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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군 Nov 29. 2020

페이스북 광고 관리자에서 벗어나자

마케터와 데이터 엔지니어가 협업하면 생기는 일


페이스북 마케팅을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은, 광고 관리자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다.  사실 광고 캠페인을 만들고, 예산을 셋팅하고, 소재를 등록하는 '일반적인 마케터의 일'들이 모두 광고 관리자에서 이루어지다보니 페이스북 마케팅 = 광고 관리자를 다루는 일 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니 처음 페이스북 마케팅 공부를 하면서 들었던 여러 강의들도 광고 관리자의 기능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나머지 메뉴는 간단히 소개하는 정도로만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혹은 소개도 안했....)


하지만 페이스북 광고를 직접 운영하면서 느끼는 점은... 광고 관리자에서 셋팅하는 광고 캠페인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광고 관리자 이외의 기능들이 먼저 잘 셋팅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타겟, 카탈로그, 이벤트를 어떤 식으로 셋팅했는지에 따라 이후 광고 캠페인의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잘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마케터의 역할이 단순히 광고 관리자에서 소재 테스트를 열심히 하는 것 정도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구조라면 기대했던 마케팅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이벤트 관리자

페이스북 광고를 하고 있는 서비스라면 기본적으로 픽셀 연동은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픽셀을 '잘' 연동해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픽셀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SDK를 통해 수집되는 이벤트와 파라미터를 잘 정의하고 설정하는 것도 누군가 주도적으로 챙기지 않는다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특히, 파라미터 설정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이후 타겟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이벤트 범위가 엄청나게 달라진다)  픽셀과 SDK를 통해 수집되는 이벤트 정보는 마케팅 성과측정 뿐 아니라, 광고 노출 최적화, 카탈로그 활용, 잠재 모수를 확보하기 위한 타겟팅에 이르는 전반적인 영역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페이스북 픽셀과 SDK는 최초 1회 연동 후 잊고 지내는 게 아니라, 서비스 주요 이벤트가 새롭게 생기거나 광고 타겟팅 조건을 새롭게 추가해서 테스트 할 때마다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관리해줘야 한다.

표준 이벤트가 발생하는 시점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픽셀, iOS 및 안드로이드SDK)

이벤트 내에 적절한 매개변수가 포함되었는지 체크한다.

개발환경 등을 차단 도메인 리스트에 포함해서 불필요한 이벤트가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실시간 이벤트 테스트 등을 통한 QA를 충분히 진행한다.


카탈로그 관리자

카탈로그 광고를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만, 카탈로그 연동이 깔끔하게 이루어진 회사는 많지 않다. (찔린다. 사실 마리트도 아직... ㅠㅜ) 카탈로그는 그 자체가 광고 소재로 활용되므로, 필요한 정보들이 정확히 포함된 데이터 피드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일이다.  특히 대표 이미지는 추후 광고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신경쓸 필요가 있다.  카탈로그는 리타겟팅 광고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타겟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벤트와 카탈로그의 일치율을 잘 관리해야 한다.  (결국 애초에 이벤트 관리가 잘 되어야...)

기본적으로 카탈로그 포맷에 맞는 데이터 피드를 생성해야 한다. (기본인데 잘 안됨-_-)

이름과 상품ID 이외에, 광고 운영을 위한 선택 필드를 적절히 활용한다. (카테고리, 지역, 주요 타겟 등)

승인 거부된 항목을 주기적으로 체크한다.

대표 이미지의 적절성을 체크한다.

이벤트 & 카탈로그 항목 일치율을 체크한다 (카탈로그 관리자 내 기능 있음)


타겟

기본적으로 페이스북은 머신러닝 기반으로 타겟팅을 잘 해주는 플랫폼이지만, 리마케팅 등 일부 목적이 뚜렷한 캠페인에서는 타겟팅 전략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많은 마케터들이 페이스북 관심사 타겟팅에 많이 의존하는데, 막상 페북 광고를 운영해보니 관심사 기반 타겟팅에 대해서는 그닥 신뢰하지 않게 되더라...-_-;;;  결국 타겟팅의 핵심은 맞춤 타겟, 유사 타겟을 잘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벤트가 잘 설계되어 있다면, 페이스북 타겟 생성과 관리가 한층 쉬워질 것이다.  

맞춤 타겟, 유사 타겟, 저장된 타겟의 용도를 정확히 알고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액션 기반으로 생성하는 타겟 이외에, 속성 기반으로 생성하는 타겟에도 신경쓸 필요가 있다.

타겟 설정을 하다 보면, 결국 이벤트 관리자를 다시 건드리게 된다 ㅎㅎ (이게 정상!)




이벤트와 카탈로그, 타겟을 잘 셋팅해서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이러한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정책과 구체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가령 이벤트와 파라미터를 어떻게 쌓아햐 하는지, 카탈로그를 어떤 기준으로 생성하고 업데이트해야 하는지, 타겟팅을 위해 어떤 데이터를 활용하고 어떻게 이를 최신 정보로 계속 갱신할지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개발을 진행하고, 이후 광고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업무는 누가 챙겨야 할까?  현실적으로 마케터 혼자서 챙기기는 어렵다.  픽셀이나 SDK 연동에 관련한 개발 문서를 읽고 구현하는 업무를 마케터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케팅을 잘 모르는 개발자가 먼저 챙기기도 애매한 일이다.  이벤트와 카탈로그가 어떤 식으로 광고에서 활용되는지, 광고별로 타겟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이와 관련한 API나 SDK가 어떤 맥락에서 활용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마케터와 개발자, 그리고 필요하다면 데이터분석가와 PM/PO 등 다양한 직군의 협업이 필요하다.  이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데이터, 개발에 대한 도메인 지식이 모두 요구되기 때문이다.  말은 쉽지만, 이런 식으로 직군 간 협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은 '리소스'의 문제를 떠올리지만, 개인적으로는 리소스보다 회사의 '협업 구조'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R&R이 명확하고 책임과 권한을 까다롭게 따지는 환경일수록 이런 업무는 뒤로 밀릴 확률이 높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 업무 자체가 마케터와 개발자, 분석가와 PM 사이에 있는 어딘가에 위치한 모호한 업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느슨한 R&R을 가지고 서로의 일에 주도적으로 참견하고, 그러한 참견을 (방어적으로 대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문화라면 이러한 협업을 하기에 훨씬 더 용이하다.  이런 느슨한 R&R을 가진 문화에서는 오지랖, 공감, 신뢰 와 같은 요소들이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마이리얼트립에서 자주 경험합니다 ㅎㅎ)




최근에 마케터와 데이터 엔지니어의 협업을 통해 페이스북 광고 성과를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마케터와 데이터 엔지니어라니 이 무슨 낯선 조합인가? ㅎㅎ)  이벤트 관리자와 타겟을 새로운 방식으로 셋팅해서 광고 아웃바운드 클릭율을 눈에 띄게 높일 수 있었는데,자세한 내용은 입사하시면 들을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인사이트를 활용해서 성과를 낸 사례라고 생각한다.  


Before


After



이렇게 써 두긴 했지만, 사실 마이리얼트립이 이 분야를 '지금 아주 잘' 하고 있는 건 아니라서 ^^;;;  좀 쑥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한다.  함께 협업하면서 풀 수 있는 마케팅의 문제들이 산처럼(!) 쌓여있어서, 업사이드가 엄청 크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뭐든지 말만 해, 같이 해보자!" 라고 의욕에 넘치는 분석가와 엔지니어들이 가득한 좋은 환경이기도 하고 :)  


여러모로 올 한해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새로 배워가고 있는 중...  

#마케팅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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