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buy

새로운 바람

by Lessismore

최근 뉴스에서 반가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미국의 젊은 층 사이에서 소비를 줄이자는 ‘No buy’ 열풍이 불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이들은 ‘no buy list’를 만들어 SNS에 공유하며 결심을 알렸고, 그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었습니다. 주로 화장품이나 테이크아웃 커피 같은 항목이 많더군요. 저도 저소비를 결심했을 때 1순위가 화장품, 2순위가 매일 마시는 커피였습니다. 여성들에게 화장품과 커피는 사치품이었나 봅니다.


지금 미국의 Z세대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No buy 열풍은, 온라인 쇼핑이 편리해지고 SNS가 쇼핑으로 연결되는 환경에서 남을 따라 하던 충동구매를 멈추자는 자기 위로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꾸며진 모습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비슷할 확률이 높고, 그러면 계속 외형을 위해 소비하게 될 가능성도 커질 것 같습니다. SNS로 소통하며 같은 태그로 선동하고 따라가는 문화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 No buy는 이제 화려한 외형을 쫓지 말자는 긍정의 신호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 흐름이 반가웠습니다.


사치를 자랑하는 풍조보다는 낫다 싶었지만, 과연 “사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저소비를 자각하게 되었을 때 초심은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사자, 불필요한 것은 사지 말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소비를 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부쩍 자란 아이 옷을 모두 새로 사야 했는데, 분명 필요한 소비였음에도 ‘브런치에서 저소비를 외치는 내가 결국 쇼핑을 가장 즐긴다’는 사실에 절망하여 글을 쓰는 일을 잠시 멈추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필요한 것만 오래도록 사용하기 위해 충동구매 대신 계획된 구매를 실천하려고요. 예컨대 아이 옷은 늘 딱 맞게 입혀 매 시즌 새로 사곤 했는데, 이번에는 잠옷만 한 치수 크게 사보았습니다. 잠옷은 오래 입을수록 부드러워지고, 아이도 오래된 잠옷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미뤄둔 밥솥과 청소기도 3월이 오기 전에 새로 사야겠습니다. 밥솥과 청소기는 사용 기간이 짧고 소모품 성격이 강하니, 가장 최신 모델보다는 적당한 성능에 할인 폭이 큰 한 시즌 지난 제품을 비교해보고 사려 합니다.


쇼핑이 즐거운 저는 No buy의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잘’ 소비하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충동구매를 멀리하며 조금 더 신중하게 소비하려고요.





#필요한것만오래도록

#lessis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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