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야외 활동을 마치고 연이는 땀을 흘렸다.
따뜻한 봄볕 아래서 많이 뛰어놀았더니
볼이 살짝 달아올라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연이는 욕실로 들어갔다가 씻고 나왔다.
현이도 마침 반대쪽 욕실에서 나왔다.
서로를 보자마자 웃었다.
“머리카락 젖었네.”
현이가 말했다.
“너도 그래.”
연이도 따라 말했다.
거실 한쪽에서 부모님들은 얘기 나누며 아이들을 바라보며 손짓하셨다.
두 아이는 각자 엄마 앞에 앉아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리고 있다.
연이는 현이를 보며 묻는다.
“따뜻해?”
“응. 약간 간지러워.”
연이는 킥 웃었다.
현이는 덩달아 웃었다. 이유도 없이
드라이기 소리만 흐르는 시간
“머리 냄새 좋아.”
현이가 작게 말했다.
“정말?”
“응. 햇살 냄새 같아.”
연이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이상하게 간지러웠다.
얼마 후 현이가 연이를 쳐다본다.
“지금 네 머리 되게 뾰족뾰족해.”
현이가 말했다.
“물고기 지느러미 같아?”
“아니, 약간... 해초 같아.”
둘은 그 말에 같이 웃었다.
드라이기 바람이 살짝 세졌고,
연이는 “조금 뜨거워!” 하고 소리를 질렀다.
“미안 미안해요 우리 딸"
엄마께서 서둘러 바람 세기를 줄이셨다.
그러다 말없이 말리던 현이가 불쑥 말했다.
“우리 커서는 서로 머리 말려줄까?”
연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숙소 안은 조용해진 느낌이었다.
엄마 아빠의 웃음소리만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분위기.
바로 옆에 계시는데도 말이다.
둘은 조용히 마주 앉았다.
아무 말 없이 머리카락이 천천히 식어가는 동안.
바람 같은 순간이었다.
소소하고 어여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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