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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일 도슨트 Mar 23. 2020

프랑스 코로나는 언제 끝날까?

파리지앙이 정리해주는 지금 파리 뉴스.

3월 17일 프랑스 봉쇄가 시작된 지 벌써 5일차에 들어섰습니다. 프랑스에 일정 기간 살았던 사람들은 이 프랑스인들의 자유를 박탈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 사실 이들에게는 그것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SAUVEZ DES VIES, RESTEZ CHEZ VOUS"


임마누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


"자택에서 격리하세요, 목숨을 지키세요"


* 글 하단에 현재 프랑스 교통 및 통제 상황을 정리해두었습니다.


라며 SNS와 여러 공식 채널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파리 사람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벌금에 대해 관대했었던 사크코지 대통령 시절에는 가끔씩 주차 위반도 면제해 주었는데, 행복했던 그 시절 나름의 "벨 에포크"를 떠올리면서 무시해나가는 건 기본이었고요. 게다가 시행 첫날에는 심지어 벌금을 면제해 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격리 면제 조항 가운데 하나인, "개 산책과 집 주변 운동"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서 운동하기 시작합니다. 안 그래도 개성이 강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도시 사람들 중 하나가 파리인데, 자유로운 행동을 막으니 이제는 모호한 행정령 범위 안에서 행동을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해야하는 사회적인 사람들인데 제한 되니, 평소에는 조깅을 하지도 않는 사람까지도 센 강변으로 나와서 뛰기 시작하고, 그곳에서 운동한다는 핑계로 만나서 이야기합니다. 파리시는 참고로 전체 가로 길이가 14km 정도로 대도시 치고는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센 강을 통해서 5KM만 움직여도 절반 정도 움직이기 때문에 웬만한 곳에 도달 가능합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파리는 걸어서 구경해도 된다"라는말을 괜히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대로 격리를 시작한 18일에는 너무나 날씨가 좋아서 너무나 사회적행동이 강한 이들에게는 집에서 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도 볼 정도의 조건이었습니다.


<3월 18일 저녁 파리>


평소라면 너무나 지극히 정상적이지만, 국가적으로 사람들이 모두 격리인 상태에서 볼 때, 격리가 도대체 무엇이지?라는 질문이 듭니다. 이 장면은 마치, 학생들에게 현장학습을 위해 수업을 쉬고, 박물관에 보내 놓으니 그곳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파리 신문에서는 "골리아족(파리사람들을 지칭함)은 정말 격리에 저항하는 것인가요?"라고까지 기사를 제목 타이틀로 잡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강화돼서 경찰이 수시로 저 에펠탑을 잘 찍을 수 있는 트로카데로 Trocadéro를 지키면서 벌금을 부과합니다.



실제로 트위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집주변의 경계가 모호해서 사람들이 이곳저곳 걸어다니니, 국가에서 "20분 이내, 집 주변 2KM"로한정 지었더니 트위터에 한 사람이 질문한 내용입니다.


질문자 : "집 주변에서 10km 뛰는 것도 괜찮나요?"
프랑스 스포츠부 : "그건 불가능합니다. 오랫동안 외출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만약에 10KM를 20분 안에 주파할 수 있다면 GWR(기네스 세계 기록부)에 연락하세요"



실제로 이것들을 막기 위해, 파리 자체로 행정령을 발동해서 19일 금요일 15시부터 기존에 사람들이 많이 뛰어다니는 코스인, "센 강변, 앵발리드 근처 공원, 에펠탑 앞 공원"을 통행금지구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어길 시 135유로의 벌금이 부과되는 데, 이전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검사하고 있고요. 시행 첫날에는 사람들이 몽마르트, 샹젤리제, 콩코드 광장, 루브르 등을 산책하면서 자유롭게 걸어 다녔고 차량 위주로 검사했는데, 이제는 도보로 걸어 다니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검사하고 있다고 한다고 해요.


첫 번째 걸리면, 벌금이 135유로(한화 약 18만 원)인데 통제 15일간 다시 걸리게 된다면, 1,500유로(한화 약 200만 원)로 인상합니다. 3번 이상 적발 시에는 범죄로 전환, 6개월의 징역 혹은 3,570유로(500만 원)까지 올라가게 돼요. 수치상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를 마주하고 있어서 인지 국가적으로 직면한 제일 심각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이젠 14일 격리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를 넘어서서 연장이 되느냐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사태가 진전되지 않으면 아마도 30일 이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충분히 보입니다. 실제로 이곳에 사는 입장에서 보면 이 사람들도 격리 3일차까지는 별 반응 없었는데, 이제 슬슬 반응이 오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계속해서 국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제가 살고 있는 파리, 일 드 프랑스 지역에서 21일(토요일) 기준 4,695명인데다가 주변에서 계속 환자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간다는 제보와 사진이 올라오면서, 특히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주로 많이 염려하고 있구요, 그 이유는 혹시라도 감염될 경우, 벌써 이곳의 의료체계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경우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이곳의 의료 카드인 "carte vitale"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보험처리도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날씨가 좋아지면서 많은 인파들이 밤에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남프랑스 위주로 10개의 데파트멍 département(2번째로 큰 행정구역 단위)에서 밤에 통금 le couvre-feu을 23일부터 시행합니다. 23시부터 익일 4시까지(총 5시간) 35유로의 벌금을 부여하고요. 스페인 접경 지역인 페르비냥 Perpignan은 20시부터 익일 6시(총 8시간)을 통금으로 지정한 곳도 있고요.


