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영화 <다음 소희>
영화 <다음 소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매우 간단합니다.
'부조리는 외면이 아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시대에 한국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입니다. 관심이 필요한 이유는 영화에서 나온 '소희 사건'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래야 다음 소희에게 다른 사회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줄거리는 콜센터 사건으로, 현장 실습을 나간 여고생 소희가 겪은 사건을 소재로 하는 사회 고발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부조리는 매우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경찰은 유서에 있는 마지막 부조리 고백을 외면하고, 학교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하청의 하청인 회사를 선택하며, 교육청은 지방 교육청의 순위 싸움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외면하고, 회사는 낮은 급여 취업자를 알면서도 하청의 하청 경영을 계속합니다. 이는 취업 여고생을 시작으로 직선으로 연결되어 보여줍니다.
수능에서 점수 1점 가지고 한 명 한 명 줄 세우지 말자며, 등급으로 바꿔서 수험생의 옥죄는 마음을 풀어줬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취업계는 여전히 숫자와 등수로 줄 세우기를 하는 모냥입니다.
영화에서 다루는 사건은 겨우 6년 전인 2017년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일본 영화 <어느 가족(2017)>은 칸 영화제에서 축구 월드컵 우승에 버금가는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일본 국민들 가운데 노인 연금을 받기 위해 사망 신고를 늦추는 일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일본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일본 영화 <아무도 모른다(2004)>는 1988년도 아동 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14살에 받아 최연소 수상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6년이 지난 2010년도 오사카에서는 이혼한 엄마의 잦은 외박과 3살 그리고 21개월 아이의 방치로 인한 아사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아동 사건 문제를 충분히 개선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한국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21년 1월에 방영된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양천구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일명 정인이 사건)을 다루며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신고를 해주었던 어린이집과 이웃들의 신고가 뒤늦게 밝혀져 최소한의 사회적 시스템은 갖추었지만, 정인이의 삶을 주도했던 아동 위탁 단체의 문제점과 무정한 부부의 행동 등이 문제였습니다.
우리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소희가 다녔던 학교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이스터 고등학교와 특성화 고등학교입니다. 영화 <다음 소희>의 사건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높습니다. 만약 경찰이 누군가의 고백을 무시한다면, 학교의 취업률이 숫자로 계속 중요시되고, 교육청이 타인을 탓하는 일관된 태도를 보인다면, 회사의 다단계 하청 업체가 계속된다면, 제2의 소희 사건은 발생합니다. 우리는 다음 소희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영화 <다음 소희>는 나에게 숙제 같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팟캐스트 <매불쇼>의 영화 코너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적은 상영관 수 때문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어려웠습니다. 최근에 관객 수가 9만 명을 돌파해 10만 명에 일조해 보자는 생각에, 보려는 마음으로 상영관을 검색하다가 '억지'라는 게 싫어서 결국 IPTV로 봤습니다.
줄거리는 내 고향 전주시에서 일어난 콜센터 사건으로 현장 실습을 나간 여고생 소희가 겪은 사건을 소재로 하는 사회 고발 스매싱 액션 드라마 영화입니다. 극 중 경찰 역으로 나온 배우 배두나는 '소희 사건' 담당하게 되며, 추가로 조사해야 하는 점을 하나씩 발견합니다.
영화는 사건을 다각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취재나 자료 조사를 많이 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에서 소재의 쓰임이 과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사이다 같은 시원한 장면들이 너무 시원했으며, 응징에 대한 장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와 회사에서 성적표 같은 숫자들이 사람을 옥죄는 것 같아 너무 서글펐습니다.
<매불쇼>에서 재미가 있다면서 추천을 했는데, 재미가 있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솔직히 시사성이 많아서 재미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추천보다 '강력 추천'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사건을 다각적으로 매우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과, 죄가 있는 사람을 일명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때문입니다.
주인공 소희 역을 맡은 김시은 배우는 정보가 없어서 기대가 없었지만, 영화 내내 뛰어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팀장에게 대드는 모습이나 감정적인 표정 연기까지 20대 중반이라기에 매우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또한 소희 친구로 나오는 남자 배우들과 배두나 동료 경찰도 좋은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저는 영화관에서 관람하지 못한 채로 미루고 있던 숙제를 WAVVE 사이트에서 결제하여 끝냈습니다. 이 영화는 내게 좋은 숙제였기 때문에 감사했습니다. 최근 코로나 시국이 끝나가면서 영화관을 자주 방문하게 되었는데, 한국 영화들 중 작품성이나 흥행성이 실패한 작품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소희>도 예상보다 조심스러웠습니다. 클리셰로 범벅되면 어떡하나, 신파가 나올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모두 피해 갔습니다. 이 작품은 사건, 영화, 그리고 배우들까지 모두 긴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