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타르퀴니우스의 반격(2)

내부의 반란

by leo



라틴 도시 대표들은 회의를 끝내고 흩어져 고향으로 돌아갔다. 마밀리우스와 타르퀴니우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저들의 열정이 식었군요.”


“저들의 지원을 받는다고 확신하기는 어렵겠군. 계획을 바꾸도록 하세. 로마에 내전을 일으킬 계획을 꾸미는 거야. 부자들과 빈민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는 거야. 이렇게 하면 로마인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겠지.”


이미 로마 평민 대다수는 불만을 갖고 있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빚 때문에 공화국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게 된 사람들은 더욱 그랬다. 채권자들은 자비를 보여주지 않았다. 채무자들을 감옥에 보냈고, 마치 돈을 주고 산 노예처럼 취급했다.


타르퀴니우스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로마인에게 의심을 사지 않는 사람에게 돈을 주어 라틴 도시의 사절과 함께 로마로 보냈다. 이들은 빈민은 물론 무모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그들에게 돈을 나눠주면서 타락시켰다.


“타르퀴니우스가 돌아오면 더 많은 돈을 줄 걸세.”


이렇게 해서 귀족에 대한 음모가 진행됐다. 가난한 자유 로마인뿐만 아니라 자유를 얻고 싶어 하는 노예들도 음모에 가담했다. 노예들은 1년 전 동료 노예들이 받은 처벌 때문에 주인에게 매우 적대적이었다. 그들은 주인으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었고, 언제든 기회가 주어지면 주인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노예들은 음모에 기꺼이 가담하려 했다. 이들의 음모 계획은 이러했다.


‘달이 없는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주모자는 언덕 여러 곳을 점령한다. 나머지는 로마의 주요 지점을 점령한다. 다른 사람들이 여러 곳을 장악하면 노예들은 잠든 주인을 죽이고 집을 약탈하고 타르퀴니우스에게 성문을 열어준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로마를 지켜온 신은 이들의 음모를 지켜보고 있었다. 신은 그들의 계획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두 형제가 집정관 술피키우스에게 정보를 전달했다. 음모의 주모자 중 일부였던 푸블리우스 타르퀴니우스와 마르쿠스 타르퀴니우스 형제였다. 라우렌툼에 살던 이들은 하늘의 강요로 정보를 누설하게 됐다. 이들은 잠들 때마다 악몽을 꾸었다. 끔찍한 장면이 나타나 그들을 괴롭혔던 것이다. 두 형제는 나중에는 악마에게 쫓겨 얻어맞는 꿈까지 꾸게 됐다. 악마는 그들의 눈을 도려냈고 잔인한 고문까지 했다.


‘음모를 중단하지 않으면 엄청난 천벌을 받게 될 것이다.’


두 형제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잠에서 깼다. 무서워서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처음에는 속죄 의식을 거행해 그들을 괴롭히는 악마의 분노를 달래려고 했다.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자 나중에는 점술에 의지하게 됐다. 그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숨긴 채 점술가에게 이렇게 물었다.


“우리의 계획을 언제 실행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당신들은 치명적인 악마의 길을 걷고 있군. 만약 계획을 바꾸지 않으면 가장 부끄럽고 끔찍한 방법으로 죽고 말 거야.”


두 형제는 다른 사람들이 비밀을 먼저 폭로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 나머지 결국 당시 로마에 있던 집정관에게 달려가 음모를 털어놓고 말았다. 집정관은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두 사람을 집에 가둬놓았다.


“솔직하게 털어놓길 잘 했네. 자네들이 말에 걸맞게 행동한다면 벌 대신 엄청난 보상을 받을 걸세.”


술피키우스는 모른 척 하면서 라틴 도시 사절들을 원로원에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의도적으로 원로원 접견을 미뤄왔던 것이다. 그는 원로원이 결정한 답변을 그들에게 설명했다.


“로마의 친구들이여, 그리고 친척들이여. 라틴 도시로 돌아가서 이렇게 전하시오. 로마는 독재자의 복귀를 원하는 타르퀴니우스 일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소. 포르세나 왕이 이끄는 에트루리아 군이 독재자를 대신해 중재에 나서 로마에 가장 끔찍한 전쟁을 벌였을 때에도 항복하지 않았소. 그들은 로마의 영토를 초토화하고, 농가를 불태우고, 로마인을 성벽에 가두었을 때였소.


