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볕을 맞으며
그 뽀얀 살결이 우리 집 냥이의 몸에서 향기롭게 빛을 냅니다.
털에 코를 박고 볼을 묻으면 향기는 내 몸, 내 마음에 까지 전해져
마시멜로처럼 폭신하게 나를 안습니다.
시월은, 거실 바닥에 보란 듯이 제 가을볕을 성큼 들여놓고 위풍당당합니다.
그 볕에는 달달한 맛과 달달한 향기가 있어 오래 취해 있고 싶게 합니다.
해가 그림자의 색깔만 남기고 볕을 물리면,
이내 아쉽고 쓸쓸해집니다.
다시 만날 내일의 볕을 향해 안녕을 고하는 일은 늘 아쉽습니다.
나의 고양이도 그럴 겁니다.
그래도 다시 만남의 확신이 있으니,
오늘의 작별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