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가리의 « La vie devant soi 자기 앞의 생 »
자기 앞에 생
본인 앞에 남은 생
표현할 수 없는 것
설명할 수 없는 것
내가 알지 못한다는 걸 알아차리는 것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까 연연하고 비판받을까 하는 생각에 안전한 선택을 하기 마련인데, 오롯이 본인의 선택과 믿음에 행동하는 로자 아줌마
죽음, 삶, 사랑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라고 물었던 모모가 이야기의 끝에서는 사랑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모모는 여러 번 충격받고 자신을 속여왔던 사실을 마주하지만 끝내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선생님, 내 오랜 경험에 비춰 보건대 사람이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 경우는 절대 없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녀는 무척 아름다웠던 것 같다.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너는 감수성이 무척 예민한 아이구나. 그래서 다른 아이들과 뭔가 좀 다르게 보이지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은 세상의 어느 것보다도 늙었으므로 걸음걸이가 너무 느렸다.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더 이상 기웃거리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내게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로자 아줌마 곁에 앉아 있고 싶다는 것.
적어도 그녀와 나는 같은 부류의, 똥 같은 사람들이었으니
나는 가끔씩 길거리에 주저앉아 녹음실에서처럼 세상을 뒤로 더 뒤로 거꾸로 돌렸다. 사람들이 문밖으로 나오면 다시 그들을 들어가게 했고, 보도 위에 앉아서 차와 사람들을 멀리 뒤로 돌려보내며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나는 조금 울기까지 했다. 그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게도 누군가 있었다는 것이, 그리고 이제 그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나를 기쁘게 했다.
나는 로자 아줌마 생각이 나서, 잠시 망설이다가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 할아버지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내가 아직 어려서, 이 세상에 내가 알아서는 안 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때 내 나이가 일고여덟 살쯤이었다.
"하밀 할아버지, 왜 대답을 안 해주세요?"
"넌 아직 어려. 어릴 때는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 게 더 나은 일들이 많이 있는 법이란다."
"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그렇단다."
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진짜 사랑이란 건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아름답다고 느끼는 거야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였다.
가족의 의미?
타인의 생을 어떻게? 타인을 어떻게?
본인의 생을 어떻게? 본인을 어떻게?
죽음/사랑/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