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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 Sep 01. 2023

일단, 꿈생일 파티에 참여합니다

기회는 결국?


1년에 1번 돌아오는 나의 생일.

왜 생일은 딱 하루만 있다고 생각했을까?

육체적으로 태어난 건 딱 하루일 뿐이니까!


그럼 내 꿈의 시작으로 태어난 생일은 언제일까?


꿈은 성공이 아니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힘.
- 김미경 강사님



 프로작심삼일러에게는 삼일만 하다 멈추는 일은 정말 수없이 되풀이된다. 삼일만 있을까? 그 기간은 하루가 되기도 하고, 길면 일주일까지 갔다가 멈추기도 한다. 그런 멈춤이 아닌 어느 날을 기점으로 이어서 쭉 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시작을 기점으로 어떤 형태가 잡히게 되는.. 바로 그 시작이 꿈생일이다.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약속이 취소되는 것도 좋아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해서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집순이인 나. 여기에 소소한 행복을 좋아해서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도 집안으로 파고드는 사람인 내가 어느 순간 한 달 넘게 다이어리를 쓰면서 변해가고 있었다.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를 위한 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집 안이 아닌 집 밖으로.


그와 동시에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만. ”이라고 누군가 침범하면 바로 인생에서 차단을 시켜버리려고 그어놨던 선을 점점 넓히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다이어리였고, 다이어리로부터 시작된 기록들이 모여서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보낸다는 걸 깨달으면서 그 안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추가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주 소소한 것부터 돈이 들어가는 일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시작된 일은 단지 하나의 기준만 있을 뿐이었다. 내 마음에 들었나, 안 들었나. 오로지 그 기준 하나였다.


지난주에 하고 싶었던 일은 예쁜 카페에서 책 읽기도 있었지만,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인친 분의 꿈생일 파티 참석하기였다.


태어나는 생일도 아니고 꿈생일이라니. 단어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 ‘’이라는 단어의 특성 때문 아닐까? 희망이 몽글몽글하면서 샘솟을 것 같고, 열정이 불타오를 것만 같아서 핑크빛부터 붉은빛, 그리고 파스텔톤까지 모든 색감이 섞여 빛을 내는 것만 같은. 향이 없는데도 달달한 향이 행복감을 타고 코끝을 찌르는 것 같은. 꼭 케이크 시트를 구울 때 나는 달달한 향처럼.




역시 생일에는 케이크가 필요하지?


생일에는 역시 빠질 수없는 게 케이크가 아닌가. 그래서 그 달달함과 설렘, 그리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시트를 구웠다. 너무 오랜만에 구워봐서 그런지 그 당찬 시작과 다르게 삐꺽거리며 우당탕탕으로 끝날 뻔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완성됐다. (혹시 몰라.. 살짝 뜯어서 맛을 봤던..)


다행히 시트는 잘 됐지만 아이싱부터 데코까지 하기에는 시트를 굽는 시간보다 그 배의 시간이 걸릴걸 알아서 평일이 아닌 주말에 이어하기로 해서, 꿈생일 파티 당일인 오전에 여유롭게 진행하기로 했다. 어쩜.. 파티가 저녁이라서 너무 다행이었다. 진짜..




언제쯤.. 버터 양을 찰떡처럼 맞게 하려나..



심지어 개량도 잘 못해서 크림이 아주 넉넉하게 돼서 데코용 꽃마저 남아서 남은 크림을 담은 통에 넣었다. 남은 크림은 보관했다가 모닝빵이랑 같이 먹기로 했다.(라고 쓰고 베이글이랑 같이 먹었는데 맛있더라..)


도착까지 2시간가량 되는 거리라 버터케이크의 크림이 흘러내리지는 않을까, 혹시나 눌리면 어떡하나- 불안한 마음으로 가는데 지하철에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케이크를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에 꽉 끌어안았다가 데코용 꽃 장식이 상자와 부딪혔다.. 다른 사람에게만 보호하고 정작 나한테서는 보호 못 했네.. 데코용 왕관도 눌린 거 실화..?





그래도 생일파티의 주인공인 J님이 케이크를 가져올 줄은 몰랐다며 좋아해 주셔서 오히려 내가 더 배로 기뻤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루프탑에서 진행하기로 한 파티다 보니, 뻥 뚫린 시야로 보이는 곱게 노을로 물들어가는 하늘이 보여서 마음까지 따스해졌다.


더군다나 루프탑에서 고기파티라니! (사실, 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고기를 맛있게 구워준다는 말 때문이기도..ㅋㅋ) 거기다 이곳에서 어떤 분들을 만나게 될지 너무 궁금했다.


내향적이고 낯선 사람들 틈 사이에서는 삐꺽 대고 어색해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 분위기에 제법 잘 스며들어가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어색할까 봐 걱정했는데, 낯선 장소지만 편안한 분위기 탓이라 그런가 빠르게 사람들과 친해졌다. 거기다 그곳에 모인 분들은 어쩜 그렇게 파티 주인공 J님을 닮았는지, 한 분 한 분 글쓰기뿐만 아니라 나다움에 진심인 분들이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해 글을 써보며 일차적으로 나와 이야기하고, 그다음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이 원하는 삶에 방문해보기도 하고 내 삶을 더 픙부하게 만들 수 있는 길을 만들어보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정말 사람, 장소, 음식, 분위기까지 완벽했었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지난 주 하고 싶었던 일 :)



만약, 하고 싶은걸 다 해보겠다고 하면서도 귀찮다는 마음에 소파에만 누워있었다면? 결국 그 모든 순간들이 기록으로 남을 수 있었을까? 그 안에서 또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을까?


결국 기회는 내가 움직이는 만큼 끌어당겨지게 되는 게 아닐까? 꿈생일을 시작으로 예쁜 카페와 독립서점으로 마무리했던 지난주 역시 이렇게 기록으로 남는 지금. 그리고 조급한 마음으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그렇다면 그 기회를 만드는 시작을, 꿈생일을 통해 시작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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