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우화
황야와 정글의 물은 완전히 말라버렸습니다. 마치 지난해 말린 스프링복 육포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늘의 노인이 강한 빛을 내려 보내 펠트(남아공의 내륙 고원지대)에 있는 물을 모두 빨아가 버렸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인은 세상에 열기를 내뿜었습니다. 그가 자러 갈 때는 뜨거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가 깨어나면 다시 햇빛이 쏟아졌고. 카루 나무는 완전히 말라죽었습니다. 강에도 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없었습니다. 불쌍한 동물들은 목이 말라 죽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엄청난 가뭄이었습니다.
마침내 사자 우움 리유가 동물들을 불러 모아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태양은 졌고 달이 하늘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달은 아주 불쌍하다는 듯 뜨거운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우움 리유는 바위 끝에 앉았습니다. 꽤 차가웠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수박 조각처럼 그를 둘러싸고 앉았습니다. 표범, 하이에나, 바이얀, 자칼, 토끼, 거북이 앞에 앉았습니다. 이들은 각 동물의 대장이었습니다. 바위너구리, 미어캣, 고슴도치는 중간에 앉았습니다.
얼룩말, 스프링복, 타조, 기린은 펠트에 서서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은 뭘 먹는 척 했습니다. 하지만 귀를 앞뒤로 쫑긋거리면서 이야기를 들으려 했습니다. 그러면서 위험이 다가오면 달아날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우움 리유 너무 더웠고 지쳤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동물을 잡기에는 몸이 너무 약해졌습니다. 그는 그냥 바싹 마른 혀를 내밀고 바위 끝에 앉아 있었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똑같은 자세로 바위에 납작 엎드려 있었습니다.
구름이 몰려오지 않는지 계속 하늘만 쳐다봤습니다. 그러나 구름은 없었습니다. 하늘은 마치 머리 위에서 빙빙 도는 크고 뜨거운 솥 같았습니다. 솥 위에서 달은 은빛 길을 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별들은 깨진 태양 조각처럼 빛나고. 구름 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마침내 우움 리유는 혀를 말아 넣고 입을 쩝쩝 다셨습니다. 그리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 형제, 사촌들이여. 이제 계획을 세워할 할 시간이야. 다들 가뭄이 뭔지, 어떤지 잘 알 거야. 가뭄이 최악일 때 구름은 흩어지고 물은 바다로 달아났어. 이미 많은 물은 거기로 가 버렸지. 카루(남아공 사막 지역)에는 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비가 잠시 오더라도 이내 땅 속으로 들어가 버려. 땅이 너무 헐거워져서 물을 붙잡아두지 못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우리는 물을 보관할 계획을 만들어야 해. 내 계획은 댐을 파자는 거야. 한두 마리가 일해서는 소용이 없어. 모두가 도와야 해. 어떻게 생각해.”
표범이 대답했습니다.
“100% 동의해.”
하이에나도 말했습니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개미곰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좋은 생각이야.”
자칼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해.”
자칼은 그러면서 달을 보고 눈을 찡긋했습니다. 그리고 코를 뜨거운 모래에 처박았습니다. 아무도 그의 교활한 미소를 보지 못하게 하려는 거였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똑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어.”
동물들은 댐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다들 생각이 달랐습니다. 듣지 않고 서로 이야기만 했습니다. 마치 교회에서 개최한 자선바자회 같았습니다. 이때 거북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두껍고 튼튼한 등껍질에서 목을 쏙 빼고는 이런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그나마 시원할 때 댐을 만들 장소를 찾으러 가도록 해.”
그래서 동물들은 좋은 장소를 서둘러 찾아 댐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들은 열심히 일했습니다. 흙을 긁어내고 땅을 파고 쿡쿡 찔렀습니다.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기 전에 물을 보관한 댐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게으른 자칼만 일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면서 이런 말만 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도록 해.”
마침내 다른 동물들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너나 열심히 해.”
그러자 자칼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왜 멍청하게 댐을 쌓느라고 내 발톱을 망가뜨려야 해?”
“우움 리유가 댐을 쌓자고 했을 때 너도 동의했잖아. 그러지 않았어?”
자칼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하하! 내가 한 말에 매달리는 노예인 거야? 그건 지난밤의 일이었습니다. 이런 말도 몰라? 밤에 보이는 하늘은 해가 뜰 때 보이는 하늘과 다르다. 하하하!”
자칼은 열심히 일하는 다른 동물을 귀찮게 했습니다. 그들이 더위에 지치고 일에 지쳤을 때 그는 깔깔 웃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어? 일하지 않은 사람도 물을 마실 텐데.”
“그걸 어떻게 알아?”
“기다려봐. 그럼 알게 될 테니.”
