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코리올라누스의 복수(6)-로마의 화해 몸짓

by leo


로마인은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코리올라누스의 귀국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시민은 서둘러 투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민관들도 그의 추방을 무효로 하는 법을 만들기를 원했다.


귀족은 여기에 반대했다. 이미 발표한 법안 중에서 어떤 것도 뒤집지 않을 생각이었다. 원로원은 사전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호민관도 이 문제를 평민에게 제안하는 게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코리올라누스를 적극 옹호했던 원로원이 그를 다시 불러들이자는 평민의 요구에 반대한 이유가 무엇이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원로원이 평민의 감정을 자극했던 것일 수도 있고, 평민에게 양보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정신을 일깨우려 했던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코리올라누스와 공모했다는 의혹을 벗음으로써 평민이 그들에게 뒤집어씌운 모든 비난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의 생각은 비밀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추론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코리올라누스는 탈주자로부터 로마의 소식을 전해 듣고 화를 냈다. 그는 라비니움을 감시할 병력을 충분히 남겨두고 진지를 걷어 로마로 진군했다. 그는 클루일리아이 도랑이라는 곳에 진지를 구축했다. 로마에서 약 5㎞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코리올라누스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로마에서는 혼란이 벌어졌다. 이제 전쟁은 로마의 성벽에까지 다가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일부는 무질서하게 무기를 들고 성벽에 올라갔다. 일부는 사령관도 없이 성문을 지키러 달려갔다. 일부는 노예에게 무기를 주어 지붕에 올라가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성채나 카피놀리누스 언덕이나 다른 중요한 지점을 지켰다.


여인들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성소나 신전으로 달려가 눈앞에 다가온 위험을 피하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하고 간청했다.


밤이 지나고 다음날도 지났지만 걱정했던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코리올라누스는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평민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귀족에게 원로원 회의를 열라고 했다.


“코리올라누스의 귀환을 허락하는 사전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보호책을 스스로 강구할 것이오.”


원로원 의원들은 회의를 소집했다. 그들은 코리올라누스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원로급 의원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에게 화해를 제안하고 옛 우정을 되찾자고 이야기하자는 것이었다. 그에게 가게 된 사람은 마르쿠스 미누키우스, 포스투무스 모키니우스, 스푸리우스 라르키우스, 푸블리우스 피나리우스, 퀸투스 술피키우스, 그리고 전직 집정관 전원이었다.


로마에서 사절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코리올라누스는 볼스키와 다른 동맹 도시들의 주요 인사를 모아놓고 한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모든 사람이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집정관일 때 열성적으로 코리올라누스를 편들었고, 눈에 띌 정도로 평민에게 반대했던 미누키우스가 가장 먼저 말했다.


“코리올라누스! 당신이 평민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조국에서 쫓겨나는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소. 그런 불행에 대해 분노하고 화를 낸다고 해도 이상할 게 전혀 없다고 생각하오. 피해를 입은 사람은 상처를 준 사람에게 적이 되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당신은 보답해야 할 사람과 처벌해야 할 사람을 냉철하게 구분하지 않는군요. 게다가 처벌을 하면서 어떤 자비도 보이지 않고 무고한 사람과 잘못을 저지른 사람, 친구와 적을 같이 취급하는구려. 신성불가침인 자연의 법을 어기고 종교의 의무도 무시하면서 당신이 태어난 곳을,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기억하려고 하지 않는군요. 그것이 정말 이상하게 보일 뿐이오.


우리는 귀족 중에서 최고 원로이며, 가장 친한 당신의 친구라는 자격으로 여기 왔소. 원로원은 간청을 해서라도 로마를 보호하라고 우리를 여기 보냈지요. 어떻게 하면 평민에 대한 당신의 적대감을 없앨 수 있는지 물어보러 왔소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당신에게 가장 명예롭고 가장 이로운 길을 제안하려는 게 여기 온 목적이오.


먼저 정의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평민은 호민관들의 선동에 넘어가 당신을 비난했소. 재판 없이 죽이려고 했지요. 두려워했기 때문이었소. 원로원은 이 시도를 막았지요.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오. 나중에 당신을 해치우려다 실패한 자들은 당신을 재판에 소환했소. 당신이 원로원에서 그들에게 사악한 말을 내뱉었다는 게 그 이유였지요.


우리는 여기에도 반대했소. 그건 당신도 잘 알 것이오. 말이나 의견 때문에 재판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했소. 여기에 실망한 그들은 결국 당신을 반역 혐의로 기소했지요. 당신은 이 혐의를 소명하기로 동의했소.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평민이 투표를 하게 놔뒀지요.


