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여행 오는 분들에게 한곳만 보지 않고 다양한 도시들을 돌아보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에요. 각기 다른 도시에서 느껴지는 매력을 경험하고 나면 “프랑스”라는 곳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노르망디의 관문인 “르아브르”라는 곳에 오게 되면 가장 모던한 도시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글자 그대로 현대적인 곳인데, 뉴욕의 맨해튼처럼 큰 빌딩이 들어선 것이 아니라, 오래된 역사를 가진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나무나 대리석이 아닌, 건물 철골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요. 유럽의 건물들이 대리석이 포함된 것들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이색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르아브르의 전경 르아브르 le havre라는 곳은 “항구”라고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곳이 역사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센 강을 통해서 프랑스의 수도 파리로 가는 지역의 중요 방어 도시로 성장하면 거예요. 프랑스의 문화 부흥기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프랑수와 1세François Ier 는 영국과의 100년 전쟁의 역사를 경험하고 나서 이곳 르아브르 le havre, 옹플레르 honfluer, 아플레르 harfleur 에 성벽을 세우는데, 센 강을 기준으로 강의 흐르는 방향에 우안(오른쪽)에는 르아브르, 좌안(왼쪽)에는 옹플레르가 쌍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프랑수와 1세François Ier 동상 이곳은 18세기 프랑스에서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노예무역을 통해서 급성장했지만, 도시의 운명은 1944년 9월 10일을 기점으로 180도 달라집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같은 해 6월에 있었고, 여러 지역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뒤처진 남겨진 르아브르, 이곳을 손에 넣기 위해서 연합군은 폭격을 감행합니다. 엄청난 피해는 예견된 상황이었습니다. 독일군은 공습을 미리 감지했고, 시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했지만, 그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시민들은 그 명령을 따르지 않았고, 승리자가 됨과 동시에 패배자가 됩니다.
이곳을 재건한 핵심 인물이 바로 “오귀스트 페레 Auguste Perret”입니다. 기존 건물과는 혁신적인 형태의 건축을 보여준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스위스에서 파리에 올라와서 바로 이분 곁에서 그의 기초 지식을 쌓았습니다. 그래서 둘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기 때문에, 둘 간의 건축은 비슷한 점이 많기도 합니다.
생 조셉성당 Eglise Saint Joseph
도시 곳곳의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곳을 들어오며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건물이 바로 그의 대표 작품이자 유작인 “생 조셉 성당”입니다. 건물의 외관을 보면 마치 탑의 모양을 가지고 마치 미완성의 건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부로 들어오게 되면,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형태와 신성한 성당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방문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 본연의 아름다움에 도달하기 위해서, 예술가는 단순함을 극대화해야 한다.”
오귀스트 페레 Auguste Perret
마그리트 위레Marguerite Huré의 스테인드글라스가 기존과 가장 다른 점은 색과 모양의 2가지 형태에서 색으로만 이야기를 담는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즉, 기존의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모양이 있어서 그것을 보고, 성경의 내용을 이해했다면 그녀는 각각의 12,768개의 유리를 통해서 수직의 창에 밖에서 안으로 빛이 들어오는 장치를 이용해, 만들지는 7개의 빛의 혼합에 각각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세계문화 유산으로써의 르아브르 UNESCO WORLD HERITAGE, LE HAVRE
르아브르는 이후에 시청사와 도시의 대부분의 건물을 비롯해서 2005년에 남아프리카 더빈에서 열린 유네스코 회의에서 안토니오 가우디의 걸작들과 함께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실험적인 건축물을 설계한 오귀스트 페레 Auguste Perret와 그의 제자들의 작품을 유네스코에 추천하면서, 그에게 “콘크리트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콘크리트의 잠재성을 최대한 잘 발휘해 133헥타르의 지역을 유네스코로 선정하였습니다.
이곳은 전쟁 이후 도시 재건의 획기적인 예로 남아 있습니다,
유네스코 위원회
이곳에는 브라질의 도시를 완벽히 복원했던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의 복합 예술센터 불칸 volcan과 21세기 프랑스 건축의 대표주자 장 누벨의 항구, 보방 쇼핑센터 등 건축도시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bassin du commerce 상업 운하에서 본 르아브르, 하얀색의 르 볼칸, 등대모양의 생 조셉 성당 뮤마 MUMA
앙드레 말로 미술관 Musée d'art moderne André Malraux
현대적인 건축 외에도 시립미술관이지만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뮤먀 MUMA 앙드레 말로 미술관 Musée d'art moderne André Malraux이 있습니다. 앙드레 말로는 프랑스의 최초의 문화부 장관이고, 마크 샤갈에게 파리 오페라의 천장화를 맡기는 등의 지금의 문화 예술 문화를 이끌었던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이곳은, 프랑스에서 2번째로 가장 많은 인상파 화가 작품이 있습니다. 0층과 1층, 2곳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모네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외젠부댕의 작품이 항상 반겨주는 곳입니다.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작품이 소장된 이곳은 최근에도 막대한 양의 기증을 받으면서 노르망디에서 인상을 찾아다녔던 많은 화가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0층은 상설전시로, 1층은 영구 전시로 작품의 위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드가, 모네, 르누아르, 폴 세르쥐에, 마네, 앙리 에드몽 크로스, 드랭, 피사로, 니콜라드 드 스탈, 반 동겐, 발로통등 보통 20세기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흥미를 불러 일으 킬 작품들이 많습니다.
박물관 앞에는 인상파라고 하는 그림을 탄생시켰던, 모네의 인상 “해돋이” 작품을 그렸던 곳이기도 합니다. 보불 전쟁이 끝나고 어릴 적 추억이 담겨 있는 항구도시에 가족들과 찾아와 라미호테 호텔(hotel l'Amirauté,)에서 해가 뜨는 장면의 주요 부분만 포착해서 무명 예술가 협회 전시에 친구들(드가, 르누아르 등)과 같이 내어 놓았던 그림을 보고 평가했던 이름이 결국 인상파라고 하는 새로운 그림의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르아브르는 프랑스에서 가장 최고의 도시라고 생각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90퍼센트가 파괴된 이후에 지금과 같은 모습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쟁의 아픔의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유럽에서 5번째로 큰 항구로 지금도 배들이 컨테이너를 가지고 드나다는 활발한 도시, 우리나라의 인천을 연상시키는 곳입니다.
바다의 풍경과 현대적인 모습이 어우러져서, 전쟁의 흔적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왠지 모를 새로운 기운을 느끼고 돌아갑니다. 해안가 도시에 가장 필요한 등대 모양을 하고 있는 107미터의 생 조셉 성당과 철골 콘크리트 건물 그리고 인상파의 흔적이 진하게 담겨 있는 이곳, 색채의 마술사 라울 뒤피 RaoulDufy마저 이곳이 고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욱더 놀라게 됩니다.
멀리서 바라본 르아브르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