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명, 준희"

어둠이 날 삼켜도, 기억해 나는 너를

by 레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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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을 마음 놓고 쓸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세 인물이 있습니다.

마음 놓고 우리말을 쓰고 싶지만 조선말로 쓰인 글을 읽고 또 쓰는 것이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이 있습니다.


준희는 과자점에서 일을 하며 틈틈이 영어 번역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창 꿈이 많을 청춘이지만 준희에게는 보살펴야 하는 동생 연희가 있습니다.

오빠와 떨어져 보육원에서 살고 있는 연희는 엄마가 남겨준 한글로 된 편지를 읽으며 외로움을 달래는 소녀입니다. 연희는 얼른 오빠와 같이 살게 되는 날을 꿈꿉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 정우가 나타납니다. 조선어로 시를 쓰는 최정우.

정우는 준희에게 자신이 쓴 시를 영어로 번역해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준희도 몰래 감춰왔던 자신의 꿈을 조금씩 펼쳐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날들을 잘 견디다 보면 언젠가 모두가 꿈꾸는 그날이 올 것을 믿으며 그렇게 그들은 오늘은 살아갑니다.


그러다 조선어를 쓴다는 이유로 정우가 속한 조선어학회가 일제의 감시를 당하게 되면서 이들의 삶도 조금씩 흔들리게 되는데요...

그 어둡던 시절을 살아내는 그들의 아름답지만 슬픈 시와 노래들이 허공을 떠돌게 됩니다.


이 극은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준희, 정우, 연희.

1940년대, 일제의 감시가 가장 잔혹하던 시절, 그때를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슴이 어느샌가 먹먹해집니다.

내 나라의 글을 마음 놓고 쓸 수 없다는 절망감,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그럼에도 그들은 내 나라의 글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자 했고, 내 어머니가 남겨준 편지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자 했어요.

그러나 시절이 그들을 내버려 두지 않았고, 평범한 꿈조차 이룰 수 없게 만들어버렸죠.


극 중 등장인물이 시인이라 그런지 넘버의 가사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극입니다.

또 무대가 크지 않지만 작은 무대를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어 상황마다 몰입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 시절을 겪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보편적으로 가지게 되는 그 시대의 서글픔과 울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극을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공연 기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기회가 되신다면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공연기간 : 2025년 1월 24일 ~ 2025년 4월 6일

공연장소 :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2관

예매처 : 인터파크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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