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Pricing / 가격 정책
지금 회사는 마켓플레이스에 입점된 상품들의 판매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어서 가격 결정 자체에 관여하는 일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쿠폰이나 포인트 등 가격과 연관된 할인 정책, 사입 상품에 대한 가격 책정 등의 이슈는 여전히 존재한다), 예전에 다녔던 이음에서는 판매하고 있는 아이템의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화두였다.
OK 1회권과 OK 30일권의 적절한 가격은?
OK 30일권 이외에 기간권을 또 만들어야 할까?
나이나 성별에 따라서 가격 차별화를 한다면 어떤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하는 경우, 판매량이 어느 정도 변화할까?
이런 결정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했지만(대부분 대표 레벨 의사결정 사항), 놀랍게도 그 때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데이터나 이론에 근거했다기보다는 꽤 많은 부분 감으로... ㄷㄷㄷ (그래서 가격을 OO% 인하하면 판매량이 OO% 늘어날겁니다... 라는 식의 예측은 대부분 실패-_-)
사실 가격 책정에 대한 이론적인/학문적인 연구가 가능할거라는 생각도 못했던 시절이라, 가격 결정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었는데... 나중에 우연히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이라는 책을 발견하고는 아 이걸 5년 전에 읽었어야 했는데-_-...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페이스북 피드에서 세콰이어의 제품 가격 결정 가이드라는 글을 봤는데, 새삼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생각이 많이 났다. 주말을 이용해서 다시 한번 꺼내 읽고(리디셀렉트 감사...),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기록해둔다. (이하 책 내용에 대한 발췌/요약임)
페라리가 10만 달러밖에 안 된다면 그건 이미 페라리가 아니다
높은 가격도 불구하고(X) 높은 가격 덕분에(O) 잘 팔리는 제품
수요곡선이 우상향하는 경우, 가격은 수요곡선이 상승하는 곳이 아니라 수요곡선이 하락하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형성됨
프리미엄 상품이나 사치재에 해당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님
품질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가격이 품질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플라시보 효과도 있음)
가구, 카펫,샴푸, 치약, 커피 등 일반 소비재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됨
참고할만한 기준점을 잡으면 가격은 그 근처에서 움직임
첫 번째 사람의 평가에 따라서, 이어지는 사람들의 평가가 편향된다
의도적으로 잘못된 앵커를 던져서 사람들의 마음 속 기준 가격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음
중간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
이를 잘 이용해서, 아무도 사지 않는 고가 상품을 추가함으로써 중간 가격대를 올려버리는 것도 가능
실험1: 인터넷 요금제 선택, 25달러와 60달러 요금제가 있다면?
- 25달러 요금제 가입자 -> 78%
- 60달러 요금제 가입자 -> 22%
(이 경우 가입자 기준 ARPU는 32.80달러)
실험2: 인터넷 요금제 선택, 25달러, 50달러, 60달러 요금제가 있다면?
- 25달러 요금제 가입자 -> 44%
- 50달러 요금제 가입자 -> 42%
- 60달러 요금제 가입자 -> 14%
(이 경우 가입가 기준 ARPU 40.50달러)
곁다리 선택지를 늘리면서, 지각되는 가치를 변화시킬 수 있다.
신용카드만 만드는 게 2.5달러인데, 저축통장과 신용카드를 같이 만드는 게 2.5달러라고?
누구도 사지 않는 효자상품 덕에, 소비자의 선택이 바뀌는 사례
숫자 9의 가격결정으로 널리 알려져 있음
가격의 첫번째 숫자는 지각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49.99 << 50
어차피 문턱을 설계할 거라면, 49.99 와 49.95 는 차이가 없다?!
정설인 듯 받아들여지지만 의외로 과학적인 증거는 부족한 이론. 실험해보면 일관성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음
긍정적인 한계효용과 부정적인 한계효용은 비대칭적
손해나 이득의 절대적 크기가 같다고 하더라도, 손해에서 나오는 음수의 한계효용은 같은 크기의 이득에서 나오는 양수의 한계효용보다 크다 = 손실회피성향
신용카드 + 현금 캐시백 조합이 매력적인 이유: 손실은 즉시 체감되지 않고, 이득은 즉시 체감
영업 첫날부터 저가 정책
극도로 효율적 & 적당하면서도 지속되는 품질 & 최적화된 생산관리
주요 상품에 주력 (효율적이라는 점과 동전의 양면)
규모의 경제
'가격'에 포커싱된 일관적인 메시지
대부분의 시장에서 저가-고이익 기업이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매우 한정적
단순하지만 튼튼하게
타겟 시장 내에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함
최소 원가 생산
새로운 마케팅 및 판매 전략
쓰기 쉽고 고치기 쉽게 만들 것 = 일관된 품질
훌륭한 내재가치 & 결정적인 경쟁우위 & 지속가능한 고품질
지속적인 혁신
강력한 브랜드
지각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소통
모든 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
가격은 품격효과를 창출하는 한편, 품질 지표로 작동함
생산량과 시장점유율은 반드시 엄격하게 제한
핵심 인재는 필수
유통을 포함한 가치 사슬 전반을 통제
이익이 20% 낮아진대도 신경 쓸 사람은 거의 없지만, 우리의 시장점유율이 10% 하락한다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겁니다 -> 잘못된 목표에 집중하는 사례인데, 굉장히 많다...
모든 기업은 가격, 판매량, 원가 라는 단 3가지의 이익 창출 동인을 가진다. 경영진은 총 업무의 70% 정도를 원가 문제에, 20%를 생산량에, 10% 정도를 가격에 투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동인이 실제로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정반대이다.
Baseline 조건을 아래와 같이 가정
- 원가 60달러 / 판매가 100달러 / 고정비 3000만 달러 / 연간 100만개 판매 (1억 달러)
- 연간 이익 1000만 달러 (이익율 10%)
여기서 가격,판매량, 고정비를 일정 비율 변화시키면 이익이 어떻게 달라질까?
- 5% 가격인상 -> (나머지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이익 50% 증가
- 5% 판매량 증가 -> (나머지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이익 20% 증가
- 고정비 5% 절감 -> (나머지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이익 15% 증가
가격을 20% 할인하면? -> 판매량을 25% 늘려야 동일한 이익율 유지 가능
가격결정은 CEO의 책상에서 결정된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책임! ㅎㅎ
이외에도 가격과 의사결정, 가격 차별, 혁신적인 가격 결정 방식 등등에 대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데, 굉장히 두껍지만-_- 그래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내용들이 많아서...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는 걸 추천.
더 공부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