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영국 노로웨이에 중년의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에게는 딸이 셋 있었습니다. 어느 날 큰 딸이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빵 한 덩어리와 고기 한 조각을 구워주세요. 돈을 벌러 가야겠어요.”
어머니는 딸이 원하는 대로 해주었습니다. 딸은 한참을 걸어 늙은 할머니 집에까지 가게 됐습니다. 그녀는 할머니에게 왜 이렇게 멀리 왔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여기 잠시 머물도록 해라. 매일 뒷문을 열고 살피거라. 무엇이 오는지를 잘 봐야 한다.”
큰딸은 첫날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둘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셋째 날에는 6인승 마차가 길을 따라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마차가 오고 있어요.”
“저 마차를 타고 가거라.”
큰딸은 마차에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둘째 딸도 어머니에게 똑같이 부탁했습니다.
“어머니, 빵 한 덩어리와 고기 한 조각을 구워주세요. 돈을 벌러 가야겠어요.”
어머니는 둘째 딸이 원하는 대로 해주었습니다. 그녀도 늙은 할머니 집에 갔습니다. 그리고 언니와 똑같이 지냈습니다. 사흘 째 되던 날 그녀는 4인승 마차가 오는 걸 봤습니다. 둘째 딸은 마차에 올라타 사라졌습니다.
셋째 딸도 두 언니처럼 돈을 벌러 가기로 했습니다.
“어머니, 빵 한 덩이와 고기 한 조각을 구워주세요. 저도 두 언니처럼 돈을 벌러 가고 싶어요.”
어머니는 두 딸에게 했던 것처럼 막내딸에게도 빵과 고기를 구워주었습니다. 그녀는 두 언니처럼 늙은 할머니 집에 가서 매일 뒷문을 살폈습니다. 마지막 날 멀리서 검은 황소가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저 소는 너의 것이다. 소 등에 올라타고 가거라.”
막내딸은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말대로 소 등에 올라 먼 길을 떠났습니다. 막내딸은 소와 함께 오랫동안 여행했습니다. 결국 배가 고파 쓰러질 지경이 됐습니다. 소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오른쪽 귀에서 음식이 나올 거야. 그걸 먹어. 그리고 왼쪽 귀에서는 물이 나올 테니 그걸 마시면 돼.”
막내딸은 소의 말대로 했습니다. 잠시 후 그녀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가벼워졌습니다. 소와 막내딸은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크고 아름다운 성이 나타났습니다. 소는 막내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저기서 밤을 보내도록 하자. 내 큰 형이 저기서 살고 있어.”
소와 막내딸은 성 앞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들은 막내딸을 소 등에서 내려 성 안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소는 공원에 가서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소가 돌아오자 사람들은 막내딸을 아주 훌륭한 응접실로 안내해 사과를 하나 주었습니다.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위기가 닥치면 사과를 깨뜨리도록 하세요. 그러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막내딸은 다시 소 등에 올라타 멀리 여행을 떠났습니다.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거리를 훨씬 넘어선 곳까지 갔습니다. 그곳에서 막내딸은 이전보다 더 훌륭한 성을 보았습니다. 소는 막내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저기서 밤을 보내도록 하자. 나의 둘째 형이 저기서 살고 있어.”
막내딸과 소는 곧바로 성으로 갔습니다. 그곳에도 역시 사람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들은 막내딸을 소 등에서 내려 성 안으로 안내했습니다. 소는 들판으로 나가 밤을 지새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은 막내딸을 아주 멋지고 화려한 방으로 데리고 가서는 아름다운 배 하나를 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고난에 부닥치면 이 배를 깨뜨리세요. 당신을 구해줄 거예요.”
막내딸은 다시 소 등에 올라타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힘들고 먼 길을 한참이나 걸어갔습니다. 이전보다 더 크고 더 훌륭한 성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소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밤을 보낼 곳은 저기야. 내 막내 동생이 저기서 살거든.”
그곳에서도 사람들이 소와 막내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막내딸을 성 안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소는 들판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은 그녀에게 아주 크고 맛있어 보이는 자두를 하나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겪지 못한 최악의 고비를 맞으면 이 자두를 깨뜨리세요. 큰 도움이 될 거랍니다.”
막내딸은 소 등에 올라타 다시 먼 길에 나섰습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아주 어둡고 무서운 협곡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서 기다리거라. 나는 가서 오래 된 괴물과 싸워야 한다. 저기 돌 위에 앉아 있도록 해라. 내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 손이나 발을 움직여서는 안 돼. 그렇게 되면 나는 다시는 너를 찾을 수 없어. 만약 네 주변이 파란색으로 변하면 내가 오래 된 괴물을 물어뜯은 거야. 하지만 빨간 색으로 변하면 내가 진 거란다.”
