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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군 Jul 26. 2018

마이리얼트립 1개월 회고

알고보면 채용공고?!


입사 1개월차 뉴비가 쓰는 신개념 채용공고! (응?)

어쩌다보니 11년차 기획자(?)가 되었고, 뭔가에 홀린 듯이 낚여서 마이리얼트립으로 조인한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방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정신없이 흘러간 한 달이었는데, 정신차려보니 어제가 월급날! ㅋㅋ
첫 월급을 받고 나서 밥값도 할 겸 출근 한 달 소감을 정리해봅니다. (근데 왜 이런 걸로 밥값을 하고있지...;;;) 사실 밥값.이라고 쓴 이유는, 한 달 출근 소감을 쓰다보니... 왠지 모르지만 내가 채용공고를 쓰고있!  ㅋㅋㅋ

개인적으로 대기업 -> 스타트업 -> 대기업 -> 스타트업 이라는 흔치 않은 테크트리를 타고 있는데 (평균 3.5년마다 이직해서 여기가 4번째 회사)  놀랍게도(!) 마이리얼트립은 그동안 다녔던 회사들 중 첫 한 달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회사입니다. (대표님이 보고있다)
경험해보니 (주관적으로) 꽤 좋은 회사인데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 또 제가 입사를 결정할 때 고민했던 부분들이 입사 후에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를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두서없는 글을 시작합니다.

안락한 대기업에 있다가 '스타트업'으로 다시 가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고려했던 회사 선택의 기준은 아래 다섯 가지였는데요.

회사가 몸담고 있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가?

괜찮은 조직인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한가?

나 뿐 아니라 나의 가족에게도 좋은 회사인가?

대표가 또라이가 아닌가?


입사 전에 나름의 기준으로 마이리얼트립 정도면 이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 같아...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모호한 부분이 있었는데, 실제로 한 달 근무를 하면서 조금은 더 확신을 가지게 되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회사가 몸담고 있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가?
스타트업을 고를 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리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더라도 혹은 뛰어난 서비스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 (스타트업은 그 사업이 몸담고 있는 시장이 성장하는 폭 안에서, 회사가 발휘하는 역량 만큼의 성과를 거둔다고 믿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이 속한 '여행'이라는 시장은 꾸준히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고, 특히 여행 트렌드의 변화(정해진 여행 상품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서 굉장히 세분화된 여행을 한다던지, 큰 맘 먹고 멀리 떠나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주말에 하루이틀 휴가 붙여서 짧게 떠나는 여행이 많아졌다던지...)는 마이리얼트립의 사업 구조와 굉장히 잘 맞아 떨어집니다.  사실 입사 전까지는 그냥 '여행 시장이 크고 있구나' 정도의 막연한 느낌이었는데... 직접 일하면서 마주치는 시장의 변화추세나 경쟁자의 등장을 보고 있으면 스케일이 아주 어마어마합니다.  마이리얼트립 거래액은 최근 몇 년간 매년 3배씩 증가해왔는데(이제 거래액 연 1000억대를 바라보는 회사), 이정도면 엄청 컸으니 이제 안정화되겠지... 가 아니라, 투어&액티비티 시장은 진짜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2.괜찮은 조직인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가?
이제 겨우 한 달 같이 일한 입장에서 조직의 '퍼포먼스'를 말하긴 어렵지만, 그냥 피부로 느껴지는(?) '업무 문화'에 대해서 짧게 코멘트를 하자면...
마이리얼트립은 기존의 여행업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Tech를 기반으로, 여행업을 나름의 방식으로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누구도 해 보지 않은 일이니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구요.  이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효율적으로/즐겁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고민을 하는 조직입니다.  매번 해 왔던 일이라고 하더라도 더 좋은 방법이 없을지, 지난 번 시도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고민하는데...  사실 프로젝트 후 '회고'를 하는 조직은 많이 경험했지만, '회고의 회고(=어떻게 하면 회고를 더 잘 할 수 있을지)' 를 해본 곳은 여기가 처음이네요  ㅋㅋㅋ  이런 고민의 결과들이 휘발되지 않고, 비교적 잘 문서화되어서 정리되어 있구요. (프로젝트 조직 뿐 아니라, 스탭을 포함한 전사가 wiki를 적극적으로 씁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새로운 시도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가 내가 입사하자마자 이것저것 엄청 일을 벌이고 있는데, 말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또 한 가지 인상적인 건, 회사 규모가 그리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뢰'에 기반한 단단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요.  일을 더 잘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써(복지가 아님) 자율출근이나 리모트근무(a.k.a 재택)가 실제로 잘 활용되고 있고, 필요 이상으로 디테일한 규정을 만들기보다는 구성원들의 자율과 신뢰에 기초한 회사 제도가 많이 남아있는 편입니다.

