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대하여

거짓말은 그저 악한 것일까?

by 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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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나쁜 것이고 하면 안 된다


라고 나는 생각하면서 평생을 살아왔다.


기독교 모태신앙으로 태어난 것도 영향을 많이 미쳤으리라.. 성경에는 선과 악에 대한 명쾌한 기준이 있고 보상과 처벌 또한 극단적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거짓말'은 무엇이고, '나쁜' 것은 무엇이기에 하면 안 되는 것일까?


거짓말.. 사전을 보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대어 하는 말'이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사실'이란 무엇인가?


실제로 있었던 일. 그렇다면 내 정신이 온전하다는 가정하에 실제 벌어진 일을 전달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거짓말인가 아닌가?

뉴스 또는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은? 그런데 해당 내용이 추후에 거짓으로 밝혀졌다면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인가?


나는 거짓말을 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신뢰할 만한 매체(예를 들면 사이언스 지)에 올라온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얘기를 해줬을 뿐인데 결국 나는 거짓말쟁이가 되었고, 그 누군가는 해당 사실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행동은 잘못한 것이고 나쁜 행동이 되는가?


반대로 고의적으로 피해를 입히기 위해 거짓 내용을 전달했는데, 알고 보니 해당 내용이 사실이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거짓말이란 의도가 중요한 것일까 아니면 결과가 중요한 것인가?


'사실'로 여겨졌던 지구가 둥글다는 이야기는 결국 사실이 아니게 되지 않았는가? (지구가 정말 둥근지 필자는 직접 볼 수는 없다. 하기사 본다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기도 하다)




한편, 나쁜 것은 무엇인가?

사전을 보면 '좋지 않은 것'이라고 나오는데 그렇다면 좋은 것은 무엇인가?


좋다는 건 '특정한 대상'의 관점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물 또는 기분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면, 누군가에게 좋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내가 화투 또는 코인 선물 등을 통해 돈을 땄다면 나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그 얘기는 누군가는 나에게 돈을 잃었기에 나쁜 일로 여겨질 수 있다.


또한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듯이, 당시에는 나쁜 일이라고 여겨졌던 것이 나중에는 잘된 일이었던 경우도 있으니 해당 사건이 그저 나쁘다고만 말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좋고 나쁜 것은 대상 또는 상황 등에 따라 바뀔 수 있고 또한 사실이라는 것도 가변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거짓말이라는 것 또한 명확한 기준을 잡기가 애매할 수 있다.


누군가에 대한 예뻐 보인다는 칭찬이 정말 객관적인 아름다움보다 상대에 대한 부드러운 친밀감의 표현의 용도로 사용했을 때 상대가 예쁘지 않다고 해서 이것을 거짓말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지 않은가?


따라서 내가 생각했을 때 거짓말이란 사실(Fact) 여부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더 중요하며, 또한 그 예상되는 결과가 얼마나 영향력이 큰지에 따라 조금 더 유의해서 의견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거짓말에 대한 정의가 애매하다고 해서 내가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솔직한 의견과 사실 또는 참이라고 믿는 것을 속이지 않고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즈니스와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한 핵심 키워드이다)


하지만 어떤 말에 대해서 팩트여부에 너무 연연하는 것이 아닌 화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유추해 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나아가 중요한 사안으로 입을 열어야 할 경우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상황 및 이해관계 등을 충분히 파악하고, 가능하면 전문가와 주변 관계자들의 조언도 얻은 이후에 신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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