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카이도 삿포로 건축기행 안도 타다오 물의 교회

이남일 도슨트 후

by 이남일 도슨트

훗카이도 건축기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정은 어디를 갔는가보다, 그 공간을 어떻게 경험했는가에 더 무게를 둔 시간이었습니다.


자연과 건축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해해보려는 시도였고, 그 중심에 안도 타다오의 건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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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직접 공간을 마주하며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면 전달되기 어려운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기에, 이번 일정은 그 지점을 함께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두었습니다.


훗카이도는 자연이 압도적으로 앞에 있는 곳입니다. 눈으로 덮인 풍경, 인공적인 요소가 거의 개입되지 않은 환경 속에서 건축은 스스로를 과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익숙하게 보던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자연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조정하며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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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지역에서 만나는 건축은 형태나 규모보다, 어떤 태도로 자연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읽힙니다.


안도 타다오의 ‘물의 교회’와 ‘부처의 언덕’은 그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물의 교회는 자연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공간입니다. 수면 위에 놓인 십자가와 전면 유리를 통해 외부의 풍경이 그대로 내부로 들어오고, 건축은 그 장면을 담아내는 틀처럼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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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부처의 언덕은 전혀 다른 접근을 취합니다. 겉으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야 비로소 공간이 열립니다. 건축은 자연과 마주하기보다, 그 안으로 스며드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같은 건축가의 작업이지만,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한 지역에서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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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정에서는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에 머물며 물의 교회를 저녁과 아침, 서로 다른 시간대에 경험하도록 구성했습니다. 같은 공간이 빛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인상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사진이나 사전 지식만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공간은 고정되어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환경과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읽힌다는 점을 체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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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라는 시기도 중요한 선택이었습니다. 훗카이도의 겨울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이동에 변수가 많습니다. 설경을 충분히 경험하면서도 일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현실적인 조건을 함께 고려해 시기를 설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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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과 식사 역시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경험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보고 준비했습니다.

비에이 지역에서는 건축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자체를 깊이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의 호수와 크리스마스 트리, 마일드세븐 나무는 각각의 장소라기보다, 이 지역이 가진 풍경의 결을 보여주는 장면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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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결국은 그 배경이 되는 자연을 어떻게 경험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훗카이도 건축기행은 많은 것을 채우는 일정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보고 충분히 느끼는 데에 집중한 여정이었습니다. 공간을 해석하는 방식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각자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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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 함께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여정에서도 그 경험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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