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어린 시절 명훈이가 초등학교 시절 무서운 버스 탄 이야기다. 초등학교를 1986년도에 입학했고, 저학년 때로 기억하니까 1980년대 후반이다.
명훈이는 동네 형,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였다. 지금 버스는 탈 때 삑! 하고 교통카드를 대고, 내릴 때 대지만, 그 당시에는 뒤 문으로 타고, 앞 문으로 내릴 때다. 일단 타고, 내릴 때 동전을 내는 방식이었다. 동네 형들을 따라 뒤에서 타고 뒤에서 내리는 식으로 사람들이 내릴 때 같이 내렸다. 그렇게 여러 곳을 공짜로 타고 다니며 여러 동네에 가서 놀았다.
어느 날 혼자 몰래 타기로 했다. 겁도 없이 왜 그랬는지 기억은 없다. 아마 목적지도 없었을 것이다. 형과 친구들 따라 그냥 타고 그냥 내렸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는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가, 몇 정거장 더 가고, 혼자라는 생각에 무서운 생각도 들었는지, 빠르게 내리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또한 몇 정거장은 내리는 사람이 없어서 꽤 지나치고, 결국 종점 비슷한 곳에서 사람들이 내릴 때 따라서 몰래 내렸다. 내린 곳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분명한 건 꽤 멀리 왔고, 공장 건물들이 있는 곳이었다. 명훈이는 낯선 곳이 무서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내렸던 곳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사실 불안한 마음이나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생각보다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어린 나이에 왔던 대로 그대로 돌아가면 되겠거니 생각했던 것 같다. 다만 돌아가는 풍경은 기억이 난다. 허허벌판인 곳을 꽤 오래 지나쳤고, 공장 건물이 많았다.
목적지나 도착지를 모르고 탔던 버스는 꽤 오래 여러 곳을 다녔고, 내리기와 다시 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결심한 건 명훈이가 아는 지역으로 가자는 것이었다. 살던 집은 중앙동이었고, 가까운 곳에 이리 역(현 익산 역)과 이리 경찰서(현 익산 경찰서)가 있었고, 집 근처에는 명훈이가 다녔던 이리 중앙 국민학교(현 이리 중앙 초등학교)가 있었다. 그렇게 아는 이름이 나오는 버스를 타기로 했고, 여차저차해서 이리 역에 도착했다.
이리 역 광장에 있는 시계탑을 지나, 이리 터미널(현 익산 고속버스터미널) 쪽으로 걸어간다. 2층 주판 학원 맞은편에 도착해서 신호등을 건넌다. 골목으로 들어가 우체국과 극장을 지나 오락실과 자전거 집을 발견하면 가까운 곳에 이리 중앙 국민학교가 있다. 그렇게 겨우 학교까지 도착한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건 매우 쉬운 일이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그때가 밤이었다. 엄마, 아빠에게 혼쭐이 나고, 밥 먹고, 방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 명훈이는 침대에 누워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다시는 버스를 혼자 타지 않겠다고.
<다큐의 삶:명훈이 어린이, 버스> 끝.
PS. 네이버 지도로 찾아보니 아마 내가 갔던 곳은 전주 방향인 동산동 쪽이었고, 거리 상 2~3km 정도 된다. 지금과는 도로 구조나 상태가 많이 다르고, 또 빙빙 돌았을 테니 내 딴에는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느껴졌다.
200자 원고지 매수: 7.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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