 찍고 나오는데 연세가

조금 있어 보이는 남자분이 '수술 때문에

촬영하신 거죠? 수술 잘 받으세요'라고 말을

해주셨다, 아 일을 하면서 나도 이렇게 진심을

담아 일을 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고객감동

이었다, 아무튼 침울한 기분이 이 한마디로

많이 풀려 다시 집으로 와 눈을 붙이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다시 한번 입원 짐 목록을 확인

하고, 집 청소를 했다.


오래 입원할 건 아니었지만 전시마취 수술에다

사람의 앞날은 한치앞날을 알 수 없으니

분리수거와 청소를 하고 샤워까지 하니

병원에서 언제 올 거냐고 전화가

왔다, 난 5시 반정도에 도착한다고 하니

저녁식사는 제공이 안된다고 하여 편의점에

들러 과일주스 하나와 두유 하나, 보리차물을

하나 사서 혼자서 내 기준에선 꽤 무거운

가방을 메고 넓은 병원 홀을 지나 거의 퇴근하고

혼자 남은 원무과 직원과 입원수속을 밟았다.


마음이 꽤나 무거웠고 더 무거운 건 그동안

외래를 다니면서 의사가 한 번도 수술 예후에

대해 좋게 얘기한 적이 없어 마음이 더 가라앉기

시작했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넓은 대학병원에 입원실

엘리베이터가 어딘지를 물어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기 전에 잠시 마음을 잠재우려 환자도

직원들도 거의 없는 로비에 혼자 잠시 앉았다가

병실에 올라가 원무과에서 입원수속을 하며

받은 종이 한 뭉텅이를 간호사에게 내밀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나를 바로 병실로

안내해 줬고 옷을 갈아입고 있으면 다시 자신이

와서 입원동의서를 작성하겠다고 했다.


내가 입원한 병실은 4인실의 간호간병

통합병동이라고 해서 간병인 1명이 한

30명을 돌본다고 했다.


아무튼 내가 환복을 하고 있으니 다른 환자들의

저녁식사가 나왔고 그 뒤로 간호사가 들어와서

원론적인 얘기들로 여러 장의 서명과 사인을

받아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일 수술이라 7시 반부터

물을 포함해서 금식을 해야 하니 챙겨 온 게

있으면 먹으라고 했다.


어쨌든 나는 음료수를 한 병 마시고 물도

서 너 모금 마시뒤 화장실도 한 번 다녀오니

수술을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수술 한 두 번 해본 사람이 아닌 나는 항생제

반응주사가 아픈 걸 알고 있었는데 간호사는

그걸 한 뒤 제모도 하고, 그 뒤로 의사가 와서

수술용 큰 바늘의 수액도 한 대 꼽고 가고,

밤 10시가 넘자 어린 남자 인턴이 와서

또 수술 동의서에 내 사인을 받아갔다.


나는 어차피 다 동의를 해야 하는 슈퍼을의

입장이라 대충 내용을 듣고 서명을 하는데,

기억에 남는 건 전신마취의경우 목에 삽관을

하는데 이 경우 이가 흔들릴 수 있는데 그런

경우 내 돈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아주

디테일한 내용까지 동의를 받아가는 게 약간

월척이 없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인펜으로 내 수술 부위에 체크를 해준 뒤,

내가 수술 시간을 묻자 낼 오전 11신데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하며 시종일관 표정변화

없이 내용을 읽어준 뒤 나갔다.


다음날 아침 다른 환자들의 식사가 나오자

환자들의 아삭아삭 오이를 씹는 거 같은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다 같은 반찬인지

사람마다 오이를 씹는 소리가 다 달랐다,

마치 ASMR 오디오를 켜 논 거 같았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수액 폴대를 밀며 먹은

것도 없는데 연신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며

불안한 마음을 잠재웠다.

동치미와 죽 한 숟가락을 억지로 먹었다.

그렇게 10시가 조금 넘으니 내 병실이

간호사실과 가까이 있어 밖에서 내 이름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아니나 다를까 건장한 남자분이 침대

카트를 끌고 들어와 내 침상옆에 자리를 잡고

나보고 올라가 누우라고 했다, 나는 찹찹한

마음으로 혼자 올라가 누우니 뒤따라 들어온

간호사의 '수술 잘 받고 오세요'란 말에 왈칵

눈물이 터졌고 눈물은 수술실로 이동해서도

멈추지 않았다. 마음이 약해지니 의레것 하는

얘기에도 눈물이 터졌다.


수술실에서 내 이름과 간단히 수술 부위를

재확인한 뒤 수술 침대로 올라가 앉자 울어서

막힌 코가 너무 답답해 코를 풀고 싶다고 하니

어느 의사가 나에게 거즈 뭉텅이를 주었다.