3.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한가?
사실 입사 전에 조금 우려했던 부분인데요. '회사 업력이 6년이 넘었고 연 매출이 이미 수백억 나오는 회사인데... 들어갔더니 이미 다 시스템화 되어있어서 그냥 나는 서스테이닝 업무만 하게 되는 거 아닌가?...'
결론을 말하자면 1도 의미없는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ㅋㅋㅋ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의지와 역량에 따라서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진짜 많아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걸 지금까지 사람이 했단 말이야?' 시리즈도 물론 있습니다. ㄷㄷㄷ  물론 팀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앞으로 6개월 후에 우리 팀은 이런 일을 하고 있을거다…’ 라고 확신할 수 있는 팀은 하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업무 범위, 일하는 방식, 해결해야 할 문제… 모든 것이 열려있구요.  아마 어느 분야로 조인하시던지, 할 수 있는 게 엄청 많을겁니다.  물론 회사는 자아실현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task간의 핏을 맞추는 섬세한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

4.나 뿐 아니라 나의 가족에게도 좋은 회사인가?
제가 그동안 다닌 회사들은 다행히 본인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좋은 회사였는데요.  사실 이 부분은 솔직히 말해서 SKT가 넘사벽이라고 느낍니다. ^^;;;  SKT는 재직 내내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은 회사였어요. 높은 연봉, 좋은 근무환경, 후한 복리후생, 푸르니어린이집, 휴양시설과 회사콘도, 리프레시휴가 등등 정책이나 인프라도 좋았고, 가족들을 위한 사내행사와 소소한 이벤트(ex. 어린이날에 대표님이 직원의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편지와 선물을 주는 회사...) 등등…  아 쓰고나니 skt는 정말 나에게는 아주 좋은 회사가 아니었지만 가족에게는 정말 좋은 회사였네요.  새삼 이런 회사 때려친다고 할 때 ‘니가 그럴 줄 알았다’ 하며 바로 OK해주신 와이프님 리스펙트!
마이리얼트립은 분명히 이런 부분에서 대기업과 비견될만한 회사는 아니지만, 제가 느끼기에 '지킬 것은 지키는 회사...' 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이 업무 스케쥴을 주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해서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가정사를 배려한다던가,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당연히 존중한다던가 (눈치 1도 안보고 연차쓰기, 연차 모아서 장기휴가 가기, 주말 근무하면 대체휴가 부여 등)... 그 밖에 가족 생일시 반차휴가, 이사날이나 건강검진 날은 연차미소진 휴가 등등 소소한 지원 제도도 있구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회식이 거의 없는(?) 회사 문화도 마음에 듭니다. 이전 회사에 다닐 때보다 조금 일찍 출퇴근을 하는데, 그러다보니 매일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수 있거든요. (경우에 따라서는 아침에 딸래미 등교를 직접 시켜주고 아예 느긋하게 출근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 밖에 개인적으로 첫 월급을 받을 때 항목별로 내역이 정리된 급여명세서를 함께 받은 것도 꽤 인상적이었고(사실 당연한 거지만 스타트업에선 이런 당연한 것들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 피아노 학까지 지원해주는 ㅋㅋ  자기계발비의 넓은 커버리지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5.대표가 또라이가 아닌가?
스타트업에서 대표의 중요성은 정말정말정말정말 강조하고 싶은데요. (혹시 스타트업 면접 보러 갔는데 대표님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으면, 여러분들의 감을 믿고 빨리 도망가셔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이전에 일했던 스타트업에서도 좋은 대표님을 만났지만 (바키님이 보고있다) 그렇지 않은 분들로부터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ㅠㅜ

개인적으로는 마이리얼트립 조인을 구체적으로 고민하면서 동건님에 대한 기사, 인터뷰, 지인 레퍼런스 체크 등등 모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모았구요.  입사를 결정하기 전에 동건님을 면접 포함 무려(?) 다섯 번 만났습니다 ㄷㄷㄷ  물론 짧은 기간에 한 사람을 정확히 판단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입사 전/후에 제가 경험한 것들을 종합해보면 동건님은 아직까지는 또라이가 아닌 걸로. ㅎㅎ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으아.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런 조직에 조인해서 이제 갓 한 달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이야기만 쓴 게 아닌가 싶긴 한데, 실제로 입사 후 1개월 동안 일하면서 느낀 회사의 솔직한 첫인상(!)이 그러네요.  (물론 첫인상은 잘못될 수 있고, 이러다가 나중 회사 욕을 쓰는 날이 오면... 안되겠지? -_-)


아무튼.  ㅎㅎ  좋은 회사에 좋은 분들이 모여있지만 앞으로 해야할 일이 엄청 많아서, 더 좋은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큰데요.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마이리얼트립이 어떤 조직인지 궁금하거나, 저와 함께 일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저에게 편하게 메일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leoyang99@naver.com)  제가 답변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직접 답변을 드리고, 아닌 부분은 사내 전문가(?)를 연결해 드릴께요. ㅎㅎ  많은 포지션이 열려있지만, 저희는 개발자 분들을 열심히 찾고 있고 (상세 JD는 여기를 참고!)  꼭 지금 열려있는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회사의 성장에 따라서 언제 어떤 분들이 필요해질지 모르니 ‘그냥 관심 있는 분들의 가벼운 연락’도 굉장히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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