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깼다.
임신 10개월, 천배나 늘어난 자궁의 압박으로 하룻밤에도 몇 번씩 잠에서 깨 화장실을 가야 하는 건, 모든 임산부의 숙명과 같은 것이지만 오늘은 좀 다르다. 몸은 평소와 똑같이, 좀 더 자기를 원하는데, 도통 잠이 다시 들지 않는다. 잠이 들기 전에 했던 생각들이 잠을 자면서 더 강화된 것인지 잊히지 않고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 조차도 쉬기 힘들어져서 말이다. 원래도 좀 둔한 성격이라, 어지간하면 헤헤 웃고 잊어버리고, 자고 나면 아무 일 아닌 것처럼 기억의 한 구석으로 밀어 넣는 편인데, 이 밤은 그게 잘 안되네. 몇 시간을 더 자보려고 뒤척이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져 오고 머릿속에서 맴돌면서 계속 강화되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급기야 울고 싶은 기분마저 들게 만들었다. 안 되겠다. 차라리 일어나자.
이미 제목 자체가 스포일링 한 것처럼, 이 새벽, 나의 불면의 원인은 방광을 자극하는 뱃속 아기가 아니라, 그 아기의 아버지이다. 함께 가정을 꾸리고, 이제 머지않아한 아이의 부모로 함께 살아나가야 하는데, 자주 "남의 편"처럼 느껴지는 남편.
주말 내내 남의 편과 붙어 있으면서, 일어난 몇 가지 일들을 얘기하면 누군가는 피식, 웃을 것이다. 사실, 나만 하더라도 그 일들이 진행되는 순간에는 어처구니도 없고, 무슨 코미디 같아서 같이 웃고 넘어갔으니 말이다. 그런데, 새벽이라 그런지 같은 사건을 회상하는데, 지금은 울고 싶다. 답이 없는 내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아서 말이다.
임신 36주 차, 개월 수로는 10개월 찍은 "만삭의" 임산부라고 나를 정의 내릴 수 있다. 부른 배 때문에 몸통 한가운데 부목을 대놓은 것 같아서 일상적인 동작들 하나하나마다 쉬운 것이 없는 임산부. 그래도 뒤뚱대면서 남들 다 하는 출산 준비라는 것을 낑낑대며 하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일들이니 말이다.
임신 34주 차, 준비해놓은 신생아의 새 옷들을 세탁하고 말려서 잘 정리해서 지퍼백에 넣었다. 출산준비물 리스트에 당당히 올라 있었지만,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마련하지 않았던 아기 옷장이 없으니 세탁 다한 옷들을 놔둘 공간이 없었다. 급하게 몇 군데 가구매장을 둘러보았지만, 마땅한 것이 없어서, 중고거래 앱을 이용해 만원을 주고 플라스틱 서랍장 하나를 구해왔다. 그게 35주 0일, 지난 주말이었다. 하지만 일주일간 아기용품 정리는 진척이 없었다.
중고로 구해온 서랍장은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지만, 막상 열어보니 생활 먼지와 땟자국, 이상한 이물질들이 여기저기 묻어있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서랍장 청소를 부탁했지만, 급하지 않다며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결국 서랍장은 이상한 위치에서 통행을 방해하며 일주일간 벌을 섰다. 그리고 다시 주말을 맞이했다. 역시, 지난 주말과 같은 부탁을 했다.
아니, 이걸 부탁을 하거나 시켜야 한다는 것도 좀 우습지만, 그에게는 이 모든 일들이 자기 일이라는 자각은 없는 모양이니 어떻게 하겠는가. 하지만 그 말을 꺼내는 순간, 허리가 아프다며 종일 낮잠을 자고, 또 미적대기 시작하길래, 결국 36주 차, 10개월을 찍은 그 날, 4단 플라스틱 서랍장을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간 사람은 나였다.
겉으로 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땟자국과 먼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서랍장을 잔뜩 부른 배 때문에 잘 숙여지지도 않는 몸으로 씻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몸이 힘들어지면 질수록 부아가 치밀어 올랐고, 침대에 누워 뒹굴고 있을 남의 편에게 소리라도 지르려고 문을 여니, 남은 서랍장 잘 씻으라고 나머지 프레임을 곱게 분해해 닦아 욕실 앞에 쌓아두었지 뭔가. 일거리 더 챙겨준 자상함 때문에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였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있었으리라는 상상을 비켜간 남편의 반격(?). 덕분에, 욕실에서 프레임까지도 내 몫의 노동으로 받아들이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거 보다는 이거라도 한 게 어디냐고 위로했다.