그러고 나서 눕자 서너 명 중 한 명은 내 머리를

고정하고 양옆에 젊은 의사 두 명은 내

양쪽 팔을 묶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는 울어 눈물이 타고 흘러간 내 왼쪽눈 끝이

가려웠고 내가 가렵다고 하자 어느 의사가

그 부위를 한 번 만져준 뒤 마취과 의사가

'이제 잠 자실게요'라고 하자 35ml 투여라고

한 뒤 100인가? 꽤 높은 숫자에 약이

들어간다는 말까지 들은 뒤 내가 의식을

찾았을 땐 수술이 끝나고 마치 내 수술부위에

매스(수술용 칼)를 한 30개는 꼽아둔 거 같은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고 나는 남들 다한다는

무통주사도 신청하지 않은 터라 날 것 그대로의

생살을 찢는 고통을 그대로 느끼고 있었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참 나는 가끔 무모하고,

용감(?)하다.


그리고 수술하고 나오면 잠시 머무는 회복실이

있는데 거기가 엄청 춥다.

내가 춥다고 하자 나를 수술실로 신나게 끌고

갔던 젊은 아니 어린 남자 인턴이 따뜻하게

대운 시트를 덥어주고 내가 토가 나올 거 같다고

앉고 싶다고 하자 나의 침대 시트도 내가 아프지

않을 만큼 각도 조절을 해가며 세워주었다.


그리고 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너무

아프다고 하니 여기 진통제는 너무 센 거밖에

없으니 병실에 올라가서 맞으라고 하며 나를

병실로 올려 보냈고, 병실에 오자 간호사는

마약성분이 4개가 믹스덴 진통제를 달아

주었다, 거기다 항생제까지 꼽아주니 회복실에서

내 수술 부위에 매스가 30개가 꼽혀 있었다면

10개로 주는 정도로 고통이 확 다운되었다.


그러고 커튼이 쳐진 침상에 혼자 누워있으니

다시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한쪽 눈에서

눈물이 세 줄기로 흐를 수 있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고 그 폭포수 같은 눈물이 진정될 때쯤

담당 주치의가 들어와서 나를 보고 '울었냐며

아프면 엉덩이 주사로 진통제 여러 개를 더

줄 수 있으니 말하라고' 수술부의가 넓어

아플 거라고 했다.


그리고 '수술경과는 더 지켜봐야 하고 예상한

것보다 수술시보니 상태가 안 좋았고 계속

외래에서 추가적인 치료계획이 필요할 거

같다'라고 의례 것 의사들이 하는 '수술은 아주

잘 됐다'는 얘기는 없었다.

그렇게 주치의 나간 뒤 바로 간호사가

들어와서는 내 엉덩이에 진통제를 또 놔주었다,

의사는 내가 아파서 운 걸로 생각을 했겠고,

아프기도 했으니 감사하기도 했다.


그러고 얼마 안 있으니 내속은 메슥거리다

폭포수처럼 구토를 하기 시작하자 잠잠했던

고통들이 다시 날뛰기 시작했다, 한 번

구역질이 날 때마다 배가 끊어지는 거처럼

아파서 결국 새벽 한 시쯤 마약성진통제

수액을 안 맞기로 했다, 하지만 또 여러 항생제가

들어가자 구토증상이 멈추지 않았고 그러자

간호사는 큰 주사기에 구토증세를 억제하는

약을 한가득 담아와 수액줄에 넣어 주었다.


나는 이렇게 금식이 해제가 되어도 죽조차 먹을

수가 없는 긴 금식시간을 보내야 했다.


여러 명을 돌보는 우리나라 간호간병 시스템

덕분인지 간병인 분들은 내가 매번 밥상을

거의 손도 안 된 채 내보내도 그냥 걷어갈 뿐이지

더 먹으란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


어릴 땐 병원에서 이걸로 엄마와 실랑이도

참 많이 했는데 그때가 좋았다.


내 침상 맞은편에 50세 여성 환자분이 통화

하는 내용이 부러웠다, 퇴원을 하고 나서 엄마

집으로 오라는 거 같았고 따님은 엄마네

집에선 편히 잘 수 없으니 본인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한 참 실랑이의 끝은 '엄마가

퇴원만이라도 시켜주는 걸'로 결론이 났다.


아픈데도 그 통화 내용이 참 부럽고 따뜻하게

들렸다, 나는 퇴원도 혼자서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 환자분과는 따로 말을 한 적도 없지만 그분이

퇴원할 때 우연찮게 눈이 마주쳐서 내가

눈인사를 하니 내 자리로 와서 자신이 쓰려고

가져온 거라며 나에게 알로에 팩 2개를 주고 갔다.

