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은한 삶

곰배령길을 아시나요?

길 위에서 인생을 배워 나갑니다...

by Lena Cho

새벽에 갑자기 곰배령이 생각나서 광클을

했습니다, 한 스무 번은 족히 한 거 같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예약이 된지도 모르게 예약이

되었답니다.


예전부터 꼭 한번 가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번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다짐을 했고

간다면 여러 가지 식물들을 볼 수 있는 지금 이

시즌에 가는 게 좋겠다 싶어 여느 여행처럼

갑자기 훌쩍 떠나게 되었습니다.


예약을 하면서 잘 안돼서 이것저것 날짜와

시간을 아무거나 막 누르다 보니 출근 다음날

아침 9시로 예약이 되었습니다, 취소하고 다시

하기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없이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나는 서울에 살고 곰배령길은 강원도 양양에

있는데 퇴근하고 양양을 가던지 아니면 당일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데, 퇴근하고 갈 엄두는

나지 않아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해서

5시 반쯤 출발했습니다.


이쯤엔 출발을 하면 출근 시간을 피해 양양까지

시간 맞춰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아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는데 새벽인데도 차가 꽤 많았고,

강원도가 가까워질수록 차가 더 많아져서

놀랐습니다,


양양고속도로로 가다가 가평 휴게소에 들렀는데

역시나 이른 시간임에도 가족단위로 온 사람이

많았습니다.

나는 간단히 커피와 호두과자를 샀고, 화장실을

갔다 나오는데 떡볶이를 파는 곳이 보여 의식의

흐름대로 아침부터 떡볶이를 샀고, 차에서

먹으려고 차문을 열고 컵홀더 쪽에 잠깐

올려놓고 문을 닫고 고개를 돌려 보니 균형이 안

맞았는지 쏟아져서 이 거 닦는데만 30분이

걸렸습니다.

컵홀더 옆에 브레이크 등 버튼이 있는 곳으로

국물이 쏟아져서 현타가 오기도 했지만 이내

정신을 붙잡고 물티슈로 깨끗이 닦는다고

닦았는데 나중에 A/S센터 방문은 해야 될 거

같습니다.;

가수 헨리가 치과치료 받으면서 한 말인데 공감;

아무튼 떡볶이 소동으로 시간을 많이 뺏겨서

차에 기름을 넣고 급하게 달리기 시작했고 가기

전에 화장실은 한 번 더 가줘야 할 거 같아

내린천 휴게소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양양에 도착해 곰배령 이정표가 보이고도 한참을

더 가야 하는데 정말 느낌상으론 이대로 계속

가다간 '북에 있는 김남매랑 미팅도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고도 좀 더 올라가면 사설

주차장 한 곳이 나오는데 보통 당일 소형 승용차

한 대 주차 값이 5000원이고, 사설이다 보니

할인 적용 같은 건 없었습니다.


노부부가 운영을 하는데 할아버진 입구에서

현금으로만 돈을 받고 할머니는 안내를 해줬는데

주차된 차들을 보니 5000원씩만 받아도 하루

몇 백은 될 거 같았습니다.


곰배령이 일반인한테 개방이 된다고 하기 전부터

곰배령 입구인 앞에 넓은 토지를 원래 갖고

있었는지, 아니면 그 소식에 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영업력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나는 20분 정도 늦게 도착해서 바로

가서 신분증으로 예약 확인을 하고 출입증을

받은 뒤에 나의 하이킹이 시작되었습니다.


평일이고 이른 시간인데도 내가 그동안 갔던

올레길이나 둘레길에 비해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마스크를 안 쓴 사람도 많았습니다.

충분히 마음은 이해는 가지만 이기적이다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는 마스크를 더 꼼꼼히

썼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습지인 데다 밖의 공기와 나와의

공기 차로 인해 안경에 습기가 차 올라 시야도

호흡도 힘든 시간이 되는 거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앞에 부녀지간으로 보였는데, 참 다정해 보였다.

곰배령 점봉산 산림생태관리센터에서 시작되는

코스는 난이도 중으로 왕복 11킬로 정도 되고,

입구가 해발 600쯤에서 시작이 되는 거 같습니다.


시작부터 커다란 나무로 하늘이 가려져있는 데다

옆으로 시원하게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온도차가

많이 나고 길에 작은 물 웅덩이도 많고, 위로

올라갈수록 습한 기운이 더 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숲을 좋아하지만 야생식물엔 조예가 깊지

않아서인지, 와 ~하면서 시선을 뺏을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고 습하다 보니 가는 길에 이끼 같은

것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제주도에서

숲길을 여러 번 걸어봤던 터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서울에서부터 올 정돈 아니다란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길이 나한텐 좀

힘들어서 길옆에서 잠시 쉬고 있었는데 수녀님이

지나가면서 어깨를 톡톡 치면서 '조심해서

내려가세요 '라고 하면서 내려가시는데 갑자기

마음에 따뜻한 기운이 번지는 거 같았습니다.

아무튼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운전을 하고 와서

등산까지 하고, 간 김에 좀 더 있다 와도 좋겠지만

시국이 코로나 시국인만큼 간단히 저녁만 먹고

6시쯤 출발해서 집엔 9시 좀 넘어 도착을

했습니다.


올 땐 가평 휴게소만 자동차 기름 넣느라 한 번

들렸고, 서울 다 와서 구리 쪽에서 길이 많이

밀렸습니다.


정말 나의 추진력은 대단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른 땐 엄청 소심하고 결정장애가 심한데

여행에서 만큼은 내가 생각해도 추진력이

갑 오브 더 갑 인정~!


코스가 두 개데 하산 할때도 출발 한 곳으로 가야해요!

천상의 화원 곰배령은 정상 모습이 곰이 벌러덩

누워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곰배령이

되었다고 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