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의 퍼포먼스 마케팅 이야기
최근에 Appsflyer 문유철 지사장님의 페이스북 글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도 작년부터 퍼포먼스 마케팅에서의 데이터 수집과 정합성에 대한 이슈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과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완벽한 해결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니, 완벽은 고사하고 '해결책'이라고 부를 만한 게 있기나 한가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긴 하네요 ㅠㅜ 마이리얼트립 마케팅팀에서 이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가고 있는지를 공유해보고자 오랫만에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역시나 마지막에...)
문유철 지사장님이 잘 정리해 주셨지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슈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1) iOS 14 도입 후 애플의 ATT 정책 변경
- Quickstart guide & FAQ to iOS 14, ATT, and SKAN
ATT(AppTrackingTransparency)에 대해서 반드시 사용자에게 동의받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프로세스에서 개별 서비스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은 안내문구 1줄의 Text 정도 밖에는 없죠. (UX/UI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음 ㅠㅜ) 도입 전부터 우려했던 대로 ATT 동의 비율은 보통 30~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결과적으로는 그 어떤 3rd party 어트리뷰션 툴을 사용하더라도 iOS에서의 어트리뷰션 데이터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2) 페이스북 광고 AMM 정책 변경
- Raw data content restriction
페이스북에서 더 이상 유저(기기) 레벨의 raw data를 받아올 수 없습니다. 매체나 어트리뷰션 서비스의 집약형 대시보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매체와 어트리뷰션 서비스를 통해 수집된 raw data를 그대로 가져와서 활용하고 있는 마이리얼트립 입장에서는 꽤나 뼈아픈 정책 변경이었습니다. 안그래도 iOS쪽 어트리뷰션 이벤트 누락이 커서 고민하던 와중에, 작년 10월 29일부터 페이스북에서 쏟아지는 'Restricted' 값들을 보며 아쉬움이 너무 컸어요. 이정도면 눈을 반쯤 감고 마케팅하는 기분이라며 퍼포먼스 마케터와 데이터 분석가가 함께 울분을... ㅠㅜ
일단 두 가지 이슈 다 현재 상태로는 특별한 대응 방법이 없습니다. 애플 ATT 이슈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SKAdNetwork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만... 글쎄요 -_-;;; SKAdNetwork 활용을 위한 데이터 설계, 어트리뷰션 판단 기준이 굉장히 자의적(?)이고, (엄청나게 많은 디테일이 생략된 채 너무 많은 가정을 전제로 한) aggregated data만 보여준다는 점에서 SKAN을 대안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솔직히 ATT 도입의 당위성을 만들어 준 건 '개인정보 보호' 라는 시대의 흐름이지만, ATT 도입으로 인해 가장 큰 이익을 챙긴 건 애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플은 대놓고(?) 1st party이기 때문에 ATT와 상관없이 개인정보를 거의 그대로 활용해서 광고사업에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 부분은 긴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여기까지만 하고...
단순히 데이터를 볼 수 없다... 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매체 효율이 현저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측정이 정확하지 않으니 얼마나 하락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도 웃픈 상황...) 특히 페이스북 광고의 경우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타겟팅 알고리즘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확실히 의심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 같습니다. 개별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최근에 (약간 느슨한) URL 기반 목표를 가지고 돌고 있던 전환 캠페인 효율을 높여보려고 픽셀 이벤트를 수정해서 더 정확하게 전환이 측정되도록 수정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효율이 더 나빠져서 저희 마케터들이 기함했던 사례가 있었는데요. 확실히 이런 전환/트래킹 이슈로 인한 알고리즘 효율 저하가 점점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고, 페이스북 Conversion API 사용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페이스북 주가가 괜히 떨어지는 게 아니네요... ㅠㅜ)
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실무를 진행하는 마케팅팀과 데이터분석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인데요. 정답은 아니겠지만, 마이리얼트립에서 고민하고 있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방향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ATT 팝업에서의 동의율을 최대한 높이기
예전처럼 어트리뷰션 데이터를 모두 raw level로 활용할 수 없다는 건 일단 받아들이되, 그 와중에도 가능한 많은 유저의 동의를 받아서 최대한 raw data로 볼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TT 수신동의를 위한 팝업을 잘 챙기고, 가능한 조금이라도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실 문구 한 줄 밖에 변경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긴 하지만, 꾸준히 동의율을 체크하고 팝업 노출 타이밍을 변경하거나 문구를 개선해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Appsflyer Raw Data 수집과 활용
마이리얼트립은 Appsflyer Pull API를 통해 앱 어트리뷰션에 대한 raw data를 수집/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af_complete_registration이나 af_purchase 처럼 어트리뷰션에서의 핵심이 되는 이벤트에 대한 데이터 정합성을 유지하고, 단순 이벤트 뿐 아니라 의미있는 파라미터 정보를 함께 수집하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웹 기여 데이터와 합쳐서 최종 어트리뷰션 판단에 활용하는데요. 마찬가지로 어트리뷰션 데이터를 100% 수집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Unknown의 비중을 줄인다... 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앱 설치 등을 목적으로 하는 캠페인은 어쩔 수 없이 안드로이드 비중을 높이게 됩니다. 안드로이드 앱 캠페인은 그나마 좀 덜 불안해하면서 집행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페이스북 광고는 'restricted'의 연속이긴 힙니다만... ('restricted'로 식별되는 비중을 모니터링하면서 facebook 광고 성과를 역으로 가늠하고 있습니다-_-) 나머지 채널은 아직까지는 Appsflyer 데이터를 참고해서 판단하는데... Appsflyer에 내는 돈이 얼만데 이정도 데이터는 좀 믿고 써도 되겠죠...
iOS에서의 앱 어트리뷰션은 정말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광고 채널에서의 노출/클릭 등 데이터는 여전히 중요하게 살펴봅니다만, 최종적인 설치 및 회원가입 전환율과 CAC는 내부 어트리뷰션 대시보드를 통해 계산되어 나온 요약된 숫자 그대로 인정하진 않습니다. (다른 지표와 함께 보면서, 혹은 동일한 광고세트에서의 트렌드를 보면서 가치판단을 합니다...)
