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by 묘묘한인생

나른하다.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있다.


해야 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많은데

오늘은 참으로 집중이 안 된다.

마음은 조급한데,

눈꺼풀은 자꾸만 내려온다.


집으로 돌아가 푹신한 이불에 누워

고양이들 틈에서 달콤한 낮잠을 자고 싶다.


나는 언제부터 멍청이가 되어버린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오늘은 알맞은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20분이나 걸렸다.


저가의 원고료를 받은 이유 때문일까

새로 들어온 대본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는다.

원고료가 3배였다면, 과연 아이디어가 안 떠올랐을까?

혼자 피식 웃었다.

자본주의의 노예, 욕망덩어리.

라고 하기엔 지금의 내 모습은 너무도 나른한 나무늘보 같다.


머릿속이 너무 꽉 찬 휴지통같다.

온갖 것들이 많이 들어차,

새로운 것들은 들어갈 여유가 없다.

가끔씩 머릿속이 모두 들어찰 때마다

갈 길을 잃는 멍청이가 되어버린다.


나른한 오후의 졸음을

달콤하게 느낄 수 있는 여유는

과연, 언제쯤이나 느낄 수 있을까.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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