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by Jennie


#8


연이는 오늘도 조용히 앉아 있었다.
작은 스케치북을 펴고, 손끝에 힘을 살짝 줘서 선을 긋고 또 그었다.
하나에 몰입하면, 주위가 잠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오늘은 좀 달랐다.
사촌 도윤이가 놀러왔다.

“연이야, 이거 뭐야?”
“이거 해도 돼?”
“이건 왜 이렇게 생겼어?”

도윤이는 방 안을 뛰어다녔다.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가 연이의 색연필을 만지작거렸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심지어 연이의 스케치북도 펼쳤다 접었다.

처음엔 그냥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다음엔 살짝 귀찮았다.
그리고 나중엔 조금 지쳤다.

연이는 조용히 도윤이를 바라봤다.
그 작은 입은 끊임없이 말을 뱉고 있었고, 작은 손으로 모든 걸 만지고 있었다.

‘이렇게 계속 질문하는 것도, 계속 뛰어다니는 것도… 한결같은 거네.’
하나에만 몰입하는 자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뭔가를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는 점에선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연이는 도윤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윤이는 여전히 묻고 있었다.

“연이 누나, 이건 왜 그래?”

도윤이는 연이에게 질문을 하고 잠시 답변을 기다리다가 또 무언가를 만지면서 자리를 움직인다.

그런 도윤을 연이는 바라보며 조용히 혼잣말처럼 속으로 중얼거렸다.

‘한결같다는 건 뭘까?’

도윤이는 여전히 한결같았다.


© jennie All rights reserve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7화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