원로원 의원들은 그 자리에 있었다오. 그리고 당신을 위해 많이 애원했지요. 당신에게 몰아닥친 불행 중에서 귀족이 잘못한 게 무엇이 있소? 그때 싸움에서 엄청난 호의를 베푼 우리에게 왜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오?


게다가 모든 평민이 추방을 원한 것도 아니었소. 당신은 겨우 두 표 차이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이오. 그러하니 당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한 평민에게는 적이 돼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당신이 고통을 겪은 것은 평민의 투표와 모든 원로원의 판단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여자들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전쟁의 공포에 떨어야 하는 것이오? 그들은 당신을 쫓아내자고 투표를 했나요, 아니면 사악한 말을 퍼부었나요? 또 우리의 아이들은 무슨 잘못을 했기에 로마가 함락될 경우 노예로 끌려가거나 아니면 다른 비극을 맛봐야 한다는 것이오?


당신의 판단은 옳지 않소. 만약 잘못을 저지른 사람과 적을 미워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무고한 사람과 친구도 살려두지 않는다면 당신의 생각은 훌륭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것일 뿐이오.


누군가 당신에게 ‘도대체 조상에게서는 어떤 피해를 입었기에 조상의 무덤을 다 파괴하고, 조상들이 받은 명예를 다 빼앗으려 하는 것이오?’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것이오? 어떤 피해 에 분개했기에 신의 제단과 신전, 성소를 모두 파괴하고 불태우고 망쳐서 신들이 전통적인 예배도 받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오? 도대체 뭐라고 대답할 것이오. 내가 보기에 당신이 할 말은 없을 것 같군요.


원로원은 물론 당신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는데도 당신이 그토록 멸절시키고 싶어 하는 다른 시민을 위해, 그리고 당신을 태어나게 해줬고 길러준 로마와 성소와 무덤을 위해서 정의라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군요.


설혹 모든 사람들이, 당신에게 잘못한 게 없는 사람은 물론 그들의 아내와 아이들까지도 당신에게 속죄해야 하고, 모든 신과 영웅, 도시와 시골이 다함께 호민관의 어리석음이 낳은 열매를 거둬야 하고, 아무도 예외로 빠질 수 없고 아무도 복수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칩시다.


그렇더라도 당신은 벌써 많은 사람을 죽였고 많은 영토를 불 지르고 난도질했고, 많은 도시를 폐허로 만들고, 많은 도시에서 축제와 희생제례와 신의 제사를 빼앗았고, 많은 도시에서 전통적인 명예조차 하나도 남겨놓지 않았으니 충분히 처벌한 게 되지 않는 것이오?


미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미 많은 처벌을 내린 뒤에 또다시 친구는 물론 적을 파멸시키려 하고, 자신을 모욕한 사람에 대해 가혹하고 거침없이 분노를 터뜨리려 한다면 나는 그것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오.


우리가 당신에게 고려해달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오. 우리를 용서해주고 평민들에게 자비를 보여 달라는 이야기요. 로마와 싸우려고 한다면 가장 가치 있는 친구로서 당신에게 조언을 할 것이고, 로마와 화해하려고 한다면 당신에게 약속을 할 것이오. 바로 이런 내용이오.


당신의 힘은 최고의 수준이고 하늘은 여전히 당신을 돕고 있지만 겸손하게 행동하고 행운을 아끼라고 충고하고 싶소. 모든 일은 변하게 마련이고 어떤 것도 똑같은 상태로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시오. 화려하게 빛나는 모든 것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신의 불만을 사게 되는 것이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지요. 특히 완고하고 거만한 영혼과 인간의 본성을 뛰어넘으려는 사람이 맞이하는 것은 바로 이런 운명이오.


원로원은 당신의 복귀를 허락하는 법안을 투표로 통과시킬 작정이지요. 당신의 영구 추방을 무효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만 하면 평민도 서둘러 재가할 것이오. 그러니 가능한 좋은 조건에 전쟁을 끝내는 것은 당신의 뜻에 달려 있소.


당신이 가장 가까운 친척의 소중하고 고귀한 모습을 보는 걸, 지킬 가치가 있는 조국에 돌아오는 걸, 원로원을 통치하는 걸, 신분이 낮은 사람들을 통솔하는 걸, 이렇게 엄청난 영광을 아이들과 후손에 물려주는 걸 막는 게 무엇이 있단 말이오? 이 모든 약속이 당장 실현될 거라는 건 우리가 보장하겠소.


