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랭보"

그리하여 나는 벗어난다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by 레슬리

반짝이는 재능을 보이는 어린 시인이 있습니다.

그 시인의 재능을 알아봐 주는 또 다른 시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뮤지컬 '랭보'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천재 시인으로 불렸던 '랭보',

그런 그를 알아보고 그와 함께 시를 쓰는 여정을 보낸 '베를렌느'

그리고 랭보의 재능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봤던 랭보의 친구 '들라에'


극은 들라에가 베를렌느를 찾아와 랭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베를렌느에게 랭보가 아프리카에 시를 남겨 놓았는데 그 시를 찾으러 가자고 하죠.

그렇게 둘의 아프리카로의 여행이 시작되며, 현재와 과거의 시점을 오가며 극이 진행이 됩니다.



학교 공부보다는 시를 쓰고 일탈을 즐기던 랭보에게 들라에가 요즘 파리에서 제일 잘 나가는 시인이라며 베를렌느의 시집을 소개해 줍니다.

베를렌느의 시를 읽은 랭보는 자신의 시를 그는 알아봐 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베를렌느에게 자신을 파리로 초대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게 되죠. 자신이 쓴 시를 동봉해서요.

그동안 친구인 들라에 외에는 자신의 시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었던 랭보는 베를렌느에게 어떤 강한 이끌림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랭보의 편지를 받은 베를렌느도 랭보의 시에 이끌려 그를 파리로 초대하게 되죠.

그렇게 파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생각보다 어린 소년이었던 랭보의 모습에 베를렌느는 잠시 당황하게 되지만 파리 문단에 자신을 소개해 달라는 랭보의 당돌한 요청을 받아들여 시인들이 모이는 장소에 랭보를 데려가게 되는데, 이곳에서 랭보는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파리 문단에 대한 환상이 그저 환상임을 깨닫게 됩니다.

추악하고 썩어빠진 이곳을 벗어나 진짜 시를 쓰자며 베를렌느에게 이곳을 함께 떠나기를 요구하고 둘의 시를 위한 여행이 시작이 됩니다.


랭보와 베를렌느는 처음엔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을 알아본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대를 앞서나갔던 랭보와 현실에 찌들어 자신의 시를 쓰지 못하고 있는 베를렌느는 서로에게 아마 구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베를렌느는 랭보가 써내러 간 시의 특별함을 알아봤고, 랭보는 베를렌느로 하여금 다시 시를 쓸 수 있게 그를 이끌었으니까요.


그러나 서로가 구원일줄만 알았던 그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잔인한 현실이 그들 앞을 계속 막아섭니다.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뮤지컬 '랭보'는 세 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소극장 뮤지컬이라 흔히 생각하시는 뮤지컬의 화려함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극이 특별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넘버가 아름답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뮤지컬의 넘버 가사는 랭보와 베를렌느의 시로 되어 있습니다.

두 시인의 시를 차용하여 가사를 쓴 건데요, 아름다운 시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져 넘버가 특히나 아름다운 극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름다운 넘버들과 휘몰아치는 이들의 관계가 대비되어 극에 몰입감을 주는 뮤지컬 '랭보'

극을 한 번에 이해하기에 쉬운 작품은 아니지만 프랑스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를 감상할 수 있는 '랭보'를 한 번쯤은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공연기간 : 2025년 2월 19일 ~ 2025년 5월 18일

공연장소 : 대학로 TOM(티오엠) 1관

예매처 : 예스24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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