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찍먹의 시작은 그림

by 유하


더위를 많이 탄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유럽의 햇빛을 많이 받은 건지 체질이 변한 건지 너무 덥다. 살이 더 까맣게 타고 온 만큼 더 햇빛을 받아들이게 된 걸까 정말 십 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역까지의 거리마저 버겁게 느껴질 정도로 햇빛이 뜨겁다 못해 무겁게까지 느껴진다. 그래도 물속에 빠진 듯 습함은 덜한 것 같아서 불행 중 다행이랄까.


약속이 있어서 나오는 김에 조금 더 일찍 나왔는데, 약속시간에 맞췄으면 도착하기도 전에 녹아내렸을지도 모르겠다. 얼른 카페 가서 아메리카노로 이 더위를 좀 달래줘야지.





디깅이 아닌 찍먹을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내가 바로 시작한 것은(아니 시작하기로 한 것..) 그림이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만났던 전시회의 영향인지 쇤브룬 궁에서 접했던 역사 때문인지 돌아오자마자 읽은 책이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왕가>였다. 뮤지컬 <엘리자벳>을 통해 호기심이 생겼던 엘리자베트 황후가 살았던 곳을 방문해서인지 더 흥미가 배로 생긴 것도 있지만.


내가 관심 있었던 것을 책을 통해 연결시키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전시회를 다니면서 알게 된 새로운 취향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었던 것도 있다. 이 과정들이 어떤 식으로 연결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안이 정말 화려했던 쇤부른 궁



첫 시작은 그림을 제대로 배우자였다. 친구의 동생이 화실을 오픈했는데, 원데이라도 가보겠다고 했지만 그 당시에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그런데, 그림들을 보고 난 후 내 이어진 생각들은..

“이 작가는 이걸 이렇게 표현했구나.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 였다.


풍경보다 인물에 관심이 가는 것도 있었지만, 내 시선은 표현에 꽂혀있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했지만, 늘 밖으로 꺼낸 것은 아쉬웠다. 그래서 더 표현을 잘하고 싶다는 그 강렬한 마음이 살아나면서 미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정말 바로 연락해서 등록했다. 고민을 안 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가 미련인지 진짜 흥미인지 알고 싶어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했지만, 예고를 가지 않으면서 학업으로 서서히 놓으면서 그림을 이어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아쉬움인지, 진짜 좋아했던 거라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인지 궁금했다.



펜드로잉.. 해보자.. 도전!



복합적인 마음으로 등록은 했지만, 휴가 주라서 다음 주부터 시작하게 되면서 바로 시작은 하지 못했지만 이 시작이 찍먹이 됐다. 그림을 바로 시작 못하기 때문에 우선 아이패드로 캐릭터 그리는 것도 이어나가면서 펜드로잉도 해보려고 마음먹었다. 마음만..


그래도 그 마음들이 이어져서, 다음은 또 어떤 찍먹으로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그림 그려가는 건 하나씩 남겨야겠다.




ps. 카페 도착하자마자 아아 마시기. 역시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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