이런 거 보면 인복이 아주 없는 거 같진 않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외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입원할 때

보호자를 입원서약서에 쓰는 칸이 있고

꼭 물어본다.

'사실 나는 나를 보호해 줄 사람이 딱히 없어요'

라고하고 싶었는데, 그럼 병원에서 싫어할 거

같아 그렇겐 못하고 구색을 맞춰 얘기를 하고

서약서에 쓰곤 했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무연고지

사람들이 입원해서 잘못되면 나라에서

하루 만에 화장을 시켜주는 그런 장면이 떠

올랐다. 상주 없음으로 표기된 이름표에

덩그러니 놓여진 마지막 떠나는 자의 모습은

아무 상관없는 내가 브라운관으로 보는 건데도

마음이 아려 왔었다.


사실 죽은 다음에 분향소를 휘황 찬란하게

꾸며논다 한 들 큰 의미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그냥 남은 인생 열심히 살다가는 걸로

그 걸로 상주가 있든 없든 분향소에 화환이

몇 개가 들어오던 상관없이 떠날 땐 내

인생에 후회 없이 그냥 조용히 떠나도 좋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내 자산이 많이 남아서 사회에 환원이

되어 좋은 일에 쓰이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뭐 굳이 이 시점에 이런 생각까진 오버란

생각이 들었지만 몸이 아프니 마음도 많이

약해지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떠 올랐다.


아무튼 나는 수액으로 맞는 항생제에서 먹는

걸로 바꾼 뒤 몇 번 구토를 한 뒤, 속은 미식

거리지만 토만 안 해도 살 거 같았는데 병실이

건조하다 보니 코감기가 오는듯하여 말을 하니

약을 주어 먹으니 금방 사그라드는 거 같았다.


몸이 아픈 데다 음식까지 먹지 못하니

몸이 무슨 신생아줄 착각을 하는 거 같아

낼부터는 억지로라도 음식을 구겨 넣기라도

해야 할까 보다.


지금은 퇴원을 했고, 입원기간 동안 연신

한파 문자가 오더니 텅 비어있던 우리 집도

한파를 정통으로 맞았는지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한기가 느껴지며 다시 눈물이 터졌고,

잠시 차에 뭘 좀 꺼내러 갔다가 같은 건물에

사는 인자한 아저씨를 만났는데 내가 인사를

하자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덕담을 해주면서

몇 분간 얘기를 나누며 아저씨가 설날에 고향

다녀왔냐고 물었고 내가 그렇다고 얼버무려

대답하자 아저씬 고향이 영광이라고 이번주

토요일 아버지 기일에 맞춰서 가신다고 했다.


그렇게 아저씨와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이 좀 풀렸고 집안의 보일러를

최대치로 올린 뒤 그전날도 기력이 없어 잠을

거의 한숨도 못 자서 자려하니 다시 또 잠이

오지 않는다.


참담도하고 지난한 입원생활이었지만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다, 수술 대기실에서 내게

위로를 건네주던 의사, 화장지가 더 필요

하냐며 한 뭉치를 주고 간 미화원 아주머니,

나보다 훨씬 어린 거 같은 간호사는 늘

나에게 운동하라며 간병인을 불러 하이워커를

갖다 주게 해 줬고, 수술 후 회복실에서 만난

젊은 의사, 얘기 한 번 한적 없는 환자분의

팩선물, 그리고 영상촬영실 기사님, 마지막으로

퇴원 후 내 울적한 기분을 풀어준 같은 건물

아저씨 다 잠깐 스치는 인연들이었지만

있는 동안 큰 힘이 된 거 같다.


그리고 명절에 병문안까지 와서 봉투까지

주고 간 지금은 다른 팀이지만 같은

팀이었던 과장님, 회사에서 유일하게

사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이다.


오늘로 내 인생에서 입원은 이번 수술로 끝나길

그래서 나의 열정페이가 더 이상 병원에 쓰이는

일이 없기를 바라본다.


이번 설보너스와 월급은 병원비로

몰빵 해야 할 거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돈이

효자다'라고 하나보다... 아프면 병원비도

걱정이다.


**그리고 이번일로 알게 된 건데 해외 감염위험

지역을 다녀오면 병원에도 그 기록이 뜨나 보다,

그래서 입원 수속을 할 때도 '해외 다녀오셨죠?'

그래서 '그런 게 뜨냐고 물었더니' '원숭이 두창

감염지역 다녀온 기록이 뜬다'라고 했다.


내가 작년 연말에 다녀온 미국이 원숭이 두창

위험지역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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