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무게가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by Lena Cho

나 같은 월급쟁이에다, 혼자 사는 사람은

물가에 큰 변동은 이제껏 크게 느끼고 있진

않았는데 올해 보일러 값만큼은 크게 피부로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혼자 산지 오래됐지만 보일러 값을 한 겨울에도

한 번도 8만 원을 넘겨 본 적이 없다.

집도 크지 않은 데다 낮에는 집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거의 보일러가 외출로 되어

있고 나는 집을 막 따뜻하게 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껏 한 겨울에도 많이 나오면

6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였는데, 8만 원이

넘는 걸 보고 다소 놀라긴 했다.

올 1월에 몸이 좀 안 좋아서 예년에 비해

보일러를 많이 켜긴 했지만, 그래도 거의

9만 원 돈이 나온 걸 보고 바로 보일러의

온도계 다운 버튼을 여러 번 눌렀다,

올렸다를 반복했던 거 같다.


거기다 요즘 내가 몇 번 테라스에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그 모종값이 매년 사던

예년에 비해 비싸기도 했다, 체감적으로

모종 한 개당 2~300원은 오른 거 같다.;;

손가락으로 살짝만 눌러도 꺾일 거 같은

내 손가락 두 마디 정도되는 상추 모종

한 개가 500원이다. 고추 모종은 한 개가

1500원이다...

모종은 비싸지만 잘 자라고 있는 걸 보니 뿌듯하다.

그 외 식비는 혼자서 막 외식을 한다거나,

비싼 걸 사다 먹지 않으니 아직은 큰 변동은

못 느끼는데 가끔은 회사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먹는 경우 식당 가격표가 여러 번

수정되어 있는 걸 보면 뉴스로만 보던

고물가 인플레이션 기사가 '과장은

아닌가 보다란 생각이 든다'.


어느 날은 한 달에 고정적으로 드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을 해보았다,

식비나 용돈 등 다 빼고 한 달에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거의 200만 원이다.


집대출 원금과 이자에 자동차 대출,

각종 보험료, 집관리비와 여러 세금,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당연히 대출금이다.


인생의 목적이 뭔가 대출을 갚기 위해

사는 삶인가 싶기도 하다...

대출과 함께 하는 삶... 아니러니 하게도

때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집을 살 때 매달 나가는 비용이 부담이

돼서 대출기간을 30년으로 했고, 30년간은

열심히 쉬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생각? 압박?

이 든다...

결론은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기준으론 연금을 받아서 대출금을

몇 년간은 갚아야 할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대출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가장의

무게감이 오롯이 내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아있음을 느낀다.


그런데 혼자 살아도 이 정도면 3 식구,

4 식구인 가정에선 얼마를 벌어야 가정이

유지가 되는지 거기다 자녀들의 학원비에다 대학

등록금까지 생각을 하면 자식이 없는 나까지도

머리가 아득해질 정도인데, 그 부모의 어깨는

얼마나 더 무거울까 싶기도 하다...


작년 10월에 단독주택으로 이사 간 자녀가

두 명이 있는 친구한테 한 달 고정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물어보니 한 달에 대출 비용

포함해서 식비를 빼고 거의 500만 원이

든다고 하고, 얼마 전에 자녀 두 명을 대학까지

졸업시킨 막내 언니의 한 달 고정 비용이

거의 400만 원이었다고 하니 요즘은

외벌이로는 먹고살기 팍팍하겠다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앞에 말한 언니와 친구도 다 맞벌이로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도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임금피크가 지나도 어린 후배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출근을 하는

이유가 여기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출산 휴가를 나갔던 직원들이 거의 다 복직하는

이유도 여기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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