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 걷고, 몰아 쉬기

by Lena Cho

1-2년 전부터 무릎이 아파서 산책이나,

등산은 최대한 자제를 하고 있다.

어차피 집에 있는 걸 좋아하기도 하니

그 핑계로 쉬는 날은 밖에 한 번 안 나가고,

집에서 하루종일 있는 날이 많다.


그런데 주말에 전원주택으로 이사 간 친구의

집을 갔다가 오전엔 친구가 기르는 개와 함께

친구 집 앞동산을 한 바퀴 돌고, 오후엔

점심을 먹고 아산 외암 마을에 다녀왔다.


이렇게 하루 두 번 산책을 하니 어느새

내 휴대폰 걸음수는 만보가 넘어

있었다. 거의 1년에 몇 번 있지 않은 아주

드문 일이고, 더욱이 무릎이 아프고 나서는

만보는커녕 5 천보 넘기는 것도 회사의

정해진 점심시간 안에 내 짧은 다리로 회사

근처를 열심히 걸어야 간신히 넘기는

숫자이다. 이번에 짧은 다리임을 한 번 더

깨달은 게 이렇게 다니면 친구가 나보다 더

걷게 되는 일이 많은데도 걸음수가 나보다

적다, 내가 종종걸음으로 걸어야 친구와의

보폭을 줄여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친구와 나는 나란히 걸어 다녔지만

말이다. 더 고마운 건 항상 내 손을 잡고

걸어 준다는 것이다.

사실 출근을 하지만 점심시간에 이렇게 걷지

않으면 출근을 한다 하더라도 하루 걸음수가

약 이천보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서 차를 끌고 나와 회사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면 사무실에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나는 딱히 걸을 일이 없다.


생각해 보니 이런 시간을 10년 넘게 이렇고

하고 있으니 몸이 안 아픈 게 이상할 정도이다.

어쨌든 나는 날이 풀리면서부터는 비가 오지

않으면 점심시간에 최대한 걸으려고 하고 있다.

다행히도 아직은 회사 근처를 걷는 것이

다리만 아프지 않으면 천천히 걷는 게

재밌어서 그리 힘들지 않게 걷고 있고,

걷다가 힘들면 카페나 청계천 언저리에

앉아 쉬기도 한다.

거의 온몸의 안 아픈 데가 없는 내가 점심시간에

잠깐 걷는다고 해서 몸이 갑자기 막

좋아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움직임이라도 하려고 나름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주는 주말에 친구와 만보를

걷고, 토요일 저녁에 서울로 올라와서는

거의 반나절은 누워서 휴일을 보내고,

남은 반나절은 집안일로 반을 보냈다.


몰아 걷고, 몰아 쉬기 무슨 은행에

저축이라도 하듯 걷고, 쉬는 것도

몰아치기에 선수가 된 느낌이다.


학교 다닐 때도 시험공부도 몰아치기 하던

습관이 졸업을 해서 사회생활을 한참을

하고 있는데도 변하지 않는 거 보면

정말 사람의 습성은 쉽게 바뀌는 게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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