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만 더 힘내세요!
제법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 세끼의 압박 속에서도, 놀이터고 어디고 나갈 수 없는 날씨 속에서도, 다들 학원을 다니느라 맞추지 못하는 약속 시간 속에서도.
2박 3일의 제주도 여행을 무사히 마쳤고, 매일 가고 싶은 곳을 가서 구경도 하고, 사기도 한다. 돈은 당연히 학기 중보다 많이 들고, 부대끼는 시간이 거의 하루 종일이니 뭘 굳이 하지 않더라도 피로가 쌓인다. 신경이 예민한 날이면,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엄마 이럴 때 스트레스받아.”라고 하소연을 하고는 아차 싶다. 매일 짜증 내던 아이가 말없이 설거지를 하게 하고, 반찬투정을 “그냥 아무거나 줘.”로 바꿔버린 엄마의 말이 아팠겠지.
이렇게 부대끼는 와중에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건 “내가 너를 사랑했다.”라고 기억하게 해주는 말과 행동들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리고 저녁에 자기 전 온몸을 비벼주고, 머리를 쓸어주고, 사랑스러운 눈빛과 말로 샤워시켜 주는 것이 나의 죄책감이고, 사랑이고, 노력이다.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애정 어린 표현을 하려고 노력한다. TV를 보고 있다면 팔, 다리, 발바닥을 주물러주고, 같이 어디를 가고 있다면 손을 꼭 잡아주고, 에어컨에 손이 차가워졌다면 내 따뜻한 손으로 어루만져준다.
자라나는 와중에 환경은 다양할 수 있다. 사는 곳에서부터, 배우는 곳, 배우는 것, 친구, 여행지, 가족관계.. 셀 수도 없다. 그러나 내가 어른이 되어보니 가장 기초가 되면서 중요한 것은 ‘건강한 정신’의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다. 이것을 주는 방법은 여행을 자주 가는 것, 맛있는 것을 요리해 주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아닐 수도 있다. 여행을 많이 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짜증 내고 싸우고, 예민해진 채로 여행한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집 근처 뒷동산을 가더라도 아이가 훗날 기억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따뜻한 무의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어떤 것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라 늘 터덕거리지만 한 가지 나의 큰 줄기는 이러한 따뜻한 사랑의 기억을 끊임없이, 작게 크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훗날 우리 딸이 커서 “우리 엄마는 나를 정말 사랑했어. 그건 틀림없어.”라고 확신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