니스, 칸느 등이 포함된 해안가 지역 알프스-마리팀지역은 Alpes-Maritimes21일부터 벌써 22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총 7시간)는 차량 전면 금지, 가게는 모두 9시 반에 닫는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파리 부근 일 드 프랑스Ile-de-France에서는, 유일하게 21일부터 콜롬 colombes 지역 사람들이 유난히 통제에 따르지 않고 밤에 나오기 때문에 통금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배달은 허용돼서 자전거로 음식 배달 중에 멈춰 선 직원, 앵발리드 부근, 차량하나 지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답답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일상을 차분히 이어나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고생하는 프랑스 의료진을 위해서 매일 20시에 창문을 열고 손뼉 치기도 했고(해시태그 #onapplaudit, 우리는 응원합니다), 한 경찰은 도로에서 춤도 추면서 격리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기도 합니다.


도심 속에 사는 분들이라면, 물건을 구입하거나 빨래 방을 이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고요, 초반에 마트에 많은 물량이 바닥나서, 먹을 것이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던 사람들의 염려와는 다르게 빠르게 물건을 채워 넣고 있었습니다. 다만 물건을 구입할 때는 서로 안전거리를 유지해달라고 부탁하고, 한 매장에 4명 정도만 들어오도록 유도하면서 바닥에 테이프로 공간을 구분해 놓았고요, 그래서 밖에는 기다리는 사람들로 보통보다 마트에서 장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3시간마다 혹은 여유가 되는 데로 직원이 셀프 계산대를 청소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일부 빵집에서는 사망자가 폭등한 이탈리아를 응원하는 의미에서 "VIVA ITALIA"(이탈리아여 영워하라)가 적힌 케이크를 만들기도 하는 여유까지,



프랑스는 지금도 (보건) 전쟁 중입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고는 있지만 학생들은 선생님 온라인으로 내주는 숙제를 이행하고, 부모가 선생님처럼 일과를 정해서 공부와 정원에서 운동도 시키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프랑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료 여건이 확실히 한국보다는 부족한 것도 맞지만, 마스크가 없어서 중국에서 수입해오고 마스크는 의료진에게 우선지급하면서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LVMH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이 향수 생산라인을 손 세정제 만드는 공정으로 바꾸어 보급하고, 천만 개가 넘는 마스크를 기증하겠다고 하는 둥 외부에서의 지원도 오는 실정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와서"길거리에서 마스크를  필요 없습니다.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손만 씻으면 됩니다"라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서 1-2시간씩 줄 서는 한국의 입장과는 정반대이긴 하지만, 다른 문화와 인식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들이 맞지 않는 분들은, 지금도 언제 끊길지 모르는 파리-인천 대한항공 직항 노선을 구하기 위해서 떠나거나 지금도 구하고 있고요. 대한항공은 인천-파리 노선이 첫 유럽 노선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답니다. 가장 큰 비행기 기종인 A380을 유럽에서 유일하게 항상 띄우는 노선이었는데 최근에는 그보다 작은 B773-ER로 바꾸었고 25일부터 주 3일 운항으로 바뀌었습니다. 때문에 최대한 빨리 귀국하고자 비니지스나 퍼스트 항공도마다 않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중국 부자 유학생 들이 이제는 다시 안정세에 접어든 중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런던-상해 비행기 편을 18만위안(원화 3천만 원)을 주고 선택했다고 하는 이야기도 지인을 통해서 들려옵니다.


한국의 언론을 보면 감염자 숫자가 사망자 숫자로 심각해 보이지만. 실제로 파리는 조깅도 하고, 마트에서 장도 보고, 심지어 파리시에서 열어주는 도심 속 길거리 시장도 아직도 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도 제법 나와서 그나마 열려 있는 빵집과 치즈 가게등에서 물건을 구입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격리가 더 길어질지 혹은 그래도 독일처럼 일주만 통행을 제한하고 자율적으로 변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럽연합에서 코로나 관련 회의를 하면서 내놓았던 이야기가, "우리는 코로나를 간과했다"였으니까요, 예측은 지금 부정적이지만, 긍정적인 예측도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앞으로 변하게 될 상황들을 꾸준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하트부탁드립니다





※ 파리 3월 22일 기준 현재상황


1. 교통


- 파리 지하철, RER 50퍼센트 축소 운행(도심에서 공항까지 운행, RER대략 10분당 한 대)

버스는 23일부터 환자수송을 위해 쓰여서 제한된 시간만 대중에게 개방, 가능한 지하철 이용 권고

- TGV 대부분 취소, 실시간으로 프랑스 철도청 SNCF 홈페이지. 출발 전날 17시에 공지 https://en.oui.sncf/en/

- 프랑스 국내 버스 OUIBUS, FLIXBUS 미운행

- 에어프랑스 전체 10%노선만 운행, 국내선 수시로 스케줄 변화 거의 취소됨

- 파리시내에서 공항까지 운영하는 LE BUS 운행중(현금 결재 X, 카드 결재만 가능, 혹은 홈페이지 사전 예약)

- 대한항공 파리 직항편은 24일까지 매일 운영, 25일부터 화목토 (주 3회 운영)


2, 생활


- 일부지역 통금(남프랑스 위주)

- 통제지만 필수 이동은 가능(일, 마트장보기, 병원 방문, 집 근처 운동, 강아지 산책), 활동 확인서 지참

- 주한 프랑스 대사관 영사업무 오픈(09:00- 16:30) 들어가기전에 여권 제시)

- 우체국 오픈(리스트 확인)

- EMS 관련 배송은 진행하지만 실제로 소포가 한국에서 오는지는 미정.


통제는 3월 31일까지 예정.


확진자 22일 기준 14,459명 사망자 56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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