라틴인이여! 당신들은 이걸 잘 알면서도 우리에게 독재자를 받아들이라 하고, 피데나이 포위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소. 우리가 당신들에게 굴복하지 않겠다고 하면 전쟁을 하겠다고 협박까지 하고 있소. 원한 때문이라는, 멍청하고 엉터리 같은 변명을 당장 그만두도록 하시오. 정말 그것이 이유라면 친척 관계를 단절하고 당장 전쟁을 선포하시오. 더 이상 미루지 마시오. 지금 곧바로 로마에서 떠나도록 하시오.“


술피키우스는 이어 원로원에 두 형제로부터 들었던 비밀 음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원로원으로부터 음모 가담자를 색출해 처벌할 전권을 부여받았다. 그는 다른 사람이라면 위기일 때 택할 수 있는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합리적이고 안전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이 로마 정부 형태의 의미와 일치하는 것이었다.


술피키우스는 무엇보다 아내와 아이, 그리고 부모의 품에 안겨 있던 로마 시민이 집에서 체포당해 곧바로 처형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음모 가담자가 폭력적으로 붙잡혀갈 경우 그들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이 느낄 수 있는 슬픔을 고려했다. 음모 가담자가 궁지에 몰릴 경우 무장해서 불법적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유혈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도 걱정했다.


술피키우스는 그들을 재판하기 위해 재판관을 임명할 생각은 없었다. 당연히 음모 가담자들은 정보 말고는 확실하고 논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혐의를 부인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술피키우스는 음모 가담자를 속일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먼저 음모 주모자들이 자발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부인할 수 없는 증거로 유죄 판결을 받을 상황을 만들고, 어떤 방어책도 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자주 가지 않는 곳에 모이거나, 일부 증인 앞에서만 범범 행위를 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포로 로마노에 모인 모든 사람의 눈앞에서 유죄가 명백히 드러날 짓을 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음모 가담자는 마땅히 받아야 할 처벌을 받고, 음모를 진압할 때 발생하기 마련인 혼란이나 반란이 로마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게 할 작정이었다.


술피키우스는 원로원 의원 중에서 활기가 넘치는 젊은 사람을 여러 명 골랐다. 그들에게는 이런 지시를 내렸다.


“내가 적당한 시기에 신호를 보낼 걸세. 자네들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 친척과 함께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여러 장소를 점거하도록 하게. 기사들은 포로 로마노 인근의 집에서 무장한 채 기다리도록 하게. 내가 명령을 내리면 곧바로 실행해야 하네.”


술피키우스는 음모 가담자들을 체포하는 동안 그들의 친척이나 다른 시민이 혼란을 일으켜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피데나이 포위 작전을 수행하고 있던 집정관에게 비밀 편지를 보냈다.


‘오늘 밤 로마에 몰래 돌아오시오. 혼자 오지 말고 정예병들을 데리고 오시오. 그리고 성벽 근처 고지에 몰래 숨어 계시오.’


술피키우스는 모든 준비를 다 마친 뒤 정보를 알려준 두 형제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음모 주동자들에게 오늘밤 자정 무렵 포로 로마노에 모이라고 하게. 친구들도 모두 데리고 오라고 전해야 돼.”


그날 밤 음모 주동자는 모두 포로 로마노에 모였다. 술피키우스는 그들 몰래 신호를 보냈다. 로마를 지키기 위해 무장하고 나선 젊은이들은 로마의 높은 지역을 모두 차지했다. 기사들은 포로 로마노 곳곳에 배치됐다. 어느 누구도 떠날 수 없게 출구는 완전히 봉쇄됐다.


이와 동시에 피데나이에서 돌아온 집정관 마니우스가 마르스 평원에 도착했다. 그는 해가 밝아올 무렵 무장 군인들과 함께 포로 로마노의 재판정으로 갔다. 전령들에게는 이렇게 지시했다.


“로마 시내를 돌아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민회에 참석하라고 전해라.”