서랍장은 은근히 보기보다 복잡한 구조라서, 잘 말려야만 쓸 수 있었다. 우리 집 남의 편은, 다 씻고 하나씩 내어놓은 서랍장을 마른걸레로 닦아 놓았다. 그 아이들을 작은방에 몰아넣고, 제습기를 돌려 완전히 말려달라고 다음 명령어를 입력하자, 다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그 순간 깨달았다. 아, 저게 저 인간의 생존요령이구나. 어딘가 가서 욕 처듣지 않을 만큼만, 딱 그만큼만 적당히 일하는 척하고 치고 빠지기. 남들이 "한 게 뭐 있냐"라고 하면, 적당히 반격할만한 쉽고 편한 일거리들 찾아서 하는 척 하기.
결국, 남의 편에게 입력했던 명령어들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내가 수행해야 했다. 숨 쉬기 힘들 만큼 힘들어하며,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눕는 나에게 그가 한마디 한다.
"밥 줘!"
그렇게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나의 일요일은, 토요일 저녁과 똑같은 말로 시작되었다.
"밥 줘!"
아이, 정말, 짜증은 좀 났지만, 그럴 순 있다고 치자. 밥은 중한 문제니까 말이다. 자기가 챙겨서 나에게 밥 먹으라고 하는 선택지 따위는 저 머릿속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일일 테니까 말이다. 요즘 독한 (무좀) 약을 복용하는 남편에게 아침을 차려주느라 일주일 내내 6시 30분에 일어났던 나는 간만의 주말 늦잠에 아침 차려주기를 거부하고 계속 잤다.
이 날 내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았다.
이불 빨래 몇 가지를 하고, 분해되어 있는 서랍장을 정리하고, 적당한 위치를 찾아 놓고, 아기 옷과 용품들을 정리해 집어넣으면서, 쌓여있는 출산용품 상자들 하단에 있는 물건들까지 정리하면서 병원 갈 때 가져갈 출산 가방 싸기, 몇 가지 물건 공짜로 받는 재미로 신청했던 체험단 리뷰 2개를 마감하기 위해 사진 찍고, 후기 작성하기, 그 와중에 밥 달라고 징징대는 우리 집 돼지 뒤치다꺼리하기, 장도 볼 겸 운동삼아 다이소-이마트-집 앞 채소가게 코스 돌기.
그 과정에서 남의 편은 또 기가 막히게 욕 듣지 않을 수준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골라하기 시작했다. 어제 먹다 남았던 닭갈비 볶음에 밥을 볶아 드시겠단다. 아침 메뉴를 불고기로 할까 하고 된장찌개를 끓이기 시작했었는데, 조금 궁합은 안 맞겠지만, 자기가 밥을 볶겠다고 하니 메뉴 변경에 동의했다. 그렇게 평화롭게 아침 식사가 끝이 나고, 오늘은 기필코 일 좀 시켜보려고 후식을 대령하며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 수제 요구르트, 우유, 냉동 망고, 바나나, 탄산수를 갈아서 주스를 만들고, 참외와 사과를 깎아 갖다 바쳤다.
그리고 첫 지시를 내렸다.
베란다 붙박이장 제일 위쪽 칸에 있는 습기제거제 박스를 내려달라고. 예전 같으면 힘들어도 내가 내릴 수 있겠지만, 잔뜩 나온 배 때문에 이제 손이 닿지 않는 물건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남편의 협조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이 몸으로 뒤뚱거리며 의자를 밟고 올라가는 건 더 위험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한껏 비위를 맞춰줬건만, 남의 편은 한껏 거들먹거리고 튕겨대며 설거지를 다 끝내고, 내가 소리를 지르기 직전에야 입력한 명령을 수행했다.
