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주 근처에 살기 때문에 한옥마을 가는 것을 꺼려한다. 관광객으로 항상 들끓기 때문이기도 하고 근처 음식값이 꽤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른 지역에서 놀러 오는 친구들이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가이드를 자청하곤 한다.
솔직히 한옥 마을 근처가 할머니 댁이라 그곳에서 5년 정도 살아왔지만 한옥마을 근처도 가보지 못했다. 사람 많은 곳을 두려워하는 편이라 무의식적으로 그 근방을 피해서 다닌 것 같다. 주말 이른 아침, 한산한 날을 골라 카메라를 들고 가보기로 했다. 그럼에도 사람이 한옷을 대여하여 입고 다니는 걸 보곤 깜짝 놀라기도 했다. (정말 부지런들 하시다.)
아주 어릴 적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한복을 매번 입었어야 했기 때문에 한번 화장실을 갈 때면 여러 겹을 벗어야 하는 고통을 안다. 그래서 이쁘긴 하지만 절대 돈 주고 대여하지 않는다. 그래도 한복의 고운 색감, 한옥 그리고 자연은 어쩐지 한데 어우러지는 데가 있어서 정말 마음에 든다. 자연 속의 한옥을 찍으려는 본래의 목적을 수정하여 한옥과 자연 그리고 한복이 한데 어우러지게 찍고자 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