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대자연 앞에서.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안나푸르나 서킷을 완주한 지 거의 3년이 지났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그저 작은 존재임을 깨우쳤던 길고 긴 2주간의 여정을 단출하게나마 사진으로 남겨본다. 평생의 한은 DSLR를 서킷에 가져가지 못했다는 것과 광활한 풍경이 핸드폰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너무 크다.
2주간 등반을 하면서 느낀 점은 죽음이 언제나 우리 등 뒤에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고산병으로 죽음에 이르러 헬기가 시체를 끌고 가는 걸 봤으며, 눈사태와 산사태가 빈번히 일어나 항상 두려워해야 했다. 누군가 히말라야 야생의 생활이 다 그렇지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길을 건너다가 버스를 타다가 길을 걷다가 이런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우린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행복하고 웃으며 사는 게 제일 좋겠다고 느꼈다. 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삶보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