당신이 로마 앞에 계속 주둔한 채 적대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로원이나 평민이 당신에게 유리한 유화적이고 부드러운 법안을 통과시키는 건 쉽지 않소. 만약 무기를 내려놓는다면 복귀를 허용하는 문서가 전달 될 것이오. 우리가 그것을 건네줄 것이오.


로마와 화해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바로 이런 것이오. 하지만 분노를 풀지 않고 적대감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닥칠 것이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분명한 두 가지만 말하겠소.


먼저 당신은 이루기 힘든, 아니 불가능한, 사악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오. 바로 로마를 뒤집는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볼스키의 힘을 빌어서.


두 번째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당신의 운명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는 점이오. 내가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솔직한 이야기를 방해하지 말고 들어보시오.


먼저 불가능하다는 점이오. 당신도 알다시피 로마에는 엄청나게 많은 젊은이가 있소. 그들 사이에서 반란이 사라진다면-이 전쟁 때문에 생겨난 모든 사람의 두려움이 화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사라지게 돼 있지만- 볼스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어떤 나라도 이 젊은이들을 이길 수 없을 것이오.


라틴 도시들과 다른 동맹, 그리고 식민지의 힘도 대단하지요. 곧 그들이 우리를 지원하러 달려올 것이오. 우리에게는 젊든, 나이가 많든 당신만큼 능력을 가진 장군도 많이 있다오. 어떤 나라보다 더 많다고 할 수 있지요.


가장 큰 힘, 위험이 닥쳤을 때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힘, 어떤 민족의 힘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힘은 신의 호의라오. 신 덕분에 우리는 이 도시에 살게 됐고, 오늘날까지 열여덟 세대를 지나는 동안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모든 나라를 다스리는 영광을 누리고 있지요.


우리를 페둠이나 톨레리움, 또는 당신이 정복한 다른 작은 도시와 똑같이 생각하지는 마시오. 당신보다 능력이 처지는 장군, 당신의 대군보다 병력이 미약한 군대라 하더라도 소규모 주둔군이나 허술한 방어는 쉽게 물리칠 수 있지요.


로마가 얼마나 위대한지, 전쟁에서 얼마나 화려한 업적을 거뒀는지, 신의 호의 덕분에 얼마나 행운을 많이 받았는지를 생각해보시오. 이런 것들 덕분에 로마는 미약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처럼 장대한 나라로 성장한 것이오.


당신은 대군을 이끌고 거대한 모험에 나섰지만 볼스키가 변했다고 생각하지는 마시오. 과거 많은 전쟁에서 늘 패한 탓에 감히 우리에게 도전할 생각도 못 했던 볼스키와 아이퀴의 군대를 이끌고 로마에 맞서고 있다는 걸 명심하시오. 열악한 군대를 이끌고 우수한 군대와 싸우려 한다는 걸 알아야 하오. 패배에 익숙한 병사들을 데리고 늘 승리하던 병사에 맞서야 한다는 걸 기억하시오.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위기에 처했을 때 우러나오는 용기는 축복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나, 또는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걸 전쟁 경험이 풍부한 당신이 알지 못하고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소.


후자의 경우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잃는 게 없는 반면 전자는 패할 경우 남는 게 없지요. 대군이 소규모 군대에, 또는 우수한 군대가 열등한 군대에 가끔 패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오. 궁지에 몰렸을 때 나오는 힘은 엄청나고, 목숨을 내걸고 하는 싸움은 천성적으로 용감하지 못한 사람에게서도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법이지요. 당신의 도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충분할 것이오.


아직 한 가지 더 이야기할 게 있소. 분노에 사로잡혀서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판단한다면 당신에게 타당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짓을 후회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이야기지요.


신은 죽게 마련인 인간에게 미래에 일어날 일을 확실히 알 수 있는 힘을 주지 않았소. 과거의 모든 전쟁에서 계획대로 성공하거나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가 단 한 번이라도 좌절시키지 않은 사람을 찾을 수 없을 것이오.


오래 산 덕에 많은 경험을 통해 배운 게 많아 누구보다 신중한 사람은 무엇이든 모험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가능한 결과부터 검토하는 법이지요. 그가 원하는 결과뿐만 아니라 그의 판단과 정반대되는 결과도 생각하지요.


전쟁에 나선 사령관의 경우 더욱 그러하지요. 그들이 맡은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모든 사람이 승리와 패배의 책임을 모두 사령관에게 전가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요. 만약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전혀 없고, 있더라도 아주 작다고 판단될 경우 그들은 모험에 나서는 법이라오. 하지만 손실이 엄청나고 심각하다면 당장 포기하고 말지요.


