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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군 Dec 20. 2021

2021년 회고

올해의 이것저것, 한 해를 정리해봅니다.


2021년 한 해를 돌아보는 회고 포스팅.

아쉬움, 즐거움, 그리고 나름의 소소한 성취.




잘했어요 of the year: 그로스해킹 책 출간

그로스 해킹 강의에 이어서,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사실 글 쓰느라 괴로웠던 건 2020년이고, 2021년에 출간이 된 거지만 ㅎㅎ)  인쇄 들어갔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까지도 진짜 책이 나오긴 하는건가 싶었는데, 막상 인쇄되어 나온 책을 보니깐 정말이지 뿌듯했다.  특히 내 책이 서점 매대에 올라와 있는 걸 직접 본 경험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  코로나 때문에 이런저런 모임이 어렵긴 했지만... 책 덕분에 북토크라는 것도 난생 처음 해보고, 여기저기 소소하게 강의나 모임에 초대를 받을 수 있었다.  시국이 이래서 오프모임을 많이 하지 못한 건 너무 아쉽지만, 내년에는 이런저런 기회로 많은 분들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여행 of the year: 2021년 가을 제주

매년 루틴처럼 가던 해외여행 못간지 어느새 2년... 여행이 너무 간절했던 혜원이랑 2차접종 마무리하자마자 제주도로 달려갔다!  데이터 분석할때만 보던 마이리얼트립 체험상품도 이것저것 경험해보고 ㅎㅎ 말로만 듣던 다자요 도순돌담집에서 푹 쉬었음 (주주 찬스!)  언제가 되었건, 제주는 꼭 살아보고 싶은 섬이다.



 of the year: 부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헤일메리,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

온라인 서점 결제내역을 살펴보니 올해 총 94권의 책을 샀다.  그 밖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대충 100권 정도 되니깐, 대략 200권 정도가 나를 스쳐간 듯... (사거나 빌렸다고 해서 다 읽는 건 아닙니다 ㅎㅎ)  이 중 단 한권 고르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라서, 어렵사리 3권을 골랐다.


부의 시나리오

경제나 투자 관련된 책이 시중에 넘쳐나긴 하지만, 의외로 거시경제에 대해 잘 설명한 책을 찾기는 어렵다.  부의 시나리오는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세계의 경제 흐름을 잘 이야기한 좋은 책이다.  가령 환율이 오를때 채권 금리가 어떻게 되는지, 미국의 금리인상이 왜 신흥국 자산시장에 충격을 주는지... 그냥 뉴스에서 단신으로 처리했을 때는 무슨말인지도 모르고 넘어갈만한 경제 이슈들을 상세한 배경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개인적으로는 늘 개념적으로만 알고 있던 '양적 완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 수 있었음.  이런 종류의 책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경제학적인 내용 뿐 아니라 세계사에 대한 지식도 덤으로 얻게 된다. (읽고나면 똑똑해지는 느낌이 드는 책 ㅎㅎ)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의 전작 소설들(마션, 아르테미스)을 너무 재밌게 봐서 세번째 책이 나온단 소식에 엄청 기대했는데, 와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앤디 위어 책 중에 이게 최고였음.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이런 책은 무조건 소장해야지.  마지막 장 덮자마자 바로 알라딘에 주문 완료.

거의 700쪽에 달하는 분량인데 스토리의 힘이 대단해서 읽다가 중간에 멈추기 쉽지 않다.  입이 떡 벌어지는 과학적 디테일(저자가 물리학 전공이 아니라 컴퓨터공학 전공이라는 게 너무 신기하다... 아니 컴공 전공하면 그냥 종이랑 펜으로 중력가속도 휙휙 계산하고 뭐 그런거임? ㄷㄷㄷ),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쉴새없이 뿌려지고 회수되는 떡밥, 중간중간 뜬금없이 터지는 앤디 위어식 유머까지.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

모처럼 만난 보석같은 에세이.  프롤로그 읽으며 필력에 반하고, 본문 읽으면서는 독특하고 솔직한 시각에 감탄했다. 예술가가 이렇게 글까지 잘 쓰다니, 다 가지셨네...   책 읽다보니 조진주님 앨범을 안 찾아들을 수 없어서 La Capricieuse 열심히 듣는데, 노동요로 틀어놓기 너무 좋음.  요즘은 인스타 팔로우도 하면서 조진주님 소식을 슬쩍슬쩍 캐치업하고 있다.



음반 of the year: 조성진 쇼팽피협 2번 + 스케르초

믿고 듣는 조성진의 새 앨범.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도 물론 반가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스케르초 4곡이 다 수록된 게 너무 좋았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콩쿨 입상자 연주회 이후 국내에서 볼 수가 없는데 (아이유 콘서트 예매보다 조성진 연주회 예매가 훨씬 빡셈.. ㅠㅜ 경험담입니다;;;), 내년엔 조성진 연주회 예매에 성공하는 기적이 일어나길...



