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자 Nov 02. 2023

당신의 색깔




당신의 창자에는 색이 가득했다

붉은색, 푸른색, 노란색, 까만색

다만, 흰색이 없었다

노란색은 노랗다 못해 누런 황색이었고

얼굴은 표정 없는 회색이었고

옷은 낙인 같은 푸른 줄무늬 색이었다

색들은

당신 창자가 꿀렁일 때마다

함께 꿀렁대며 영혼의 색들을 바꿔 입었다

오늘 본 당신의 색깔은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텅 빈 눈깔색이었다

허우적대며 빠져나올수록 빠져드는 늪

빠져나온다고 해도 흉터처럼

색들은 얼룩 대고

숨 쉴 때마다 울컥 토해지는 외마디 색깔들은

그래도 뜨거운 것들이었겠지


차라리 투명해지기를

그래서 내 눈이 멀기를

작가의 이전글 햇볕과 고양이와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