막내딸은 바위 위에 앉았습니다. 잠시 후 주변은 파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기뻤던 그녀는 발을 들어 올려 꼬아 앉았습니다. 오래 된 괴물을 무찌른 소가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막내딸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막내딸은 오랫동안 앉아 있었습니다. 소가 나타나지 않자 울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울었던지 지쳐 쓰러질 정도였습니다. 막내딸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걷다 엄청나게 높은 유리 언덕에 가게 됐습니다. 올라가려고 했지만 너무 미끄러웠습니다.
막내딸은 언덕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훌쩍거리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찾으려 했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대장장이 집에 가게 됐습니다. 사연을 들은 대장장이는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나를 위해 7년 동안 일해주면 강철 구두를 만들어주마. 그러면 유리 언덕을 올라갈 수 있을 거야.”
막내딸은 거기서 7년 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덕분에 강철 구두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유리 언덕을 올라갔습니다. 거기서 늙은 세탁부의 집에 가게 됐습니다. 세탁부는 막내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주 용감한 젊은 기사가 있단다. 피가 잔뜩 묻은 옷을 씻어달라고 가져오지. 누구든 그 옷을 씻을 수 있다면 기사의 아내가 될 수 있어.”
늙은 세탁부는 기사의 옷을 빨고 또 빨았습니다. 딸까지 불러 세탁했습니다. 젊은 기사의 아내가 되겠다는 꿈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탁해도 옷에 묻은 피 얼룩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늙은 세탁부는 할 수 없이 막내딸에게 일을 맡겼습니다. 막내딸이 옷을 빨자마자 모든 피 얼룩은 사라지고 옷은 깨끗해졌습니다. 하지만 늙은 세탁부는 젊은 기사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제 딸이 기사님의 옷을 깨끗하게 빨았습니다.”
젊은 기사는 늙은 세탁부의 큰딸과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막내딸은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젊은 기사를 보는 순간 깊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순간 그녀는 사과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사과를 깨뜨렸습니다. 거기서 금과 값진 보석이 쏟아졌습니다. 막내딸은 늙은 세탁부에게 금과 보석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언니 결혼식을 하루만 미뤄주세요. 그리고 오늘밤 기사의 방에 내가 잠시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러면 이 금과 보석을 다 드릴게요.”
늙은 세탁부는 흔쾌히 막내딸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늙은 세탁부는 아무도 모르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준비해 기사에게 줘서 마시게 했습니다. 기사는 다음날 아침까지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막내딸은 깊이 잠든 젊은 기사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7년 동안 나는 당신을 위해 봉사했지요
당신을 만나려고 유리언덕을 기어올랐어요
당신의 피 묻은 옷도 열심히 빨았고요
그런데 왜 잠만 자고 나를 외면하나요?”
다음날 막내딸은 배를 깨뜨렸습니다. 사과보다 더 많은 보석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늙은 세탁부에게 전날과 똑같은 제안을 했습니다. 늙은 세탁부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다시 기사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마시게 했습니다. 막내딸은 다시 눈물을 흘리며 밤새 노래를 불렀습니다.
“당신을 위해 나는 7년 동안 일했답니다
당신을 만나려고 유리언덕을 기어올랐어요
당신의 피 묻은 옷도 열심히 빨았고요
그런데 왜 잠만 자면서 나를 외면하나요?”
기사는 계속 잠만 잤습니다. 막내딸은 희망을 완전히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다음날 기사는 사냥을 하러 나갔다가 동료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이틀 동안 자네 방에서 어떤 소녀가 노래를 계속 부르더군. 목소리가 정말 아름답던데 그 소녀가 누구인가?”
“나는 노래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아니야, 분명히 들었어. 정말 낭랑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였는 걸.”
기사는 누가 노래를 부르는지 확인하려고 밤새 깨어있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막내딸은 이번에는 자두를 깨뜨렸습니다. 거기서 나온 보석을 늙은 세탁부에게 주고 하루를 더 부탁했습니다. 늙은 세탁부는 이번에도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기사에게 다시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건네주었습니다.
“꿀을 넣어주지 않으면 오늘 밤에는 음료수를 마시지 않을 겁니다.”
늙은 세탁부는 꿀을 가지러 갔습니다. 그 사이 기사는 음료수를 바닥에 버렸습니다. 그리고 늙은 세탁부가 돌아왔을 때 다 마신 척했습니다. 모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기사도 침대에 누웠습니다. 그때 기사의 방에 막내딸이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다시 노래를 불렀습니다.
“당신을 위해 나는 7년 동안 일했답니다
당신을 만나려고 유리언덕을 기어올랐어요
당신의 피 묻은 옷도 열심히 빨았고요
그런데 왜 잠만 자면서 나를 외면하나요?”
침대에 누워 자는 척 하던 기사는 몸을 일으켜 막내딸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사연을 물어보았습니다. 막내딸은 그동안 겪었던 일을 모두 설명했습니다. 기사는 친구들을 불러 늙은 세탁부와 큰딸을 쫓아내버렸습니다. 그리고 막내딸을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기사와 막내딸은 바로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아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