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
어렸을 때 배운 건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가끔 어린 시절 누누이 수업시간에 들었던
단군할아버지의 홍익인간이 떠오르곤 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
지극히 당연하고 맞는 말이지만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인 듯한데...
왜 단군할아버지는 저 말을 하셨을까?
다른 많은 말이 있었을 텐데...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예전에 나도 직업을 선택할 때
사람들을 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소소한 봉사도 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학원도 다니고 지인분에게 부탁해 이것저것 배우기도 했다.
당시에는 돈을 버는 직업의 개념보다는 어린 마음에 '-답다.' 느낌의 무언가를 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나름 나의 성향에 맞았는지..
곧잘 일의 결과물에 칭찬도 듣곤 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경력이 되다 보니
관련 일로 급여를 꽤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을 한 지 10년 남짓의 시간이 흘렀고
이상하게 나의 실력은 늘지 않고 계속 그 자리였다.
10년 차가 갖추어야 하는 스킬업이 되지 않았다.
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매너리즘에 빠졌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혜할아버지가 뒤통수를 치고 가듯 나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실력이 후퇴했던 이유...
일이 즐겁지 않고,
고객이 더 이상 나의 결과물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
그건 사람이 좋아 시작한 일이였는데...
어느 순간 직업이 그리고 관련 모든 일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써
내 마음이 변질되어 있던 것이었다.
아...
어반자카파 의 '널 사랑하지 않아'의 노래처럼
사람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았고
일도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았고
직업이 나에게 단순히 돈이었기에
내 눈이 가려져버려
더 이상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설마.
혹시.
'단군할아버지는 후손들에게 노하우를 주고 싶었던 걸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라는
좋은 땅일 수 있지만
사실 자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기에 한편으론 척박한 땅일 수 있고
지리적으로 좋은 듯 하지만
여러 나라에 둘러싸여 위험할 수 있는 환경.
이런 부족함에도
여기저기 다른 나라에 치이지 않고
떳떳하고 잘살게 하기 위해..
후세 인간이 뛰어날 수 있는 노하우를 던져주고 가신건 아닐까?
-심리 상담도 환자를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문제의 본질이 보인다.
-선생님도 학생이 잘 되는 마음이 있어야 학생을 성장시킬 방법이 보인다.
모든 일은 내가 좋아서 해야 하지만,
자칫 슴슴할 수 있는 나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선
한 꼬집 음식에 적당한 소금 간을 하듯
사람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이 적당히 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
나의 실력도 그 마음 한 꼬집이 필요했다는 걸 알았다.
다시 돌아가야 하나 보다~
이전에는 사회를 몰라
어리고 순수한 마음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제는 여기저기 안 가본 데가 없고..
사람에게 질릴 만큼 질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배려하며 타인을 위할 수 있는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옛 연세가 지긋하셨던 선생님께서
스무 살 어린 나를 보며 수업 중
"00아! 나이 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라고 묘한 미소로
나에게 이야기해 주셨던
그 기억이 머리에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