박스 하나 내려준 채 그는 다시 자기 자리라고 스스로 지정한(?) 침대로 돌아갔고, 나는 집안 곳곳의 옷장을 뒤지면서 사용했던 습기제거제를 꺼내고, 새 것을 뜯어 집어넣었다. 사용했던 제품들의 뚜껑을 열고, 칼로 흡습지를 자르고, 물기를 버리고, 씻은 뒤, 말리기 위해 한 곳에 늘어놓았다. 그러는 사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빨랫감들을 주워 담아 세탁기를 돌렸다. 빨랫바구니에 벗은 옷가지를 담는 건 저 인간 사전에는 없는 일이다. 그냥 욕실 앞에 훌러덩 벗어던지면 거기가 자기 자리이다. 욕실 앞에 세탁바구니를 놓자고 하니, 어디 생활하는 거실 한가운데 더러운 세탁물을 모아두냐고 펄쩍 뛴다. 그래서 욕실 앞 바닥에 벗어 던져두는겨?
그다음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지만, 어차피 내게 주어진 체력과 시간에는 한계가 있기에, 반드시 오늘 안에 해야만 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게 우선일 것 같아서, 마감이 정해져 있는 리뷰 작성을 시작했다. 영유아바스 제품 리뷰였기 때문에, 거품을 내서 씻는 장면 동영상 촬영이 필요하다. 또 남의 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그가 대가로 요구한 것은 커피. 일 좀 시켜보겠다고, 냉동실에 남아있는 냉동생지를 꺼내 빵까지 같이 구워 바쳤다. 사실은 비위 맞추기 위한 것과 동시에 이거 먹고 점심 달라는 소리 하지 말라는 의미도 있었겠지.
일단 글부터 쓰란다. 사진은 나중에 찍어주겠다고.
결국 꾸역꾸역 앉아서 글을 썼다. 글을 다 쓰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니, 또 밥 달란다. 돼지 같으니라고. 오후 4시에 먹는 점심 메뉴는 아침에 먹으려고 했던 불고기와 냉면으로 낙찰. 냉면은 내가 끓이고, 불고기는 남편이 구웠다. 그러는 사이 나는 계속 다 돌아간 세탁물을 건조기에 넣고, 건조기 안의 다 마른 빨랫감은 꺼내서 정리하는 작업도 함께 수행했다.
설거지를 하고 돌아보니, 분해되어 있었던 서랍장 조립이 완료되어 있었다. 일단 잘했다고 칭찬한 후 욕실로 가서 동영상 하나를 촬영하고, 리뷰를 마무리하러 서재로 들어가면서, 다른 가구들 재배치해서 서랍장을 위치시켜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는 지금은 할 기분이 아니라고 거절한다. 아니, 그러길래 건조기 사서 위치시킬 때, 가구들 똑바로 배치할 것이지, 그때 귀찮다고 건조기-수납장 -공간 -렌지대-공간, 이딴 식으로 어린아이 이갈이 하듯 중간중간에 공간 뻥뻥 비워가며 가구들 놔둘 때 알아봤어야 했다.
이 양반아! 지금이 36주라고. 그나마 내가 이만큼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아기 옷 정리하고, 다른 출산 육아용품 정리하고, 짐 싸야지 이걸 언제 할 거냐고!
설마 인간이면, 일 좀 하겠지,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리뷰 2건을 마무리하고 나왔더니 또 밥 달란다.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었기에, 또 숨쉬기가 힘들 만큼 기력이 없던 나에게 말이다. 다 집어치우라고 소리치고, 일단 침대에 누웠다. 계속 앵무새처럼 밥 달라고 징징거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집 남의 편에게 자기가 밥한다는 선택지 따위는 없다. 할 수 없이 쉬지 못하고 일어나서 밥솥에 밥을 안쳤다. 밥이 다되니, 낮에 먹다 남은 불고기에 밥을 볶는다. 나는 옆에서 오이와 파프리카를 씻어서 깎고, 이런저런 다른 밑밭찬을 꺼내고, 된장찌개를 데우고 상을 차렸다. 그리고 같이 앉아서 밥을 먹는데, 이 분께서 기나긴 주말의 끝을 화려하게 마무리해주신다.
"내가 볶은밥이니까 그만 먹어. 내일 아침에 내가 먹을 거야."
하, 이게 임신 10개월인 와이프에게 할 말인가?
