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 혼자 산다'를 보다가 키가 멤버인 민호에게 SNS 하면서 말끝마다 마침표를 쓰는 사람 처음 본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사실 나는 문장마다 마침표를 꼭 찍는 스타일이라 블로그를 할 때나 SNS를 할 때 꼭 마침표를 넣는데 그게 이상한 건가 싶어 다른 사람들의 피드를 보니 정말 마침표를 쓰는 사람이 없어서 놀랐다. 그래서 나는 요즘 SNS를 쓸 때 마침표를 썼다가도 왠지 모르게 지우게 된다. 말투, 문자, 대화 등은 그 사람의 성향을 대변해 준다. 말끝마다 마침표를 찍는 나는 꽤 진지하고 단호한 사람이다.
나는 문자를 할 때 거의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성격이 급해서 문자를 보내다 보니 장문의 문자보다는 짧게 보내는 편이고 긴 말이 필요할 때는 전화를 바로 하는 편이다. 생각하다 보니 혹시 이것도 실례였나 싶어 바로 초록창에 '띄어쓰기 안 하는 사람'이라고 검색을 해봤는데 역시나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비난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하아.. 나는 늘 스스로를 상냥하거나 친절하지는 않지만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는 사람은 아니야라고 자부했는데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민폐녀였겠구나. 세심한 배려가 없던 내 모습에 갑자기 민망해졌다.
MBTI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INTJ이라고 나온 나의 성향을 봤을 때 정말 나는 배려가 없고 개인주의가 심한 INTJ가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물론 악의는 없으나 가끔 이기적으로 보여서 누군가에게는 재수가 없는 대상일지 모르겠다. 사실은 조금 그런 부분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변명을 하자면 정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못한 거니 말해주면 신경 써서 다음부터는 반복되는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판타지보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들을 좋아한다. 현실이 꾸며낸 상상보다 더 무섭고 잔인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남편은 이런 나를 보면서 늘 무섭고 잔인한 것만 본다며 좀 밝고 활기찬 것들을 보라고 타박하지만 실제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며 고집하며 챙겨보는 편이다. 범죄를 다룬 어느 프로그램에서 사이코패스를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이마에 알파벳 'E'를 적어보라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나는 내내 가 편한 방향으로 'E'를 적었는데 일반적으로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보기 쉽게 'E'를 반대로 쓴다고 한다. 하지만 자기중심적이고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이코패스는 본인이 보는 방향으로 'E'를 쓴다고 한다. 한국인 10명 중 7~8명은 상대방 기준으로 그린다는 친절한 설명에 한 번 더 소름이 끼쳤다. 퇴근한 남편에게도 시도했는데 역시나 나와 반대로 적어서 서로 놀란 적이 있다.
분명 나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까지는 아니다. 추리물과 범죄스릴러를 좋아하지만 흥미로움이지 절대 행동으로 옮길 생각은 없다. 그리고 그럴 배짱도 전혀 없다. 어느 박사의 이야기로는 사이코패스와 같은 유전적 요인을 타고났어도 가정환경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 문득문득 느끼는 나의 부족한 세심한 배려들에 지나간 나의 친구와 연인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배워서 나의 부족한 배려심 채워가려고 한다. 나의 부족한 배려를 단순한 악의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