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회사를 때려친다.

눈치 1

by lena J

40대.. 사회에서 보는 40대는 무엇일까?

아주머니의 강인한 생명력? 성숙한 인간미? 아니면 모두를 맞출 수 있는 팔방미인?...


내가 겪고 있는 40대는 막막함인듯하다. 대표와 상사와 동료와 후임이 모두 나에게 바라는 부분이 다르다. 안 맞추고 무심하자니 몰리기 일상이고, 다 맞추자니 내가 죽게 생겼다.


회사 생활 눈치를 안 볼 수 없으나, 제발 하나의 방향의 눈치를 보게 해 주면 좋겠다.


하루는 일을 하러 갔다. 조용한 사무실에... 혼자 덩그러니 아무도 없고, 내 일만 마무리하면 되는 곳이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일을 하고 심지도 대표도 잘 오지 않고 가끔 문자로 일의 사항을 전달하곤 했다.


첫날 업무 지시만 하고 사라진 대표와 다른 직원은 주 3일 일하는 직원으로 나와 그 직원이 마주치는 일은 며칠 되지 않았다.

조용히 혼자 일을 하다, 혼자 밥을 먹고, 음악도 틀어놓고 그리고 생각했다.

나 여기 사회에 너무 치여서 하늘에서 힐링하라고 보내주신 건가? 뭐지? 이 편안함은 뭐지?


사실 일의 강도는 센 편이기도 하고, 출근의 거리도 너~무 멀었지만, 열심히 출근하는 나 자신을 보았다.


그 이유는 업무의 공간이 너무 좋았다.

그 누구의 생각과 대화 이면에 숨어있는 수수께끼 같은 속마음을 읽지 않아도 되는 그 시간이 너무 편안했다. 즉 진정으로 일만 하면 되는 곳이었다.


일을 하다 보면, 다들 같은 말을 한다. 일이 힘들어 그만두는 일은 없다. 사람이 힘들어 그만두지...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그 말을 가슴에 품고 다니는 것 같다.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 일을 열심히 하면 일만 많아진다는 사람, 인력 많이 드는 아이디어를 내서 회사를 확장하고 싶은 사람, 일보다 이야기로 분위기 맞추다 즐겁게 퇴근하고 싶은 사람, 타 부서 일도 가져와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 최소한의 일만 하면 된다는 사람,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사람, 눈치껏 적당히 하고 가고 싶은 사람, 함께 일하는 게 즐거운 사람, 혼자 일하는 게 편한 사람 모두가 섞여있다.


도대체 그 안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아... 눈치 보다.. 내가 죽겠다.


어느 날은 눈치를 보다 보다 못해 집 소파에 누워 시름시름 앓아누운 적이 있었다. 정말 몸이 너무 아프고, 머리는 풍선 마냥 부풀어 있는 느낌이었다.

남편한테... 나 너무 아파... 아파... 하며 몸살도 아닌데~ 몸이 너무 아파... 하며 앓는 소리를 해댔다.


그런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남편은 뭐라도... 먹여야겠다며, 냉장고를 열어 이것저것 꺼내더니 음식을 해서 가져다주었다.

나는 언제 아팠냐는 듯 갑자기 벌떡 일어나...

음식을 먹으며... "어머, 이건 맛있네~~ 헤헤" 이렇게 한 그릇을 다 먹고는

다시 몸이 너무 아파 아파.. 하고 소파에 누웠다.

남편은 순간 이건 무슨 상황이지? 이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 것 같았다.


아............. 내가 회사 사람들의 널뛰는 기준을 맞추기 어렵듯~

남편도! 나의 널뛰는 컨디션을 맞추기 어렵구나...


역시 사람은 본인 입장에서만 생각한다고,

나조차 내가 저런 사람인줄을 몰랐다.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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