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혈전
우리 집 애옹이는 새끼 때부터 꼬리가 꺾여 있었다.
고양이들은 꼬리로 수신호를 한다던데~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길고양이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짠해 보였다.
그런 짠함이 쌓여 집에서 밥을 주면 먹다가도 다른 고양이를 피해 도망가기 바쁜 아이였다.
저렇게 무리에 속하지도 못하고 혼자 길에서
살 수나 있을까 걱정되던 아이였다.
하지만 나의 기우일 뿐
애옹이는 필살기가 있었다
동물이라면 절레절레!
'절대 집에서 키울 수 없다.'는 우리 가족의 강철 같은 마음을 뚫는 기가 막힌 애교라는 DNA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길고양이들이 부러운 표정으로 애옹이를 쳐다보고
애옹이는 부모님 집을 자신의 집인 양 드나드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주변 길고양이들이 자신도 키우라며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면
애옹이는 보란 듯이 부모님 옆에서
당당하게 털 고르기를 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애옹이가 보통이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복수란 이런 것 아닐까?
회사를 다니다 보면
약육강식을 너머
'누가 누가 서로를 더 이용할 것인가?' 라는
판 위에 놓인듯한 상황일 때가 있다.
직원이 열심히 하면
'참 애쓴다 잘해줘야지!'가 아닌
지금도 잘하니까
다른 직원을 줄여 인건비 아끼고 더 일 시켜야지..
회사가 괘씸한 직원은
일 열심히 해 봤자 일만 늘어나는 거
돈 받고 대충 일해야지..
좋은 회사 대표를 만나면
사람이 좋네 눈치껏 일하며 쉬엄쉬엄 적당히 일해야겠다.
좋은 직원을 만나면
사람이 순하네 이것저것 시켜야겠다.
진심이 되면 그걸 약점으로 이용하는 상황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나도 코옆에 점찍고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서로 '누가 누가 더 서로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무리에 기웃기웃거릴 바에는
나 자신만큼은 나를 진심으로 대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40대 후반~
가끔 '나이 있는 직원들은 다른 곳에 갈 곳 없다.' 생각하며 함부로 하는 무리들 사이에서...
40대이기에 나름의 시간 풍파를 다 겪고
이제는 무엇이 진짜인지 아닌지 구분할 줄 아는...
삶을 떨어져 보는 시야에서 오는 행복감을 누리고 있다고~
나의 시간이기에
소소한 것에도 행복하게...
더 많이 웃고...
좋아하는 것 찾아서...
즐겁게 살아야지...
우리 집 애옹이처럼
얼굴 투실투실해서
털이 보송보송 윤기 좔좔 흐르게 말이다.
이용에 이용을 거듭하는 사이에서
난 시야를 돌려~
건강이나 챙기러 댄스학원을 끊기로 했다.
아니면 회사에 필요해서가 아닌
내가 해보고 싶던 외국어 회화를 배워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서~
언젠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늘 웃지?
힘든 세상인데... 저 사람은 왜 잘 지내지? 싶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