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배합
예전에 랄랄라 랄랄라 하는 노래를 부르며 시작하는 스머프 만화가 있었다.
거기에는 스머프를 잡아먹으려는 가가멜이 이즈라엘과 함께 살았고 가가멜은 항상 크고 검은 솥단지에 이것저것 넣으며 스프를 끓인 후 거기에 스머프를 잡아와야지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곤 했다.
이렇듯 마녀가 나오는 장면... 마법사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 이것 조금 저것 조금 하면서 뭘 끓이기도 하고 뭘 만들기도 하면서...
짜짠... 하고 비법스프를 만들어 내는 장면을 보며... 나도 저렇게 배합된 무언가를 먹고 강철 사회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사람은 똑똑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똑똑한 건 뭘까?
나는 단순히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한다.라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알아야 하고
살면서 어떤 것이 자신에게 득이 되고,
어떤 것이 자신에게 실이 되는지 빨리 아는 것도 내가 생각하기엔 똑똑한 것 같다.
나는 예전부터 사회생활에 서툴렀다.
어렸을 적부터 사회생활을 하기엔 표정관리가 잘 안 되고, 또 너무 앞 뒤 생각 없이 표면적인 의사소통만 알아듣고 일을 해서 나와 일하는 사람들이 답답해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쩌다 사회생활의 달인인 친구를 만났다.
살면서 눈치가 저렇게 빠를까 싶을 정도로 눈치가 빠르고 본인한테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 듯하면 기가 막히게 피해 갔다. 그리고 또 퇴근해서 날 만나면 힘든 감정을 툴툴 잘 털고 즐거운 자신의 개인 취미 시간을 보내면서 지내는 친구였다.
그래서 '난 이거다...' 싶었고
그 친구의 사회생활을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다.
나에게 없는 빠릿빠릿한 사회생활 눈치를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저녁에 일이 끝나고 오면...
종종 전화를 걸어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왜 그런 걸까? 직원은 무슨 생각으로 이 행동을 한 걸까? 나는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걸까?’ 하며 친구의 의견을 묻곤 했다.
그리고 드디어.... 조금씩 나에게 눈치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친구 말로는 회사 가면 그날그날 공기가 다르다고 했다.... 딱 들어가면 회사의 공기를 느껴야 한다고...
처음에는 속으로 '왠.. 헛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그 친구의 말을 이해할 듯도 싶었다.
그래서 나도 뭔가.. 회사에 가서 뭔가 분위기가 묘한 날에는 고양이가 야옹 하듯이 나도 조용히 지냈다.
그러다 보니, 버겁기만 하던 회사 생활이 그럭저럭 버틸 만도 한 것 같았다.
그런데... 아......
배움에도 내 수준을 고려해 배워야 했는데..
나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막 배우다 보니 무언가 이상한 부작용이 생겼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멘털이 좀 약하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회사를 오래 다녔지?라고 지금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눈치가 없어 그간 저 사람이 날 욕해도 욕하는지 모르고, 나가라고 해도 나가라고 하는지 몰라서 그나마 회사를 오래 다녔던 것이었다. (단지, 무던한 부분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없던 눈치가 생기면서 욕하는 게 다 느껴지고, 나가라고 하는 게 온몸으로 느껴지면서...
‘아뿔싸..... 약한 멘털에 친구의 재빠른 눈치가 잘못 섞인 것이었다......’
가가멜이 솥단지에 이것저것 넣을 때 나름 비율을 생각하고 넣었던 것인데...
나는 막 배합을 섞어했더니...
결국 약한 멘털에 눈치를 다..... 느끼다...
하루 이틀 식물이 시들어가듯 그러다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순간...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직 답을 못 찾았다.
아... 사람은 똑똑해야 하는 것이다. ㅠㅠ
무언가 배합이 잘못되었는데...
망한 솥단지를 살릴 킥이 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