정말,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는 안 나왔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고, 밥솥에 남아 있던 맨밥을 퍼서 간장과 참기름, 된장찌개를 넣고 비벼먹었다.
결국, 토요일도, 일요일도 계획한 일 중에 진행된 거라고는, 서랍장 하나 씻어 재조립한 것, 옷장의 습기제거제 새 걸로 갈아놓은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틀 내내 "밥 줘"무새 뒤치다꺼리하고, 디저트 갖다 바치고, 비위 맞추면서 혈압 오르다 만 것 말고는 말이다.
자기 전, 왜 이렇게 출산 준비에 무임승차하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내 예상대로 그는 "욕처듣지 않을 만큼만" 일 한 자신의 공을 내세웠다.
서랍장 분리해서 닦아줬고, 다시 재조립해줬으며, 습기제거제 내려줬고, 아침저녁 밥 볶아줬고, 불고기 구워주지 않았느냐고.
하, 저녁밥은 먹던 중에 밥그릇 뺏아가기까지 하셨지.
그랬더니, 밥그릇 뺏은 적도 없고 못 먹게 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만 먹으라고 했을 뿐이라나.
인생은 가까이에서는 비극, 멀리서는 희극이라더니, 딱 그 짝이다. 아니, 가까이에서 겪는 나조차도 웃음이 실실 나오는 희극이다. 그런데, 이 새벽에 주말 이틀의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울고 싶어 진다. 문제가 될 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당사자는 힘든 웃픈 상황.
다만 주말 이틀간 일어난 해프닝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육아를 해나가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이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
사실 주말 내내 남편의 행동을 보면서, 부아가 치밀긴 했지만, 원래 저런 인간이었던 만큼, 화보다는 웃음이 더 먼저 났다. 내가 웃으니, 계속 이런 식으로 행동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걸까. 사실, 더한 부부간의 갈등으로 위기를 맞이한 가정에 비하면, 그냥 해프닝 정도의 일이겠지만, 곱씹어 생각하면 울음을 터뜨릴 것 같다. 외롭다는 느낌.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남의 편에게 기대하고 또 실망할 수많은 미래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짜증이 나고, 이러한 나의 짜증이 아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걱정되는 새벽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잘할 거라고? 아니라고 본다.
몇 년째, 게이밍 레이싱 휠을 장착하고 있는, 거실 사이드 테이블을 나에게 다시 돌려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아기용품으로 집안 곳곳이 짐으로 가득한데, 레이싱 휠이라도 분리해서 상자에 넣어 중고로 내다 팔 든가 말든가 정리를 좀 하고, 쓸데없이 공간만 차지하는 물건들 시댁에 좀 갖다 맡기라고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는 남의 편.
아파트 1층이라 습기가 다른 층에 비해 높은 편이라, 집안 곳곳이 곰팡이 투성 이이다. 업체를 불러 출산 전 청소해달라는 부탁을 묵살하고 자기가 하겠다고 큰소리치며 곰팡이 제거제를 사놓긴 했는데, 나는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젖병소독기도 사지 말라고 해서, 그럼 열탕 소독해줄 거냐니까 애매한 발언으로 대답을 뭉갠다. 결국 나중에 내가 뼈 빠지게 하고 있겠지.
지금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과연, 앞으로 그가 육아에서 어디까지를 자기의 영역이라고 인식하고 움직일지 믿음이 가지 않으니, 숨이 막혀온다. 그러한 미래를 생각하니, 한 없이 답답하고 울고 싶어 지는 새벽이다.
살다 보면 그렇다고 한다.
상황이 좋을 때,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단다.
그래서 개인의 참모습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그리고 사회적 가면마저도 벗어던질 만큼의 상황에 몰렸을 때 드러난다고.
좋은 상황 속에서는 좋은 사람일 수 있는 우리는 과연 어느 수준의 어려운 상황에서까지 좋은 사람일 수 있을까.
나는 지금부터 좋은 사람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싶다. 사실 어쩌면 슬슬 가면을 벗게 될만한 한계에 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남편이 가면을 쓰고 있는 모습이 이 수준이라면, 더한 환경에 놓이고 그가 가면을 벗었을 때, 어떤 모습일까.
막막하다. 상상을 하면, 소름이 끼친다.
이 새벽, 당신은 외롭지 않은가. 나는 외롭고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