예능 of the year: 골 때리는 그녀들

개인적으로 너무 애정하는 김혼비님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의 현실판 예능 프로그램이 나왔다! (물론 김혼비님 책도 소설이 아닌 에세이이므로 현실이지만, 어쨌든...)  집에 TV도 없는 입장에서, 무한도전 이후로 매주 꼬박꼬박 안빼먹고 챙겨보는 예능은 이게 최초인듯.  이 프로그램 하나 때문에 wavve 정기결제 시작함 ㅋㅋ  마침 딸래미가 학교 체육시간에서 축구 수업들으면서 운동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데 (얼마전에 마트에서 축구공 사와서, 요샌 주말이면 한번씩 딸래미랑 공차러 간다~), 축구에 진심인 언니들의 모습을 방송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교육상으로도 너무 좋다 :)



드라마 of the year: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골 때리는 그녀들 때문에 wavve를 결제하긴 했는데, 뭔가 볼만한 게 없나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시작한 드라마.  놀랍게도 wavve original이다. ㅎㅎ  별 기대없이 1화 시작했다가 주말 이틀을 고대로 반납했다.  사실 그동안 재미있게 본 정치 드라마(지정생존자, 보좌관...)과는 결이 상당히 다른데, 곳곳에 풍자와 비꼼이 넘쳐나는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보다보면 엊그제 본 정치 뉴스들이 막 떠오르면서 뒷목을 잡게 되는데...  아무튼 시즌2 기대기대.



개인프로젝트 of the year: 직장인을 위한 자산관리 강의 시작

올해의 개인프로젝트는 직장인을 위한 자산관리 강의를 만든 거.  딸래미 중학생 되면 알려주려고 했던 경제/금융 공부 커리큘럼을 직장인 버전으로 먼저 만들었다 :)  첫 강의였던 그로스 해킹은 내 가까운 지인들이 들을 만한 주제는 아니었는데(내 주변에는 의외로? 비IT인들이 훨씬 많다 ㅎㅎ), 자산관리 강의는 주변 가족과 친구들을 타겟으로 생각하고 만들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이 강의 오픈하고 제일 먼저 들어준 사람이 동생이랑 아부지였음 ㅎㅎ)  

강의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수강생이 300명 가까이 된 걸 보니 신기할 따름.  혹시라도 관심있으신 분들은, 12월 말까지 인프런에서 30% 할인 프로모션 하고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ㅎㅎ



유튜브 of the year: 숫자로 투자하라, 월가 아재의 행복한 투자

개인 프로젝트 하면서 투자 관련 유튜브를 이것저것 찾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숫자로 투자하라' 채널을 통해 배당ETF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영상 첫부분에 부모님 노후자금 운영을 위한 안정적인 배당 ETF를 찾는 목적으로 리서치를 한다고 하셨는데, 마침 나도 같은 목적으로 ETF 찾고 있던 타이밍이라서 매우 매우 매우 도움이 되었음)  여기저기에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 중에서 정말 좋은 정보를 찾는 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

'월가 아재의 행복한 투자' 채널은 투자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 뿐 아니라, 삶과 투자를 바라보는 마인드셋을 다잡는데 큰 도움을 받은 채널이다.  특히 이 영상은 모두가 꼭 한번 봤으면 좋겠다.  월가 아재님도 지금 책 집필 중이신 것으로 아는데, 완전 기대하고 있음...


식당 of the year: (은평구 신사동) 악어

이음 다닐 때 한번씩 갔던 상수동 악어가 세월이 흘러 신사동으로 이사를 왔다. (작년이었나...?)  이사온 건 알았지만 코로나 때문에 거의 못가고 있었는데, 백신 접종한 이후에는 딸래미 없는 주말이면 혜원이랑 둘이서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악어에 간다.

고사리파스타와 명란아끼우동을 시키고 하이볼을 몇 잔 마시면서 실컷 수다를 떤 다음, 응암역에서 불광천을 따라 천천히 DMC까지 걸어내려와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게 우리의 루틴.  미식과 밤 산책의 조합이 정말 완벽한데, 이제 내년이면 이것도 어렵겠지 ㅠㅜ  이사가 결정되고 나서 가장 아쉬운 포인트 중 하나는 악어가 너무 멀어진다는 거...


지름 of the year: 허먼밀러 에어론체어

송파구에 위치한 모 회사에서 전 직원에게 허먼밀러를 뿌렸다고 한다. (와, 직원 복지 클라스...)  이걸 어떻게 알았냐면, 어느날부터인가 갑자기 당근마켓에 허먼밀러 에어론이 신품으로 막 올라오기 시작해서... ㅋㅋㅋ 뒷 이야기를 들어보니 회사에서 받은 허먼밀러 에어론체어를 직원들이 미개봉으로 팔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첫 회사였던 N사에서 전직원 허먼밀러 에어론을 줘서 무려 4년간 그 의자를 썼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회의실에 허먼밀러가 막 굴러다니고 그랬음... ㄷㄷㄷ) 처음부터 허리가 너무 고급 의자에 적응해서 그런지 그 이후 앉아본 그 어떤 의자도 그만큼 편하지 않았다. ㅋㅋ  안그래도 재택근무 비중이 높아지면서 책상이랑 의자를 좀 좋은 걸로 바꿀까 하던 타이밍이어서, 큰 맘 먹고 미개봉 에어론체어를 OOO만원에 당근마켓에서 데려옴!  (다시한번 송파구 모 회사에게 감사드립니다...-_-;;;)  이제 이사가서 모션데스크만 사면 되는데... (쿨럭)



키워드 of the year: 아직도 코로나

작년 회고에서 2020년의 키워드를 '코로나'라고 잡으면서 내년엔 끝나겠지... 라고 했었는데, 2021년 연말에도 코로나가 이 지경일 줄이야... ㅠㅜ  작년 회고에서 '모두가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웃음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 라는 글을 썼는데, 아직은 누구도 일상을 되찾지 못한 것 같다.  특히나 학교도 마음대로 못 가고, 친구들도 마음대로 못 만나는 딸래미를 보고 있으면 너무 안타까움.  그러고보니 딸래미는 학창시절의 절반을 마스크와 함께 했네 ㅠㅜ

2022년에는 정말이지 코로나 상황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의료 현장의 최전선에서, 방역 현장의 최전선에서 수고하고 계신 많은 분들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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