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회사를 때려친다.

눈치 2

by lena J

방송을 보며, 누군가 한국의 눈치에 대하여 설명하는 강연을 듣게 되었다.

그 교수님은 눈치는 한국에만 있는 문화라고 했다.


자... 그 어디 나라에도 없는 눈치는 어떻게 봐야 적당한 것인가? 어떻게 눈치를 보는 것이 사회생활을 잘하는 걸까? 눈치를 잘 보기 위해서는 나의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것일까?


혹자는 말한다 눈치는 사회생활을 많이 하다 보면 생긴다고... 하지만 난 10년이 훌쩍 넘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직장생활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눈치를 보는 사회가 옳은 건지도 모르겠다.


하루는 부모님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삼겹살을 마당에서 구워 먹기로 했다.

텃밭에 상추, 고추, 깻잎등 이것저것 뽑고 씻고, 고기와 반찬들과 술을 가득 내와서 숯불에 굽기 시작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기분도 좋았다.

열심히 고기를 먹으려 시작하는데.... 근처에서 좀 거리 있게 우리 집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애옹이가 누워 있었다.


고기 먹는 우리를 구경하는 듯, 주변을 보는 듯, 또 혼자서 쉬는 듯....


나는 애옹이가 고기를 달라고 애옹애옹 거리며 불 근처로 덤벼들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애옹이는 가족 식사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 거리에 누워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어떤 강아지, 고양이들은 주인이 밥 먹기 민망할 정도로 주변에서 쳐다 본다고 하지만 애옹이는 사실 우리를 보는 듯 마는 듯 관심이 있는 듯 없는 듯... 있었다.


갑자기 길냥이로 인식되었던 애옹이가 ‘아 저 정도면 데려다 키워도 되겠다.’ 싶었다.

참 희한한 일이었다.


애교를 부리고 개냥이처럼 따라다녀도... 사실 동물을 키우며 책임지는 것은

진심으로 쉬운 일이 아니기에... 부담스럽다고 느꼈는데..


나도 모르게 속으로 ‘저 정도 서로가 부담스럽지 않게 지낼 수 있다면 키워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애옹이는 천재묘인지도 모르겠다.


고기를 먹고 싶은 동물의 본능을 이기고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보기만 여리여리했지 아주 강인한 사회적 유전자를 타고 난 걸 수도 있다.


눈치란 저 정도 봐야..‘나 좀 눈치를 볼 줄 안다.’ 껌도 씹고 침좀 뱉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적당한 거리, 부담스럽지 않은 관심, 불편하지 않는 시선 그리고 자신의 본능을 이기는 강인함...


내가 여태 겪었던 눈치는 누군가의 기분을 맞추는 것이었다.


사실 인간의 감정이 늘 이성적일 수 없기에...

때때로 말도 안 되는 누군가의 행동을 이해해야 하는 부당함과 그를 겪다 나도 주체가 안 되는 나의 감정으로 인해 누군가 내 눈치를 많이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치란 ‘당신이! 내 기분을 맞춰야지...’라는 말도 안 되고 사회의 없어져야 할 한 가지라고 나는 생각했다.


난 일도 힘든데..

내가 왜 회사에 가서 사람의 감정을 맞춰야 하는지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를 대차게 응징하는 MZ세대를 보며...

속으로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라고 박수치며 하면서 속으로 응원했다.


하지만 곰곰이 보면 눈치를 보는 건 누군가가 자신 때문에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맘대로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는 애옹이가 보여준 모습 같다.


타인의 공간과 시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사이에서 존재의 선을 지켜주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인간에게 이쁨 받는 동물들을 보면 우리는 ‘어휴 개팔자가 상팔자다....’

‘고양이가 아주 복이 많아서 사랑받고 산다.’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가만 보면

동물들은 인간들의 이런 말들을 들으면 '가소롭다.'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글을 쓰며.. 순간 동물 입장을 생각하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회사생활에서 눈치를 보는 게 너무 습관이 되었던 탓에... 온몸이 눈치를 보는 레이다가 펼쳐져 있는 요즘... '동물이 나를 쳐다보며 이런 생각을 하는 거 아냐?'라는 느낌이 들었다.


앗.... 이제 동물의 눈치를 볼 것 같은 기분 든다.

일전에 길고양이 식빵을 굽는 게 너무 이뻐 사진을 찍어서 이쁘다고 확대해 봤더니...

고양이의 눈빛에서 '캔 따개야~ 조용히 지나가라...! 꺼져버려...!'라는 눈치를 받고 슬금슬금 지나왔는데...


이제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동물들을 봐도 눈치를 봐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에 소~~ 오~~ 름이 돋았다.


벗어나고 싶다.. 눈치 보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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