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이라도 있고 없고.
나는 그때. 죽었다.
아이가 장애판정을 받았을 때도
그로 인해 남편과 사이가 틀어졌을 때도 아니다.
가장 좋아했던. 시누이가 모든 것을 내 잘못이라. 가족들 앞에서 나를 모욕했을 때. 나는 죽었다.
바다에 빠지고 싶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지고 싶었다.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3년의 시간이 흘렀고.
나는 일상을 살아간다.
가끔 아이가.
남편이.
또 내가
안쓰럽고 불쌍해서
남몰래 울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지금 나의 모습은 안정되고 편안하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너. 정말. 대단해.
너. 정말. 멘탈이 쎄.
사실.
난 유약하고. 대단하지 않다.
그때. 나는 죽었다.
바닥을 치는 순간에. 인생 최대의 모욕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그때.
나는 죽고.
엄마인. 나만 살아났다.
솔직히. 그 이후 나의 삶은 연명.이다.
꾸역꾸역.
언제라도 신이 원하시면.
떠날 수 있다.
신은 말한다.
엄마로서의 너의 사명. 을 다해야 한다.
살아가야 한다.
내가 살아야.
아들이 살고
남편이 살 수 있다.
그것이 나의 사명이고.
내가 삶을 연명하며
멘탈이 강한 듯
웃으며 살아가는 이유다.
그렇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그러니.
아파도 살아가자.
재미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