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 노트르담 성당의 바리케이드

다시 성벽 돌기를 기다린다.

by 지영훈
사이공 노트르담 성당의 아침



소나기를 무수히 맞았을 것이다. 강열한 햇볕에 포송 포송 말랐다가 젖었다가 또 말랐다가 젖고 또 말랐을까? 흔적들이 무늬를 이루는 베트남의 삼각형 밀짚모자인 넝라를 썼다. 햇빛도 가리고 비로 막아준다. 길을 걸을 때 안성맞춤이다. 불과 열흘 전 정도까지 종소리가 하늘을 치는 저 노트르담 성벽을 돌면서 새벽에 걸었다. 함께 부르던 그 노래를 나지막이 부르며 돌았는데 어느 날 담이 하나씩 놓이면서 바리케이드가 쳐지기 시작했다. 비가 오나 뜨거우나 길을 나서 걷는 성실한 나의 산책으로 그 성벽을 마지막 돈 사람이 아마 나 일지 모른다는 확신은 틀린 것이 아닐 것만 같다. 이제는 담이 공간을 두른 사이로 멀리서 바라보게 된다. 1800년 후반에 세워진 후에 오래되어 보수하기 위한 긴 여정 ( 일 년간 보수 예정이라 들었으나 실은 그 후로 이년 이상이 지났다. 많은 비용이 들어 더 많은 헌금을 받아야 하는 시간 때문일지도 모른다.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다.)이 시작된 것이다.


사이공 노트르담 성당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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