그들의 사례를 따르시오. 행동하기에 앞서 전쟁에서 실패하면 어떤 운명을 겪어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 보시오. 모든 조건이 당신에게 우호적인 것은 아니라오.


당신은 받아들여준 사람에게서 가능하지 않은 모험을 감행했다고 비난을 받을 것이오. 자책하게 될 것이오.


로마군이 진격해 그들의 영토를 초토화시키면-우리는 피해를 입을 경우 반드시 복수를 하지요-당신은 두 가지 운명 중 하나를 맞이하게 될 거요. 대참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 사람들의 손에 부끄러운 죽음을 맞거나, 아니면 당신이 죽이거나 노예로 삼으려고 한 우리 손에 처형당할 것이오.


그들은 불행한 일을 당하기 전에 우리와 협상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당신을 우리에게 넘겨주어 처벌받게 할 것이오. 끔찍한 궁지에 몰렸을 경우 그리스인이든 야만인이든 많은 나라가 경험했던 일이라오. 당신은 이것을 생각해볼 가치가 없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하시오? 그걸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시오? 아니면 최악의 가정이라고 보는 것이오?


만약 성공하더라도 훌륭하고 놀라운 어떤 이득이 당신에게 돌아가는 것이오? 당신은 어떤 영광을 얻는 것이오?


무엇보다 당신은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친척을, 불행한 어머니를 빼앗기는 운명을 맞게 될 것이오. 어머니는 당신을 위해 모든 고난을 무릅썼지만 당신은 태어나게 해주고 길러준 은혜에 명예롭게 보답하지 않고 있지요. 당신의 성실한 아내도 마찬가지요. 그녀는 당신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외롭게 과부처럼 앉아 있지요. 매일 밤낮으로 당신의 추방을 한탄하고 있지요. 훌륭한 조상의 후손으로 태어난 덕분에 조상이 일궈놓은 명예의 도움을 받아 번영하는 조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두 아들은 또 어떻소?


만약 전쟁을 성벽 안으로 끌고 들어온다면 당신은 이들이 비참하고 불행한 죽음을 맞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오. 목숨을 잃을 위험에 몰린 사람들이 당신 가족 중 누구에게도 자비를 보이지 않고 당신과 똑같이 잔인하게 그들을 다룰 것이기 때문이오. 그들이 참화를 당할 상황에 몰리면 가족을 끔찍하게 고문하고 무자비하게 모욕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종류의 가혹 행위를 저지를 것이오. 비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그들이 아니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당신이 될 것이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당신이 거둘 기쁨은 그러한 것이 될 것이오. 훌륭한 사람이 얻고 싶어 하는 칭찬, 명예는 어떻게 될 것인지 잘 생각해 보시오. 당신은 어머니를 죽인 사람, 아들을 살해한 사람, 아내를 암살한 사람, 조국에 악의 씨앗이라고 불리게 될 것이오.


어디를 가더라도 경건하고 정의로운 사람이라면 누구도 당신이 희생제례나 헌주에 참가하지 못하게 할 것이며, 집에 머물게 하는 호의도 베풀지 않을 것이오. 당신이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당신을 명예롭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당신의 불경한 행동 덕분에 큰 이득을 얻은 뒤에는 당신의 무례한 행동에 싫증을 내게 될 것이오.


당신은 가장 공정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증오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당신과 같은 사람에게서는 질투를, 당신보다 못한 사람에게서는 두려워하는 마음을 얻게 될 것이오. 친구도 없이 외국에서 사는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게 질투, 공포, 음모, 그리고 모든 불명예스러운 일이기 때문이오.


불경하고 끔찍한 행동을 저지른 자를 처벌하기 위해 신이나 정령이 보내는 복수의 여신 퓨리에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소. 퓨리에스에게 정신과 육체의 고문을 당한 사람은 끔찍한 인생을 살면서 비참한 죽음을 기다릴 뿐이오.


코리올라누스! 이러한 점을 마음에 새기고 당신의 목적에 대해 반성하고 조국에 대한 불평을 그만 두시오. 당신이 우리 때문에 겪었고, 우리에게 겪게 한 모든 악의 원인을 운이라고 생각하고 가족에게 기쁘게 돌아오시오. 어머니를 사랑스럽게 꼭 안아주시오. 아내의 가장 달콤한 환영인사를 받으시오. 당신을 낳아주고 대단한 인물로 키워준 조국에 진 빚을 가장 명예롭게 갚는다고 생각하고 로마에 돌아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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