모든 로마인이 포로 로마노에 모였다. 술피키우스와 마니우스는 그들에게 밤새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타르퀴니우스를 복위시키려는 음모가 진행됐습니다. 이 두 사람이 그 내용을 제보했습니다. 음모를 꾸민 자들이요! 우리의 주장에 반박할 게 있다면 얼마든지 이야기하라. 변론할 기회를 주겠다.”


어느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두 집정관은 원로원에 가서 의원들의 견해를 물었다. 그들의 결정 사항을 기록한 두 집정관은 다시 민회에 돌아가 그 내용을 낭독했다.


“음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두 형제에게는 로마 시민권을 허용한다. 그리고 각각 상금으로 은 40㎏과 땅 5만㎡를 준다. 음모 가담자는 모두 붙잡아 사형시킨다.”


민회는 원로원 결정에 동의했다. 집정관은 포로 로마노에 모인 사람들에게 해산하라고 했다. 그리고 무장한 릭토르를 모아 음모 주동자를 모두 사형시켰다. 두 집정관은 이들을 죽인 뒤 누가 음모에 가담했는지 더 이상 정보를 얻지 못했다. 그들은 처벌을 면한 사람들을 모두 방면하기로 했다. 혼란의 원인이 사라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원로원은 이런 결정도 내렸다.


“모든 시민은 정화의식을 치러야 한다.”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로마인이 동료시민의 피를 로마에 뿌린 것은 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로마인은 관례에 따른 정화의식을 통해 오염을 씻고 속죄하기 전에는 신성한 의식이나 희생 제례에 참석할 수 없었다.


신성한 법률이 요구하는 대로 모든 절차가 거행됐다. 로마의 관습에 따라 종교적 문제를 해석하는 사람들이 일을 처리했다. 원로원은 (음모를 미리 알려준 신에게 바치는) 감사 의식과 축하 경기인 루디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사흘을 신성한 날로 선포했다. 마니우스 툴리우스는 키르쿠스에서 루디가 거행되는 도중 행진에 참가했다가 전차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사흘 뒤 목숨을 잃었다.


다음해에는 푸블리우스 베투리우스 게미누스와 푸블리우스 아이부티우스 엘바가 집정관으로 선출됐다. 아이부티우스는 신경을 덜 써도 되는 내정을 책임지게 됐다. 빈민이 새롭게 봉기를 일으키지 못하게 막으려는 뜻이었다.


베투리우스는 군대의 절반을 이끌고 나가 피데나이 영토를 유린했다. 아무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그는 피데나이를 포위하고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포위 작전으로는 성벽을 넘을 수 없게 되자 베투리우스는 목책과 해자로 도시를 에워쌌다. 사람들을 굶주리게 하려는 작전이었다.


피데나이가 큰 궁지에 몰려 있을 때 섹스투스 타르퀴니우스가 파견한 라틴 지원병이 곡식과 무기 및 다른 물건들을 갖고 도착했다. 피데나이 사람들은 여기에 고무돼 성문을 열고 나가 야외에 진지를 차렸다.


로마군에게 포위 시설은 이제 쓸모없게 돼 버렸다. 이제 전투를 벌여야 했다. 피데나이 근처에서 싸움이 펼쳐졌다. 피데나이군은 로마군의 강력한 지구력에 밀렸다. 그들은 차례차례로 달아나야 했다. 성이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입지 않았다. 게다가 성을 지키던 병사들이 로마의 추격을 잘 막아주기도 했다. 전투가 끝나자 라틴 지원병은 흩어져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피데나이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피데나이는 다시 큰 궁지에 몰렸다. 물자가 부족해 어려움이 심각했다.


비슷한 시기에 섹스투스 타르퀴니우스가 라틴 병사를 이끌고 로마가 지키고 있던 시그니아로 쳐들어갔다. 그는 이 도시를 기습 공격해 점령할 생각이었다. 로마 주둔병은 용감하게 저항했다. 섹스투스는 그들을 굶주리게 해서 달아나게 만들려고 했다. 그는 아무 활동도 하지 않고 긴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하지만 두 집정관이 보낸 보급품과 지원병이 시그니아 로마군에게 도착하자 그는 포위를 풀고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