이건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과거에는 제가 nCPI 형태의 광고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는데요. 요즘은 오히려 3rd party 어트리뷰션 툴에서의 트래킹이 애매해지니깐 nCPI 매체의 매력도가 역설적으로 높아지는 것 같기도 해서 살짝 고민입니다 ㅎㅎ (이건 반쯤 농담-_-) 어쨌든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는 앱 기반 마케팅 비중은 조금씩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 대부분 모바일앱에서의 어트리뷰션입니다. 상대적으로 웹으로 랜딩되는 광고들은 UTM을 비롯한 유입 파라미터 측정에 문제가 없고, 1st party cookie를 잘 활용하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부분에서도 앱보다 훨씬 더 나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3rd party cookie에 대해서는 점점 제약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는 기본적인 utm 파라미터 이외에도, 광고 채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파라미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검색광고나 쇼핑광고에서 제공하는 자동 추적 파라미터 가능을 들 수 있는데요. 웹 광고에 한정되긴 하지만, 이러한 파라미터 정보를 잘 활용하면 어떤 광고 세트를 통해서 트래픽/전환이 발생했는지를 굉장히 상세한 수준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처럼 앱과 웹을 모두 가지고 있는 서비스라면, 저는 웹 기반의 검색/쇼핑 광고가 앱 마케팅의 한계점을 훌륭하게 보완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전환율 측면에서 검색/쇼핑 광고를 능가할 수 있는 채널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의도를 가진 유저'의 가치는 과거에도 높았지만, 지금처럼 타겟팅이 어려워진 시대라면 앞으로는 그 가치가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추적이 잘 되는 웹 광고를 활용하자는 이야기를 쓰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앱 사용자를 늘리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겠죠. 앱 설치 성과를 정확하게 트래킹하고 싶거나, 웹에서 앱으로 연결되는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이를 정확히 트래킹하기 위해서 저희는 디퍼드 딥링크(Appsflyer의 경우 Onelink)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원링크는 Use Flow를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앱으로의 전환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장점도 있지만, 미리 정의한 파라미터 기반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성과 측정이 가능하다는 추가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은 이게 훨씬 더 크게 느껴집니다 ㅎㅎ) 아직까지는 주로 CRM 영역에 해당하는 시나리오에서 원링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걸 퍼포먼스 영역을 더 확장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화된 데이터를 광고 매체에서 활용하기가 점점 까다로워지는 만큼, 각 서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1st party data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1st party data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CRM 마케팅 활동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첫 구매에 대한 기여를 측정하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후속 구매(업셀링/크로스셀링)를 위한 시나리오를 잘 설계하고 이 부분에 대한 기여를 측정하는 건 훨씬 더 쉬우니까요.
물론 CRM 마케팅 역시 제반 환경이 잘 되어있어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텐데요. 개별 캠페인의 성과 이외에도 마케팅 수신동의율이나 대규모 캠페인에서의 Bounce rate, Uninstall 등의 지표들은 기본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야 합니다. CRM 마케팅 관련한 제반 환경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형태는 카카오싱크 + Braze 조합입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이렇게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LMS로 보낸 메시지와 카카오 알림톡/친구톡 메시지의 성과는 천지차이라... ㄷㄷㄷ
그 밖에 퍼포먼스와 CRM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은 과거에도 이미 다른 포스팅으로 공유한 적이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
한동안 마케팅에서 보여지는 '숫자' 그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다보니, 마케팅 대시보드에서 보이는 '지표'에 목숨걸고, 캠페인 '효율'을 개선하는 게 마케팅팀에서 성과를 내는 대표적인 방법이었는데요. (마이리얼트립도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 그 '숫자' 자체를 믿을 수 없는 환경이 되다 보니, 단순히 광고 매체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게 진짜 맞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답은 모두가 다 알고 있으시죠? ㅎㅎ)
약간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지금은 micro한 광고 데이터 하나하나에 집착하기보다는 실제로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는 세심함, 두려움 없이 많은 시도를 해 보는 실행력, 그리고 더 큰 상상력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마케팅에서의 데이터 자체가 덜 중요한 건 절대 아닙니다만, 매몰되어선 안된다는 의미) 지난번 포스팅에도 썼었는데... 결국 누가 더 사용자를 잘 이해하고, 보유한 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이 과정에서 빠르게 배움을 얻는가... 하는 부분이 마케팅 조직의 역량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에 기반해서 일하지만, 데이터를 맹신하진 않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터, CRM 마케터, 프로모션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 등 다양한 직군의 멤버들이 긴밀하게 협업합니다.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장려하고, 개인과 조직의 성장 모두에 관심이 많습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퍼포먼스 마케터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채용은 선착순이 아니지만, 고민하는 사이에 채용이 끝나서 포지션이 내려가면 너무 아쉽잖아요~ ㅎㅎ 일단 지원하고, 고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