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여러가지가 좋다고 하는 데 그중에 많이 듣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빵이 맛있다."라는 이야기다. 가까운 나라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을 경유해서 오는 수 많은 여행자들은 맛있지만 저렴한 가격에 행복해 한다. 그리고
"이 곳, 프랑스 파리의 모든 빵들은 맛있다"
라며 성급한 일반화시키는 작업을 하곤한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특별히 더 맛있고 좋은 빵을 먹을 기회가 많은 파리지앙, 파리지엔느 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마치 이제 막 한식의 맛을 접한 프랑스인들이 파리에 100개가 넘는 한식당에 들어가서 달달하고 양념이 된 불고기를 접하고는 "불고기는 다 맛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우리는 엄연히 맛의 차이를 알고 있는데 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관광객들이 와서 먹고 아무데서나 감탄하는 그런 바게트, 크로와상 등을 절대 줄서서 먹지 않는다. 그들이 가는 곳은 관광객이 현저하게 적거나 집근처 혹은 일근처에 가격대비 괜찮은 곳에서 그들의 시간을 할애할 게 분명하다. 그게 여유가 많은 주말이 아니라 주중이라면,
그렇게나 바쁜 그들이 아침 붐비는 시간에 줄을 서서 먹는 곳이 있다. 지역도 사실 관광객들이 숙소로 머물법한 곳이지 많이 지나 다니는 곳도 아니다. 아마도 이 빵집을 열었던 2명의 주인은 가게를 열때 임대료도 고민하면서 열지 않았을까?
"파스칼 & 안토니 Pascal & Anthony"
<빵집 로고, 파스칼과 안토니>
한 제빵사와, 파티시에pâtissier가 만나서 창업한 가게 이다. 이들은 여느 유명한 프랑스의 쉐프들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유명식당에서 일하다가 본인만의 가게를 차리는, 처음 이들은 아시아의 대표 고급 빵, 곤트란쉐리에Gontran Cherrier 밑에서 일을 시작하였다. 이 빵집은 한국에도 정자동, 서래, 압구정등지에 여러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에 공격적으로 매장을 열때 함께했는데 유능했는지 파스칼이 연 지점만 6개 될 정도로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6여년을 일하다가 더 이상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파리로 돌아가서 매장을 열기로 결심한다.
기존의 프랑스의 많은 빵집들은 전통에 매달려서 새로운 맛의 변화가 몰려오는 파리 트랜드에 뒤쳐진다고 생각하고 가게를 열기로 결심한다. 과거의 전통과 새로운 시대의 합쳐짐을 추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이곳이다.
PASCAL & ANTHONY
가게는 에펠탑이 가까워서 그리고 편리성때문에 민박집이나 에어비엔비 숙소가 있는 15구에 있다. 보통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은 센강근처다. 하지만 이곳은 거기서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와야한다.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가장 붐비지만 아침을 추천한다. 아무리 맛있는 빵이라도 식게 되면 그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파리 음식을 소개하는 인스타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오전에 방문해서 먹었던 뺑 오 쇼콜라pain au chocolat의 맛을 잊지 못한다. 빵을 먹는데, 마치 떡을 먹는 듯한 쫀득함이 느껴졌고, 갓 만들어진 초콜릿이 안에 녹아 있는 맛이 일품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커피와 함께 먹고 출근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사진을 찍었던 시간은 오후였기에 사람들이 없었다.
<들어가서 왼편에 위치한 디저트, 샌드위치 파는 공간>
내부는 2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진다. 빵과 디저트 및 각종 샌드위치를 살 수 있는 곳과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곳에는 커피나 차도 마실 수 있는데, 특별히 차는 Gryphon 브랜드를 선정했는 데, 각종 유명호텔에 납품한다고 한다. 오후에 가면, 텅텅비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빵 파는 공간>
빵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건 크로와상croissant, 팽 오 쇼콜라pain au chocolat이다. 가격도 각각 1.1유로, 1.2유로로 맛에 정성에 비해 적당한 편이고 한국인들에게도 알려진 파리의 여러 체인점의 빵집보다 훨씬 더 좋은 퀄리티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오후에는 조용하다가 저녁때가 되면 사람들이 몰리는데 이는 다음날 먹을 아침 바게트를 사기 위함이다.
<조명은 열을 내서 빵들은 따뜻하게 보관하고 있다>
보통 크로와상은 크게 2가지로 나뉘는 데, 바삭한 느낌과 버터로 부드러운 맛이다. 이곳은 그 중간 단계로 더욱 더 진화해 가는 프랑스 파리의 빵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혹시, 여행하다가 시간이 된다면 잘 알려진 빵집보다 그 바쁜 파리지앙들이 줄서서 먹는 파스칼 & 안토니를 들려보는게 어떨까?
그리고 이곳 옆에는 조지 브라센Georges Brassens 이라는 방과후에 뛰노는 아이들과 퇴근 후 조깅하는 조용한 공원도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 한적하고 여유로운 파리 공원에서의 맛있는 빵과의 시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파리생활의 소소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