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책 『여름이 온다』
여름은, 아이로 돌아가도 되는 시간.
놀아도 된다고,
놀아도 괜찮다고,
같이 놀자고 재촉하는 계절
아이와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나는 장난감도, 영상도 챙기지 않는다.
창밖을 보며,
지나가는 계절을 이야기하는 게 더 좋다.
“엄마, 봄 끝나면 바로 여름이야?”
“응... 봄이 물놀이를 불러오면, 여름이지.”
계절은 달력으로 오지 않는다.
느낌으로 온다.
햇살의 온도, 풀의 냄새, 땀방울의 무게 같은 것들로.
어느 날,
아이의 그림 속 태양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태양이 빨개지면 여름이 온 거다.
그건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은,
아이만의 감각이었다.
이수지의 『여름이 온다』는
그 감각을 눈부시게 증폭시킨 그림책이다.
글은 거의 없다.
대신 그림이 말을 건다.
붓터치, 색감, 리듬, 장면의 흐름 —
모든 것이 ‘여름’ 그 자체다.
커튼이 열리고,
물풍선이 터지고,
물줄기가 날리고,
아이들이 웃고,
햇살이 쏟아지고,
소나기가 퍼붓고,
다시 햇살이 돌아온다.
물풍선이 터질 때,
뺨에 닿는 그 시원한 감각.
햇살 아래서 눈을 찡그리며 웃는 얼굴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방울.
여름은 소리와 색깔, 그리고 물방울의 감촉으로 기억된다.
이 모든 장면이 음악처럼 흘러간다.
실제로 책에는 QR코드가 있다.
비발디의 사계 ‘여름’을 들으며 보면
그림이 음표가 된다.
소리가 그림을 따라간다.
이수지 작가는 이렇게 여름을 붙들어 맸다.
펄떡이는 생선처럼 살아 있는,
한 권의 여름.
나의 유년 시절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
나는 몹시나 어색하다.
나에겐 여름이 없었다.
친구들은 물총 들고 골목을 뛰어다녔고,
나는 창문 너머로 그 소리를 들었다.
여름이라 창문을 닫을 수도 없었다.
음악 소리 같던 친구들의 웃음소리.
방 안은 습하고, 숨이 막혔다.
선풍기 바람은 멀기만 했고,
책상 위 문제집은
땀에 젖은 팔에 들러붙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나를 점점 더 멀어지게 했다.
나는 속으로 여름을 밀어냈다.
그 기억은 끈적하게 들러붙어
아직도 내 안의 어린아이를 종종 괴롭힌다.
이수지의 여름은 다르다.
마음껏 놀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물에 젖어도, 뛰어도,
시끄러워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아이답게 살아도 된다는 여름.
그런 계절이,
한 권의 그림책 안에서
찬란하게 펼쳐진다.
내 안의 어린아이에게도,
이제는 눈부신 여름을 선물해 줘도 되지 않을까?
『여름이 온다』는
말보다 색으로,
이야기보다 리듬으로,
설명보다 몸으로 기억되는 책이다.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기고,
아이와 자연스럽게 여름 계획을 짜보자.
“우리, 여름에 뭐 하고 놀까?”
여름은, 모두가 아이로 돌아가도 되는 계절.
여름이 온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속에서 가장 신났던 장면은 뭐였어?
여름 일기장 만들기
→ 『여름이 온다』를 읽고, 우리 가족의 여름 이야기를 그림으로 남기기
여름 냄새 찾아보기
→ 산책하며 여름의 냄새(풀, 물, 땀, 비냄새) 수집
→ “이건 여름 냄새야!”라고 아이가 말할 수 있는 경험 만들기
물놀이 키트 만들기
→ 물총, 물풍선, 얼음물통, 우비… 우리 가족만의 여름 생존 키트 만들기
『여름이 온다』이수지 글·그림, 비룡소
그림책 + 음악 + 계절 감각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여름 체험형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