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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굽는 계란빵 May 29. 2023

어쩌다 보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쓰기를 시작하다.

육아휴직이 끝날 즈음 겨울이 절정이었던 2월, 누구도 시키지 않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코로나 감염자수가 무섭게 올라갔고, 마침 가족 모두 코로나에 걸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선별진료소를 찾아 헤맸었죠. 얼마나 사람이 많았던지 검사받는 데까지 4시간 이상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렸던 글이 꽤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어요. 정보성 글들은 블로그에 노출이 잘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10년 이상 방치했던 블로그를 정비해서 카테고리를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유치하다고 무시했던 웹소설에 빠져 나도 글을 써보면 어떨까? 아무 준비도 없이 대략의 시놉시스만 만들어두고 포스팅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와중 육아휴직이 끝났고 정신없이 회사에 복귀했습니다. 


복귀한 이후로 만만치 업무에 시달리며 책임감과 스트레스를 열심히 쌓아갔네요. 그래도 글을 쓰는 것만큼은 놓지 않으려고 출근길에 매일 글을 썼습니다. 글의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마음이 가는 대로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글이라는 게 쓰다 보니 욕심이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글 꽤나 쓰는 사람들은 브런치를 한다는데, 나도 되겠지 하며 호기롭게 도전을 했는데, 역시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작가가 아무나 되나?' 자만했던 제게 겸손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었죠. 그렇게 대차게 차인 후 총 4수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생각할 땐 매 번 똑같이 글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읽는 사람들의 반응이나 내용을 봤을 때 1년 사이에 조금씩 늘었나 봅니다. 


생각해 보면 글을 쓰기로 작정하고 제 삶과 방향이 조금씩 달라진 것 같아요. 누군가 내 글을 보며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는다는 게 뿌듯하더라고요. 특히 올해 초 올린 웹소설이 그랬어요. 제 주변 분들에게 적지 않은 자극제였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글을 쓰기 위해선 열심히 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앉아서 글을 쓰는 일 자체만으로도 엉덩이 붙이고 몇 분이든 몇 시간이든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내 생각을 글로 써 내려가는 건 쉽지 않거든요. 


어쩌다 쓰게 된 글을 언제까지 쓸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쓴 이상 글을 쓰지 않았던 시절로 돌아갈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러기엔 글쓰기가 너무 매력적이라 당분간은 놓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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