자칼은 여전히 웃었습니다. 그는 동물들에게 윙크를 했습니다. 마침내 댐이 완성됐습니다. 그날 밤 비가 왔습니다. 댐에는 물이 가득 찼습니다. 물은 댐을 넘어 펠트로 흘러갔습니다. 넘친 물은 평원을 지나 바다로 흘러갔습니다. 평원에는 다시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꽃도 피었습니다. 하늘의 노인은 더 이상 잔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열기로 세상을 태우는 일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친절한 미소로 내려다보았습니다.
동물들은 물을 보고 너무 기뻐했습니다. 그들은 물이 필요할 때면 멀리서든 가까운 곳에서든 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자칼이 댐 앞에 서 있었습니다. 드디어 해가 졌습니다. 야생동물은 낮에 잠을 자고 밤에 사냥을 합니다. 자칼은 댐에 가서 원하는 만큼 물을 마셨습니다. 일부는 진흙 냄비에 담아 집으로 갔습니다. 그는 이어 댐에 들어가 헤엄을 쳤습니다. 몸을 식히려는 것이었습니다. 물은 진흙투성이가 됐고 더러워졌습니다. 다른 동물들이 오자 그는 댐에서 나와 펠트로 달려갔습니다.
“크르릉! 크르릉!”
이 사실을 알게 된 우움 리유는 화를 냈습니다. 자칼은 매일 밤 댐에 갔습니다. 그는 이곳저곳을 잘 살펴보았습니다. 덤불 속에 바이얀이 숨어 있었습니다. 자칼은 교활했습니다. 그는 바이얀을 못 본 척 하면서 댐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면서 앞다리를 들고 춤을 추었습니다.
“달콤한 물이여, 나의 달콤한 물이여!”
자칼은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한 소절을 마칠 때마다 그는 진발가락을 흙 냄비에 넣어 물을 쪽쪽 빨아먹었습니다.
“아! 꿀맛이로군. 이 달콤한 물을 냄비에 가득 담은 다음에 더러운 물을 어떻게 할까?”
바이얀은 자칼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는 덤불에서 기어 나와 자칼에게 다가갔습니다.
“자칼, 좋은 밤이로구나. 내게 그 달콤한 물 좀 주겠니?”
자칼은 마치 깜짝 놀란 것처럼 깡충 뛰었습니다.
“아이고 깜짝이야! 여기서 뭣 하니, 바이얀?”
“그냥 산책하고 있어. 좋은 밤이잖아.”
“그런데 그 큰 몽둥이는 왜 들고 있는 거야?”
“그냥 땅을 파려고.”
“정말 내 달콤한 물을 마시고 싶은 거니?”
“그럼.”
“그럼 몽둥이를 내게 주는 게 어때? 나는 더 이상 이 더러운 물이 필요 없어. 그런데 너는 냄비의 물을 마시고 싶어 하지. 네가 물을 마시는 동안 몽둥이를 내가 들고 있을게.”
바이얀은 몽둥이를 자칼에게 던지고 냄비로 달려갔습니다. 그는 손가락을 집어넣자 자칼을 냄비를 싹 치워버렸습니다.
“안 돼. 잠시 기다려. 더 좋은 방법을 가르쳐줄 게. 누워 있으면 물맛이 더 좋을 거야.”
“정말?”
“그럼. 얼른 누워. 그러지 않으면 물을 한 방울도 못 얻을 거야.”
자칼은 워낙 말을 잘 했습니다. 그래서 바이얀은 완전히 속아 넘어갔습니다. 그는 바닥에 드러누웠습니다. 자칼은 몽둥이를 들고 바이얀 배에 올라탔습니다.
“자, 형제여! 먼저 줄로 묶을게. 그런 다음 내 물을 먹게 해 주지.”
“그래, 그렇게 해.”
바이얀은 달콤한 물을 마실 생각에 침을 꼴깍 삼켰습니다. 그는 댐을 지켜야 한다는 걸 이미 잊어버렸습니다. 자칼은 댐을 돌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손가락을 냄비에 넣어 쪽쪽 빨았습니다.
“달콤한 물이여, 나의 달콤한 물이여!”
“내게는 언제 줄 거니?”
“자! 지금 네 물이 여기 간다.”
자칼은 잔인한 미소를 띠며 바이얀에게 몽둥이를 휘둘렀습니다.
“으악!”
바이얀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는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하지만 그를 구하러 올 동물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구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구를 때마다 자칼은 웃으며 몽둥이를 휘둘렀습니다. 자칼은 냄비에 물을 가득 담고 댐에서 시원하게 헤엄쳐 물을 진흙탕으로 만든 뒤 달아났습니다.
“형제여! 안녕. 물을 맛있게 마시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